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 7000일, 강정은 평화의 교차점이 되어 계속 투쟁할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 7000일, 해군기지 완공 10년. 우리는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를 묻고 있다.
자본주의와 군사주의, 혐오와 착취의 논리 아래 기지는 지어졌다. 구럼비가 폭파된 후에도 강정천을 비롯한 마을의 풍경은 계속 파괴되고 있다. 기억되지 못한, 너무 많아 세어지지도 불려지지도 못한 생명들이 사라져간다.
개발과 불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주해군기지는 기동함대사령부로 승격, 창설됐다. 한반도 방위를 벗어나 미국의 작전에 통합되며 제주가 미국의 전쟁 도구로 사용될 것이 자명해졌다. 점점 전쟁의 긴장감을 키워가는 해군기지의 그림자 속에 구럼비는 잠들어있다.
전쟁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제국주의가 말하는 '힘에 의한 평화'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매순간 목격한다. 전쟁이 켜켜히 쌓인 차별과 혐오의 결과라는 것을 마주한다. 그렇기에 생명의 존엄을 훼손하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것, 우리 안의 다양성을 껴안고 교차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평화의 길이라는 것임을 확인한다.
지금 차별받고 고통받는 이들은 누구인가? 그래서 우리는 서로와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지난 투쟁의 시간에서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 있더라도, 겪고 있는 폭력의 본질이 같다는 걸 깨닫는다.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의 싸움이 연결되어 있음을 절절히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정상성에서 배제되는 이들과 연대한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호명되지 않고, 잘려나간 이들과 연대한다. 우리는 여성, 퀴어, 노동자, 농민, 장애인, 난민, 비인간 존재의 존재의 해방이 곧 우리의 해방임을 외친다.
우리는 4.3과 해군기지 건설의 아픔을 겪은 강정 앞바다가 오키나와, 대만, 그리고 팔레스타인의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함께 묶인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더욱 연결되는 것이다. 우리가 연결될 때 하나의 실패는 단지 실패로 남지 않는다. 거대한 민중해방의 길로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믿는다.
강정 투쟁을 지속하는 우리를 딱 떨어지는 하나로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를 엮어내는 기반은 서로의 다정한 우정과 돌봄이다. 강정의 운동은 일상 저항 행동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서로를 만나고, 함께 밥을 먹고, 노동하고, 투쟁한다. 일상의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고달픈지, 지긋지긋하더라도 또 다시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지녔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밥을 짓고 먹이는 운동을 살아갈 것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전쟁을 일으키는 독재자들의 광기 속에서, 강정은 평화의 교차점이 되어, 서로를 일으키는 파도가 되어, 기지를 뒤집을 그 날까지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