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쉬기만 한 하루였습니다. 조금은 지루한...
초등 2학년 딸이 엄마가 집에 있으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학원 갔다가 이모네로 직행했네요. 저녁까지 드시고 온다고..
입원기간에도 엄마아빠 안찾더니..
중년 아빠의 위기감(?)이 어설픈 엄마에게 엄습해 옵니다. ^^;;;
어쨌든 저는 또 시간을 벌어서 후기 남길까 합니다.
9.8 동내 내과에서 혈액검사 하러 갔는데 갑상선 초음파를 권했습니다.
결절이 있다고 큰 병원에 가서 세침검사를 하라고 합니다.
10.7 추석연휴가 지나고 바로 예약을 했는데 내분비내과 예약이 너무 밀려 10.7일에 외래진료 받았습니다.
손으로 만져보더니 몇 년 된 것 같다고 합니다. 채혈 후 귀가.
이성수선생님이었는데 푸근하니 정말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는 분이었습니다.
10.18 세침검사. 약간 불친절 모드.
정말 아팠습니다. ㅠㅠ 검사 받고 나오는데 왠지 느낌이 안좋았어요.
10.25 내분비내과 외래. 결과 확인. 좌측 1.3cm 유두암
세침검사 아팠냐고 묻더군요. 무지 아팠다고 했죠.
물혹이면 주사바늘이 쑤욱 들어갔다가 나와서 아프다고 안하는데
암일 경우 덩어리가 단단해서 주사바늘이 잘 안들어가 아파한다고 하면서
전절제+동위원소 치료해야 할 거라고 외과로 transfer 해줍니다.
집에서는 더 큰 병원에서 수술하라고 하여 이 때부터 어느 병원에서 할 지 마구 고민시작입니다.
오후에 회사로 들어가서 전무님께 진단사실을 말씀드렸더니 다른 병원도 가보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여 더 고민고민..
이때부터 틈만 나면 까페에서 공부모드..
10.28 외과 외래.
별다른 말 없이 수술 날짜 잡자고 합니다.
일단은 다른병원도 가봐야 할 것 같아서 다시 내분비내과로 가서 전원소견서 받고
초음파 cd, 조직슬라이드, 의무기록사본 모두 떼왔습니다.
전원신청서에 임파선 전이 소견이 있어서 불안한 맘이 들었슴다.
(이 때까지 비용 : 50만원 조금 안됨)
11.4 강남세브란스 외과 외래 - 장항석 선생님
차분하게 초음파가 촬영된 방향.. 따라서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먼저 설명하시고
피막침범한 것으로 보이며 임파선이 부어있다.
암의 위치가 성대신경과 접해 있어서 건드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성대신경을 잘라낼 경우 이비인후과에서 이어주는 수술을 협진으로 하면
목소리가 감기 걸렸을 때 목소리 정도로는 나올거라고 안심시켜 주시더군요.
상태를 자세히, 차분히 알려주고 대책까지 말해주니 신뢰가 싹텄습니다. ㅋ
중증등록 바로 해주고, 추가검사+수술전검사로 초음파, ct, 심전도, x-ray, 채혈했습니다.
수술 날짜 장샘이 노트에 직접 잡으십니다. 본인이 직접 관리하신다고... 12월 중순으로 잡고 귀가.
(비용 : 23만원 정도)
11. 14 이비인후과 외래
월요일 출근시간에 올레나비가 알려주는 길로만 갔을 뿐인데 차가 너무 밀려 2시간 20분 걸렸습니다.
거의 탈진상태였는데.. 허무하게 정말 짧은 외래였습니다.^^;;
초음파 보고, 목 만져보고 call 이 오면 협진하게 될 거라 합니다.
음성검사 예약 잡고 귀가.
11. 23 이비인후과 음성정밀검사
혹시 성대신경이 손상될 경우를 대비하여 음성검사를 했습니다.
어려운 건 없었고 하라는대로 소리내고, 책읽고, 후두경 보면 됩니다. 20분 정도 소요.
(비용 : 20만원 정도)
11. 29 입원
정말 운좋게 수술이 앞당겨 졌습니다.
그래서 인수인계 및 미리 일 해놓느라 바빴고, 수술 날짜가 다가오니 목소리에 대한 불안한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
폭풍청소하고 딸 학원 보내고 나오느라 4시 데드라인에 맞춰서 겨우 도착했습니다.
짐도 안내리고 지갑만 들고 입원수속하러 뛰어갔죠. 그러나 병실이 안나서 40분쯤 로비에서 기다렸습니다. 뛰어갔는데..ㅠ
2인실 배정받았는데 강남세브란스 2인실 정말 너무 좁습니다.
커텐 옆 보호자가 자다가 몸 뒤척이면 침대가 흔들릴 정도면 말 다했죠?
이날은 아무 것도 안합니다. 7:30분에 마취설명하고, 레지던트가 수술설명하고, 서명 몇 가지 하고..
9:40분에 주치의 회진 왔습니다. 그 때까지 수술했다고..
오전 9시~9:30분에 수술하게 될거라고 하고 가셨슴다.
11. 30 수술 (수술시간 1시간 20분)
예정대로 부름을 받고 수술실 앞에서 남편과 이별.
남편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젠 쉽게 보냅니다.
정말 자고 일어나니 끝났다는 말이 딱입니다.
회복실에서 xxx씨 일어나세요. 소리에 눈이 번쩍 떠지고 정말 자고 일어났는데 좀 불편하다는 느낌?
목소리가 걸걸하게 나오는데 괜찮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회복실에서 ok 사인 나고도 데리러 오지 않아 40분은 기다렸나 봅니다. -.-
밖에서도 수술 끝났는데 안나오면 무척 신경쓰인다고 합니다.
이것저것 몸에 달린것 빼고 어깨 드러나 있는데도 담요도 제대로 안덮어주고 보냅니다.
그래서 회복실이 가장 불만이었슴다.
수술 후에 물 바로 먹어도 되고 아이스크림도 먹어도 되는 이런 호사스러운 수술은 처음입니다. ㅋㅋ
수액도 없이 배액관만 달랑 달고 있으니 마음이 가볍더라구요.
올라와서는 심호흡이 잘되지 않아서 나름 얕은 심호흡 두 세시간 정도 하고 아이스크림 좀 먹고..
뒷목, 뒷목 아래부분, 어깨가 뻐근합니다. 근데 진통제 맞을 만큼 통증이 심하지 않아 그냥 있었습니다.
남편이 안아프냐고 의아해했슴다. 더 아픈척 좀 할걸요...^^
가래가 끓으면 기침이 나는데 기침이 참아야 하는 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가래 묽어지는 주사도 놔주는데 그 덕에 좀 편해지긴 합니다.
누워있기 불편해서 상체는 올리고 앉아 있었는데 밤이 되니 30도 각도로 누워도 될만큼 편해졌어요.
앉아 있으려니 심심해서 첫 날부터 책 읽었습니다.
저녁으로 죽, 국, 반찬 3개 나옵니다. 한그릇 뚝딱^^
회진 때 수술이 잘되었다고 바쁘게 그러나 친절히 말해주시고 가십니다.
수술이 잘되었으니 이 정도면 괜찮은 결혼기념일입니다...
12.1~2 수술 다음날 아침, 점심은 죽이 나오고 저녁부터는 밥으로 나옵니다.
처음 밥으로 나올 때는 좀 껄끄러워 잘 넘어가지 않길래 처음으로 밥을 남겼습니다.
수술 다음날부터 활동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남편이 낮에 집에 가면 혼자 심심해서 별관에 있는 커피숍가서 생과일주스 사다가 먹기도 하고..
커피숍 옆에 있는 도서실에서 책도 빌려다 봤습니다.
1일날은 손님이 연달아 4팀이 왔는데 말을 많이 하니까 목도 아프고 피곤해집니다.
그래서 면회사절!하고 2일날은 제가 좋아하는 친구들 한 팀만 만났습니다. 또 이디아 커피숍으로~~
장항석 선생님 너무 바빠서 회진은 하루 1번 정도 오시는 것 같아요.
2일 오전에는 상태가 괜찮아서 오늘이라도 퇴원해도 되지만 무리할 필요없다고 3일에는 집에 갈 수 있겠다고 합니다.
씬지로이드는 수술 다음날부터 오전 오후 먹기 시작합니다.
12.3 퇴원
토요일이다 보니 10시쯤(?) 회진 오셨습니다.
짐 다 쌌냐고..ㅋㅋ
퇴원비 정산하고 약 받아서 퇴원했습니다.
2인실에 4박5일 있었고 병원비가 151만원 나왔습니다.
멀미와 담 쌓고 사는데 오는길에 속 울렁거려 혼났습니다.
집에 오니 병실에 올라오지 못한 꽃바구니가 절 반겨주네요.
일요일에 남편이 청소한다고 문 활짝 열어둔 틈에 이불 뒤집어 쓰고 있었음에도 다시 감기 걸렸습니다.
화요일에는 열 몸살까지 나서 고생했슴다. 다행이 주사 맞고 나니 진정되고 오늘은 완전 휴가다운 휴가입니다.
수술 후 증상보다는 감기가 훨씬 더 고약합니다.^^
기력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가사도우미를 주 2회 쓰는데 혼자서 살살 살림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수술해서 고칠 수 있는 병에 걸린게 어쩌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암'이라는 무게 때문인지 주변에서 너무 걱정을 해서 미안하면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시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는 생각^^
외래는 9일 금요일 예정입니다.
조직검사 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이 까페에서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는데, 제 후기가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까페 관리를 이렇게 잘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갑상선질환 전문 사이트 갑상그릴라 ▶
★병명-병원명-담당의사명의 순서로 제목을 작성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 갑상선암 - 삼성의료원 - 홍길동의사 - 유두암 수술
첫댓글 저도 장항석선생님께 수술받았는데 넘 친절하시고 푸근하세요.수술도 잘되고..전 잘생활하고있어요
고생많으셨습니다...빨리 회차하세요
고생 하셨고 수고 하셨습니다, 곧 회복 될 것입니다 , 관리 잘하시고 건강하세요
자세한 후기,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수고 하셨네요. 빨리 완쾌 되세요.
수술이 한시간 반이면 간단하게 잘하셨나봐요 전 세시간 걸렸거든요 분명히 좋은 결과있으실꺼에요 고생하셨어요 이제 회복잘하셔서 항상 건강하세요 화이팅...
자세한 후기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저는 1월초에 수술예정입니다. 근데 2인실이 많이 좁나여? 저는 6인실보다 2인실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튼 좋은결과 있으셔서 빨리 건강해지길 바랄께요.
2인실 무지 좁아요. 환자 침대, 보호자 침대(접으면 의자처럼 되는..), 의자가 한 셋트인데 너무 좁아 버겁습니다. 전 그나마 창가쪽이어서 의자 놓을 자리가 있었는데 안쪽 자리는 의자 둘 자리도 없을 정도에요. 옆집 보호자 침대 접어서 의자처럼 두고 쓰다가 보호자 왔다 갔다 할 때 제 침대가 자꾸 흔들리더라구요. 수술 첫날은 침대 흔들릴 때마다 몸이 흔들리니까 거슬렸어요. 그리고 커튼 하나 사이로 옆집 보호자랑 제가 가장 가까이 누워 자는 느낌? ㅎㅎ 한 이틀 지내고 나니 적응되서 그냥 퇴원 때까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