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관련 기사 중에, 이런 헤드라인이 있었다. "Osama Bin Laden Was Living ‘High on the Hog’ and ‘Hiding in Plain Sight’" 이를 번역해 보면 ‘오사마 빈 라덴, 호화생활을 하며 뻔히 보이는 곳에서 숨어 지내’ 정도가 될 것이다. 여기서, ‘high on the hog’는 ‘사치스럽게 생활하는’이라는 의미이다. 이 표현은 제1차 세계 대전 때 돼지(hog)를 한 마리 잡아 먹을 경우 일반 병사들에게는 돼지 다리 부위의 고기만 제공되는 반면, 장교들은 다리 위의 더 맛있고 좋은 부위의 고기가 제공되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즉, 누군가 ‘high on the hog’를 대접받으며 지낸다면, 이는 ‘일반적인 생활 이상의 사치스런(융숭한) 대접을 받다’는 의미가 된다. [예문] The average American is not living high on the hog. 평균적인 미국인은 사치스럽게 살지 않는다. 또 하나의 표현인 ‘hide in plain sight’라는 표현은 ‘뻔히 보이는 곳에 숨다’는 의미이다. 우리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는데, 바로 그 등장 밑에 숨어 있는 경우를 ‘hide in plain sight’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표현을 쓴 이유는, 그 동안 빈 라덴이 아프간 북서부 산악 지대의 동굴에 은신해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 그가 은신해 오다가 사살된 장소는 파키스탄의 관광 명소인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맨션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곳은 파키스탄 군사 학교에서 불과 100미터 떨어진 지역이었으니, ‘등잔 밑’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말이다. [예문] The murderer was hiding in plain sight in NYC, driving a cab. 그 살인범은 바로 코앞에 있는 뉴욕에서 택시를 몰며 숨어서 지냈다. 미국은 빈 라덴의 소재에 대한 정보가 입수될 때마다 아프간 사막의 동굴 지역에 공습을 해 왔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600억 원의 현상금이 붙은 빈 라덴은 이를 조롱하듯 신출귀몰하게 은신처를 숨겨 왔으며, 첨단 장비를 활용해서 그를 추적했지만 10년간 실패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행적이 묘연하던 그의 은신처가 마침내 드러난 것은 지난해 빈 라덴이 신뢰하는 밀사의 위치가 이곳에서 몇 번 잡혔기 때문이다. 미 정보부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된 죄수로부터 이 밀사를 알게 되었고, 이후 그의 활동 범위를 추적해 오다가 일반 주택과는 차이가 있는 이 주택이 빈 라덴의 은신처일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고 한다. 2005년 지어진 이 집은 일반 집들보다 8배나 큰 고급 맨션이며, 이 집으로 가는 길은 비포장길뿐이었다. 또한 전화나 인터넷도 연결돼 있지 않았고 쓰레기는 자체 소각해, 거의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돼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