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내면 율전리에 있는 살둔마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고싶어하는 100대 집으로꼽히는 살둔산장이 있어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다. 살둔마을은 지난날 피난지였던 은둔의 땅이다. 산꾼들의 아지트로 오지를 사랑하는 메니아들로 항상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곳이다.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여기에 머물면 산다"는 뜻의 살둔마을. 지도상에는 생둔(生屯)으로 표기되 있지만 주민들은 지금도 살둔이라 부른다. 살둔천을 가로 지르는 다리가 없을 때는 육지속의 섬마을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5년 전 마을 앞을 지나는 446번 지방도로가 포장돼 오지의 면모는 벗었다고는 하지만 방태산, 구룡덕봉, 개인산, 침석봉 등 1천m가 넘는 고봉들로 층층이 둘러싸여 있어 세상 속으로 나오기에는 아직 이른 듯하다.
단종 복위를 꾀하던 이들이 숨어들면서 마을이 최초로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에도 일곱 군데의 피장처인 삼둔사가리 중 한곳으로 전하고 있다. 난리를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 삼둔사가리가 모두 살둔을 중심으로 인근에 있다. 홍천군 내면의 월둔 달둔 살둔이 삼둔이고,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갈이 연가리 곁가리 명지가리가 사가리다. 모두가 험준한 산세를 품어 쉽사리 접근이 어려운 지형들로 오지 속의 오지로 손꼽히는 곳들이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신갈 분기점-영동고속도로-속사-31번 국도-운두령 넘어 홍천군 내면 창촌삼거리. 56번 국도를 갈아타고 양양 방향으로 20여분 달리면 446번 지방도로와 갈리는 모래소유원지. '신선타운' 간판을 보고 좌회전, 여기서 살둔마을까지는 약8km
홍천 경유 / 홍천-44번 국도-신내사거리 우회전-56번 국도-율전 삼거리 우회전-내면 창촌삼거리
<잠자리>
살둔산장 435-5928 / 살둔 윤경이네 민박
<볼거리>
개인산 이나 방태산이 가깝고, 탄산약수로 알려진 개인약수도 인근에 있다.
<살둔산장>
'한국인이 살고 싶은 1백대 집'으로 꼽이기도 한 살둔산장은 언론사 기자와 흥사단 서울 지부장을 지낸 이상주씨(57)가 산장지기로 있다. 15년전 어느 풍류가가 손수 지었다는 살둔산장은 2층구조로 지어진 전통 귀틀집. 흙과 나무로만 지어진 산장 2층 다락방은 바람을 벼게삼는다는 뜻으로 '침풍루'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마을의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이른 아침 산장 앞을 흐르는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멀리 개인산 봉우리에 걸린 안개가 서로 힘겨루기라도 하듯 부딪쳤다 멀어질 때면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 아닐까 할 정도로 신비스러움에 빠져든다. 살둔산장은 호텔이나 콘도에 익숙한 여행자들에게는 불편한 곳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고픈 이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하루나 이틀쯤 이런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내일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