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5만부 제작 배포…약천사 외 사찰 한 곳도 표기 안돼불자들 "30만 제주불자 우롱하는 처사…폐기 처분해야" 지적제주도 관계자 "인쇄업체 실수로 누락"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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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제주도가 제작 배포한 '도로명주소 안내지도'에 사찰이 누락돼 불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이에 반해 교회와 성당은 표시돼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
제주도가 제작 배포중인 '도로명주소 안내지도'에 전체 사찰이 누락돼 불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2012년부터 '도로명 주소'로 주소체계가 전환됨에 따라 도민들을 상대로 사전 홍보하기 위해 '도로명주소 안내지도' 25만부를 제작, 가구별로 배포중이다. 도로명 주소는 도로구간을 정해 도로에는 이름을, 그리고 건물에는 도로명에 따른 번호를 부여해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새주소 체계다.
그러나 제주도가 제작 배포하고 있는 도로명 주소 안내지도에는 사찰이 누락된 반면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 교회 등은 십자가 표시를 선명히 한 채 성당명과 교회명을 담고 있어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전통사찰인 제주시 도담동 보덕사의 경우 보덕사는 찾을 수 없지만 인근에 위치한 00교회 등은 표기하고 있다.
또한 제주시 연동 한라수목원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선림사 역시 마찬가지다. 선림사와 비슷한 시기에 건립된 00성당은 표기됐지만 선림사는 찾을 수 없다.
도내에서 사찰이 밀집한 지역 가운데 한 곳인 제주시 월평동의 경우 도로명 주소 안내지도에 표시된 사찰은 단 한 군데도 없는 상태다.
특히 도내 250여 곳의 사찰 가운데 도로명주소 안내지도에 표기된 사찰은 서귀포시 대포동 약천사 한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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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제주시 도남동 지역에 교회는 표시됐고, 전통사찰인 제석사와 보덕사는 사찰표시가 없다. 0안은 제석사와 보덕사 위치. |
도로명 주소 안내지도를 받아본 한 불자는 "지난 2008년 국토해양부 홈페이지내 대중교통정보이용시스템인 '알고가'에 사찰을 누락시킨 사건의 재판(再版)이나 다름없다"며 "사찰을 누락시킨 관계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제주도정을 비난했다.
또 다른 불자는 "제주지역 불자가 30만명에 달하고 있는데 30만 제주불자 뿐 아니라 전체 불자를 우롱하는 처사와 다름없다"면서 "예산이 들여서라도 새로 제작하거나 배포 중인 안내지도를 폐기처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안내지도 제작에 앞서 서울 소재 지도제작 업체에 도내 150곳의 사찰정보를 건넸지만 업체에서 컴퓨터 조작 실수로 인해 사찰이 누락됐을 뿐"며 "다음에 지도를 제작할 때 사찰정보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도로명주소 안내지도 배포에 앞서 사찰 표기 누락 여부 등 철저한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는 등 소홀한 제주도정에 대한 비난은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