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던 비는 안오고 후덥지근한 날씨속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구파발역에서 만나 진관사까지 숲길을 걸었다. 짧은 거리라서 일찍 진관사에 도착했다. 은평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진관사 경내를 구경했다. 잘 자란 소나무들이 우리를 반긴다. 어제 비가 와서 계곡에는 물이 힘차게 흐른다. 계곡에 들어가 발담그고 놀고 싶은데 출입금지 표시가 있어 들어가지는 못하고 흐르는 물을 구경했다.
진관사입구에서 준비해온 간식을 먹고 버스타고 불광역에서 내려 시장골목에서 순대국 먹었다. 추석준비한다고 시장에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명절 준비하는 사람들 보니 역시 추석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점심식사하고 커피숖에서 커피 한잔 마셨다. 나이 칠십 넘은 열명이 떠들어대니 매우 시끄럽다. 나이들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하더니 우리들이 그렇다.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같다.
커피 마시고 대전에서 올라온 성호 때문에 고속터미널역에 가서 술 한잔 더 했다. 나하고 성호 형권이 상규 네명만 남았다. 상규가 한순간도 쉬지 않고 떠들어댄다. 대단한 능력이다.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럴 줄은 몰랐다. 그래도 참아주는 친구들이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마음씨는 고운 친구인데 말 때문에 문제이다. 누구나 말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같은 고등학교 친구이니 참고 있는 것이다. 말과 술만 줄인다면 좋은 친구인데ㅡㅡㅡ.
성호만 남겨놓고 우리 셋은 집으로 향했다.
모임을 주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신경써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친구들이 좋아하니 행복하다. 부회장 김희주는 식사도 안했는데 회비를 냈다. 미안하고 고맙다. 책임감이 강한 친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