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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장,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한정식집이다.
신동우와 서경화는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저녁을 먹는다.
방음장치가 잘 되어 있는 곳이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도 안심을 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그들은 가끔 그곳을 이용한다.
“신사장!
그렇게 어물거릴 시간이 있어?
이제 서너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몰라?“
서경화는 수저를 놓으며 신동우를 바라본다.
신동우 역시 서경화가 말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내는 또 다시 실패를 한 것이다.
다시 또 시술을 하고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어머니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더 이상 생각하고 말고 할 시간이 없어!
지금도 안심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 아니냐고?“
”그렇다고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어?
아직 그 애는 깨끗하고 순진한 어린 처녀아인데 그런 일을 어떻게?“
”신사장!
이미 그 아이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
지금의 모든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아이는 이 일을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을 신사장도 알고 있잖아?“
”서사장!
내가 자식을 얻기 위해 꼭 이런 방법을 써야 하는 거야?
참으로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내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지.“
”참으로 신사장 답지 않군!
거대한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후사를 얻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인가?
게다가 아직 어린 나이니까 이번 일로 그 아이의 몸에 아무런 변화도 없이 앞으로 긴 세월을 잘 살아갈 수 있어!
신사장과 내가 그 아이를 위해 뒤에서 밀어준다면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몰라?“
”........................“
신동우는 서경화의 마음에 고마운 생각이 든다.
자식을 낳지 못하는 자신들 부부를 위해 참으로 많은 애를 써 주고 있는 서경화의 마음이다.
벌써 수없이 신동우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서경화였다.
신동우는 서경화의 계획을 아내와 함께 의논을 했다.
또 다시 임신에 실패를 한 박윤미는 서경화의 생각에 매달린다.
서경화의 말대로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 볼 생각이 든 박윤미로서는 큰 기대를 가진다.
그러나 신동우의 마음은 함께 동조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다.
아내 이외의 여자를 안는다는 죄의식보다 꼭 그렇게까지 해서 자식을 얻어야 한다는 자신의 처지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아직은 어린 나이의 수아에게 해서는 안 될 일처럼 생각이 된다.
지금까지 자신이 해 준 것들이 그것을 위한 것으로 변질이 되어버린다는 생각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달리 어떤 방법이 없다.
한 두 번의 관계로 임신을 한다는 보장도 없다.
서경화는 수아를 상대로 아기를 가질 것을 말하고 있다.
이제 막 대학입학을 한 수아였다.
열아홉 살의 꽃다운 나이의 수아를 상대로 한다는 것이 죄스럽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신동우였다.
“신사장!
이 일은 대단히 신중한 일이야!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거든!
그동안 윤미씨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지금 윤미씨는 이번 일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어!“
윤미씨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망설이고 주저할 시간이 없어!“
“.......................”
“이번 주말에 내 별장에서 준비를 해 놓겠어!
그렇게 알고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곳으로 와!“
서경화는 자신의 말이 다 끝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제 그가 결정을 해야 할 일만 남아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서경화는 지금의 이일을 위해 초석을 놓은 것이다.
그것은 신동우만을 위한 일도 수아만을 위한 일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취함으로 수아는 남은 생애를 얼마든지 마음껏 뻗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서경화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를 한다.
수아가 신동우의 아기만 임신을 한다면 수아를 위해 삼일그룹이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지원을 해 주겠다는 신동우의 약속을 받아낸 것이고 신동우 역시 수아를 통해서 자식을 얻을 수 있다면 그들 부부의 행복은 보장을 받는 것이다.
서경화는 집으로 향한다.
이제 수아의 결심만 확고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아로서는 받아드리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수아는 서경화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순종적이다.
아직은 남녀의 합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순진한 수아라는 것을 서경화 역시 잘 알고 있다.
서경화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
그것은 수아를 위하는 길이기도 했다.
수아로서는 평생을 허덕이며 사는 길을 벗어날 길이 없는 형편이다.
서경화는 수아의 몸매가 그 누구보다 멋지게 잘 빠졌다는 것을 인정한다.
참으로 보기 드문 수아의 몸매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몸매와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다고 해도 후원자가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다.
수아처럼 아무데도 기댈 곳이 없고 가진 것이 없는 처지로서는 자칫하면 남자들의 도구로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경화는 삼일그룹을 통해서 수아의 재능을 키워주고 모든 지원을 하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신동우의 모든 것을 활용해야만 한다.
수아는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서경화와 마주 앉는다.
이제 서경화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는 수아였다.
더 이상 망설이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서경화가 하라는 것이면 더구나 사장님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망설일 수가 없는 수아였다.
“수아야!
내가 한 말을 이해하겠지?“
”사장님!
어떤 일을 하라고 하시든 다 할 것입니다.“
”그래, 고맙다.
허나 분명한 것은 이 일로 인해 너는 새롭게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을 거야!
모든 것은 네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될 수 있게 삼일그룹이 너를 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하고 뒤를 밀어준다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고맙습니다.“
서경화는 수아를 새롭게 단장을 시킨다.
조금은 성숙한 여인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디자인해서 옷을 해 입힌다.
수아의 체형은 그 어떤 디자인의 옷을 입혀도 너무 잘 어울리고 아름답다.
큰 키에 완벽한 팔등신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몸매였다.
조금 살이 붙고 나니 수아의 밋밋했던 몸매는 볼륨감이 있고 생동감이 넘쳐 흐르면서 피부가 아름답고 투명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신동우 정도의 남자에게 어울리는 수아였다.
수아 또한 자신이 신동우에게 받은 것을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지도 않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으로 인해서 부모 형제가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고 지금처럼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동생들을 모두 학교에 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이 모든 것을 거부했을 때 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부모님과 동생들의 모습은 지금껏 보아왔던 모습들이 아닌 진정으로 사람 같은 그런 모습이다.
늘 먹을 것에 허덕이고 학교에 가서도 늘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주눅이 들었던 자신을 생각하곤 하는 수아였다.
자신의 마음 하나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수아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생각뿐이다.
그것이 설사 지옥 불에 뛰어드는 큰 고통을 감수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절대로 놓칠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수아야!
나를 믿고 있지?“
서경화는 수아의 눈을 응시한다.
“네!
사장님을 믿고 사장님이 하라고 하시는 모든 일을 하겠습니다.“
”그래, 이것은 분명 너를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
너는 신사장님의 꼬리를 꽉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사장님의 아기만 하나 낳아주는 일이다.
아직 나이가 어린 네게 너무 부담스럽기는 하겠지만 차라리 출산은 나이가 어릴수록 건강상에는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너를 위해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야!“
“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경화는 생각보다 야무진 수아의 모습에 조금은 안심을 한다.
서경화가 그렇게 수아의 마음을 얻어가고 있을 때 신동우 역시 아내와 둘이서 자신의 마음을 결정한다.
박윤미는 남편의 마음이 편안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 준다.
“여보!
나를 위해서 우리들의 삶을 위해서 이번만 결심을 해 줘요.“
”당신은 나를 믿고 있지?“
”그럼요!
내가 세상에서 당신을 믿지 않는다면 어떻게 숨을 쉴 수가 있겠어요?
당신이 그동안 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인내와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내가 왜 모르겠어요?
어머님하고 약속한 일 년이라는 기한도 이제 서너 달이 남아 있을 뿐이에요.“
이미 박윤미는 남편이 자신을 위해 시어머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도 알고 있었다.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알았소?”
“당신과 어머님이 나누신 모든 말들을 알고 있어요.”
“그런 것을 모두 알고 있으니 심적 부담이 큰 것이오.
그저 못 들은 척 하면 마음이 훨씬 편안할 것인데..........“
그러나 신동우는 어머니를 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다.
이미 아내로서는 아기를 갖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내가 꼭 그렇게 해서까지 아기를 가지고 싶은 마음은 아니오.
그렇지만 당신과 내 가정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소.“
"고마워요!
우리에게 아기만 생긴다면 그 어떤 고통들도 모두 참아낼 수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나를 버리지 않고 내 곁에 머물러 준다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절대로 당신을 떠나보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소.
만일 당신과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지금의 이런 모든 것들이 다 소용이 없는 것이오.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신은 내 생애에 단 하나뿐인 여자요.“
박윤미는 말없이 신동우의 가슴에 안긴다.
고맙고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편이다.
이제 신동우는 결심을 한다.
아내를 위해서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아직은 나이가 어린 수아에게 잠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서경화의 말대로 삼일그룹전체를 동원해서라도 수아를 키울 생각이다.
그러기에도 충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수아였다.
그동안 서경화가 얼마나 신경을 쓰고 다듬어 놓았는지 처음 보았던 가련하고 불쌍해 보이던 모습이 아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늘씬하고 쭉 뻗은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서경화는 워킹연습을 꾸준히 시켜온 탓이었는지 우아하고 매력적인 수아의 모습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모델로 내 세워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수아의 모습은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초라하고 형편없던 아이로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변해 있는 것이다.
신동우는 주말에 서경화의 별장으로 가리라 결심을 굳힌다.
아무도 알지 못하도록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해서 가리라는 생각이었다.
이 모든 것은 철저하게 비밀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은 원칙이다.
특히 부모님이 아시는 날에는 그날로 아내는 내 쫓겨야 할 것이기에 더욱 신중을 기해서 해야 할 일이다.
서경화의 별장은 서울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다.
팔당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그 별장을 구입하고 싶어 하는 서경화에게 선뜻 자금을 내 주었던 신동이기도 했다.
그다지 크지 않지만 아름답고 예쁜 별장이었다.
그 별장을 구입하고 나서 서경화가 얼마나 기뻐했던지 지금도 그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이 될 정도로 서경화는 참으로 기뻐했다.
주말이면 서경화는 혼자서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그 별장에서 지내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하는 사람도 없이 오직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보내는 경화였다.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 없이 새로운 충전의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고 사업을 구상하는 장소인 것이다.
그런 자신만의 소중한 공간을 선뜻 내어주는 서경화의 정성에 헛되지 않게 자신 또한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주말이 되어 아내는 친정으로 간다.
그리고 신동우는 수아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하루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 차분한 마음으로 별장으로 향한다.
여자로서가 아닌 대리모로서 수아를 대할 것임을 다짐한다.
분명히 수아를 여자로 생각해서 정을 주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자신의 아이를 대신 낳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글: 일향 이봉우
덧글 달고가 앙~
첫댓글 일이 그렇게 이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