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직장맘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루 하루가 전쟁터 인것만 같다.
그래봐야 고작 한달 벌어오는 돈이래봐야 얼마 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10월21에 있었던 광양 초등학교 전국수영대회 ...
은영이가 수영을 시작한 이래 처음 출전한 전국 수영대회다.
그리 규모가 큰 대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명색이 전국 대회라... 결과는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9월말경에 있었던 부울경 아레나배 마스터즈 수영대회에서도 은영이는 평영 50M에서 2등으로 은메달을 땄다.
1등과는 불과 0.02초차... 너무 아쉬웠다...
그렇지만 너무 기쁘기도 했다...
그동안 은영이가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니, 메달의 색깔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 가족끼리 조촐하게 자축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그동안의 은영이의 노력과 인내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등수안에 들지 못했더라도 그랬겠지만...
20일 저녁에 광양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고 1박
다음날 아침...일찍부터 일어나서 아이들의 일정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였다...
피곤이 하늘을 찔렀지만, 대회를 뛰어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기쁜맘으로 참을 수 있었다.
큰기대가 없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은영이의 시합을 지켜볼수 있었다.
근데~~ 이게 왠떡인가~~!!!
은영이가 평영 50M에서 1등을 한거다...
금메달이였다....
물론 선수로 등록된 아이들과 비등록 아이들의 실력은 차이가 난다.
은영이는 비등록 선수이지만, 이런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그리 쉬운일이 아닌데 은영이가 1등이라니...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감격스럽고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운 그런 오만가지 감정들이 몰아쳤다.
등록 선수들은 수영경력이 오래된 아이들이라 실력차가 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은영이도 수영경력이 늘어날 수록 실력이 늘게 되겠지...
그동안 쌓인 피로가 한방에 날아가는 그런 기분^^
하늘위의 구름을 밟고 걸으면 이런기분이 드는걸까? 하고 생각해봤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집에와서 부터는 내가 해야할 일들만 남아 있는것 같았다.
몸은 피곤해서 쓰러져 자고 싶어도 그럴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기에 ㅜ.ㅜ
하기야... 왕복으로 운전까지 해야했던 왕눈이는 더 피곤했겠지만...
출발전 모든준비나 집에와서 뒷정리는 언제나 내몫이였다.
집으로 돌아온 그날 저녁은 한끼 배달시켜서 대충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겪으로 은영이 중간고사까지 코앞이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것이다.
어찌어찌 중간고사까지 끝나고나니 어제 저녁엔 왜그리 꼼짝도 하기 싫던지...
아줌마들이.... 쉬고 싶다고 쉴수가 있나???
저녁밥도 굶고 일찍 잠이라도 자고 싶었다.
근데...현실은 그게 아니다...
여지 없이 부엌에서 저녁밥과 반찬을 만들어야 되는게 나의 현실인 것이다.
하기 싫은거 꾸~욱~ 참고 저녁상까지 물리고 나니... 진짜 아누것도 하기 싫었다....ㅠ.ㅠ
씻는것도 귀찮고 설거지는 더더욱 그렇고...
그냥 자려니
오늘 아침엔 일찍 출근을 해야 하는데다 바쁜 아침에 애들까지 챙기려면 무조건 설거지는 해놔야 되는 상황
은영이는 오늘도 수영시합이 있다.
부산에서 각구별로 열리는 소체 시합날이다. 이름하여 북구소체...
북구에서 수영하는 아이들(초,충,고)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라 그리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회는 대회인지라... 나의 출근시간까지 바꿔가며 모든일정을 맞춰놓았다.
꾸역꾸역 설거지 하러 씽크대 앞에 섰는데...
은영이랑 인서는 화장실에서 티격태격...엄마 ~ 엄마~ 부르며 둘이서 난리 부르스를 췄다...
머리에선 스물스물 김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왕눈이는 티비시청중에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나도 나몰라라~~ 못들은척 그냥 넘겼다.
하기싫은 산더미 설거지 처리 만으로도 힘들고 지치는데,
저런 민원처리까지 모두다 내몫이라는게 화나고 외면하고 싶었다.
화가 났는데도 꾸욱 참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설거지를 시작하자 마자 은영이가 내게 달려와서 또... 뭐라뭐라...쉴새없이 쏟아낸다.
변기에물이 내려가느니 안내려가느니...
더이상 참지 못하고 고함 질러댔다...
이집엔 나밖에 없냐고~~ 지금 설거지 하고 있는거 안보이냐고~~ 고래고래 소릴 질렀다.
도데체 얼마나더 내가 움직여야 너희들 성에 차겠냐고~~~
그러자... 왕눈이가 일어나서 변기를 들여다보고 애들을 챙겼다.
그래도 설거지하는 내내 머리에서 김이났다...
폭발하고 싶었다.
이것도 폭발은 폭발이지만... 내가 가진 분노에 비하면 새발의 피...ㅠ.ㅠ
은영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만 껌뻑이다 겁먹은 얼굴로 잠들었다.
당연히 이해가 안되겠지...
아무것도 설명하기 싫었다. 입을 놀리 기운도 없었기 때문에...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애들 챙기고 바쁘게 동동거리는데 은영이의 한마디에 어제 못다퍼부은 분노가 또 올라왔다.
수영선생님께 전화를 한단다.
이바쁜 아침에... 그것도 선생님이 일어났을지 잠을 자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은영이 등교시간은 8시40분 까지이다.
그런데 35분에 그러고 앉아있었다.
어제 수영장에 아빠가 데릴러 갔기에 나는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아침에 지각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애가 저런말을 하니...
뚜껑이 확~ 열렸다.
왕눈이랑 통화해서 현대레포션으로 데려갈껀지, 수영시합있는 장소로 바로 갈껀지 물어보고난뒤
수영 선생님께 또 연락해야되는게 짜증이 났다...
나도 출근시간 맞추려면 빠듯하기만 한 시간에 이런 말을 하는 은영이가 야속하기만 하고...
은영이 담임샘께도 연락해서 수업을 일찍 마쳐달라고 이야기 해야 되는게 너무 번거롭고 신경쓰였다.
수영시합이고 뭐고....
아침부터 따발총 대발사!!!
따다다다다~~~~ 쉴새 없이 발사했다...
출근하기전 간단하게 왕눈이에게 내용요약 문자메세지를 남기고 수영샘께 문자 넣으라고 해놓고 바쁘게 출근.
조금 있으니 왕눈이에게 답장이 왔다.
어제 선생님하고 약속을 다잡고 왔단다....
은영이만 몰랐던 것이다...ㅠ.ㅠ
휴~~~~ 하고 한숨이 나왔다.
이번일은 왕눈이가 억울하겠지만 다른일들도 마찬가지다.
왜 매번 무슨일이 생기면 아빠들은 해결못하는지 모르겠다...
아빠들도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는데, 왜 꼭 엄마들이 해야하는 당연한 일인가 말이다...
그것 말고도 잡다구리 너저분한 일처리들과 크고 작은 일들... 챙겨야 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인서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모두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처리 되는게 없다...
사실 왕눈이는 참 많은걸 도와준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걸 알게되면 왕눈이도 많이 서운할거 같다.
그런데도 나는 왜 이리 힘든거지?
버겁다... 힘들다... 지친다... 쉬고만 싶다....
첫댓글 미정언니의 버거움, 바쁜 일상 속에서 나의 역할에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해야하니 몸도 마음도 여유와 휴식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해 답답한 마음을 보니
나또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어요.
여태까지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언니에게 동지애가 느껴지고 애처롭고 그랬어요.
남편도 아이들도 다 이해는 가는데.,.. 그죠
나 역시 우리 주영이에게 미안하고.
언니에게 달콤한 휴식을 주고 싶은데..
내생에 유일한 휴식 시간은 병원입원이더라...
아~~ 슬프다~~~ㅠ.ㅠ
카톡에서 언니글 보고 바로 들어와서 숨가쁘게,,읽었어요,,내 상황과 오버랩 되면서 언니의 답답한 마음이 느껴지고, 속상하기도 하고,,,우리의, 엄마의 자리가 한탄스럽기도 하고, 다 던져놓고 쉬고싶은 언니의 간절한 마음이 계속 있어왔던터에 생긴일이라 더더욱 힘들게 느껴졌을것같아요.어느 부분에서 무엇을 소통하고 나누고 나면 개선될지 같이 고민해봐요~ 홧팅!!
나중에 보자^^
오늘도 화이팅!!
읽고있는 내내 목 안까지 뭔가가 부글거리며 차오르고 가슴이 타는듯이 뜨거워지네.
그래...얼마나 신경질이 나고 부화가 치밀었겠노...!
니만 숨돌릴 틈없이 헉헉거리고,
니없으면 많은 일들이 제대로 되질않아서 결국 니 손길이 닿아야하고,
모든것이 니만, 니만, 너한테만 손 벌리고 있는것이 얼마나...지긋지긋하게 느껴지겠노...!
이미 지쳐있고 점점 더 안간힘을 쓰아며 버티고 있는 니를 보는게 가슴이 콱콱 막히고 안쓰려고 걱정스럽다.
에휴~ 아로미...
파장언니 말이 딱~~ 정답이네요...
진짜로 숨이 콱콱막혀요...ㅠ.ㅠ
좀 쉬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어쩔수 없이 하는거지만 몸과 마음은 힘드네요...
뒷골땡기는 하루 하루~~~
아로미님이 감정을 차단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해가되요. 참 ..... 늘 책임지고 돌보고 살았는데, 엄마로서 또 그렇게 해야한다는 것이 진짜 힘들어요...
아로미님이 노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기의 길을 잘 찾아갈거에요~~
힘내세요.
어깨를 짖누르는 책임감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지만, 그어디에도 나에게 주어진 자유는 없는것 같아요...
나몰라라~~ 하면서 눈질끔 감으면 되는거지만
어딜가나 나에게 거는 기대감이 저를 숨막히게 하네요...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지내고 싶은데 참...그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내가 노력 하는 만큼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자나깨나 간절히 바랍니다 ... 진짜 그리되길...
비바람에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진 그런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에효 마니힘드시겠어요
예전에 직장다니며살 림하고 애들키우던 시절생각나네요
해도해도끝없는 일들 ....잠시나마휴식이 얼마나그립던지요
감히 뭐라위로하기도 부족한거같아요
아로미님 ...힘내셔요~~
네~~아카시아님^^
응원 감사합니다!!
몸은 그리도 힘들다,,쉬고싶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상황,,,휴,,,안쓰런 아로미님....우리 아로미님 애처로워서 어쩌나....
브라보님도 직장맘이라 저와 비슷한 상황일꺼 같은데...ㅎㅎㅎ
우리 서로 위로 해요^^
아로미님~~위로 보내 드려요~꼭 몸 챙기시구요...그리고 은영이한테 대박축하 보내요~~아로미님이 고생 많으셨죠...
예전에는 왕눈이가 오후 출근하는 날이면 새벽까지 티비시청하다 아침에 쿨쿨자고 하더니,
어제 오늘은 저보다 먼저 일어나서 애들 챙기고 준비물에 수영가방, 인서 유치원 가방까지 챙겨주네요.
전 내몸 챙기고 옷입고 왕눈이가 놓친부분 조금씩만 손봐주고...
여유로운 아침출근에 여왕이 된것 처럼 기분이 좋아요~
늦게잔걸 아니까 아침에 도와달라 깨우기도 미안하고 해서 꾹꾹~ 참고 혼자 해왔었는데...
어느날은 서운하고 화도나고... 꼭 말을 해야되니... 구차하고 번거롭고... 그렇더라구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참, 잘안되서 저도 제 자신이 답답~~ 하게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