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훈 스테파노 주임 신부님 강론
음력 8월15일 추석 한가위가 지났는데 아직도 양력 8월 한여름인 것처럼 30도를 웃도는 이상기온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여름이 아무리 길다 해도 가을이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오늘 산에 갔더니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밤송이들을 보고 가을이 왔구나 싶어진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해나가면서 구역 안에서 함께 지내는데, 구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어느 구역은 신자들이 많아 모임이 잘 되는 구역이 있다. 마젤란 구역은 좀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좋을 것 같은데, 작은 인원으로도 함께 모여서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 진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앙공동체는 처음부터 크게 시작되지 않았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복음을 전하는데 12제자들과 몇몇 여인들, 또 다른 여자들이 함께 다녔다고 한다.
예수님으로부터 치유의 은총을 입은 여인들이 재산을 봉헌하고 예수님의 일행을 도와드렸음을 볼 수 있다. 우리 교회에도 정말 꼭 필요한 곳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기도하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있기에 교회가 더 발전해 나갈 수 있고, 우리가 신앙생활을 편안하게 큰 어려움 없이 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여러분도 우선적으로 주님을 모시고 주님과 함께하는 거룩한 가정을 이루어나가도록 하시고, 기회가 되면 구역 모임, 반 모임을 통해서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그리고 이웃에 있는 신앙인들 간에 서로 알고 인사하고 기도해 주는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비록 지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는 분들도 우리의 모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해서 구역이 쇄신되어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회개가 필요한 분이 있다면 그들이 주님께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