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쇠오리의 경청
직지(直指) 시인
좋은 만남은 경청에서 싹튼다
70킬로 앞바다에 놓인 어머니를 만나려면
숲에서 태어난 바다쇠오리는 어머니 구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눈도 뜨지 못한 채 기우뚱대며 걸어야 했다
매 순간이 처음인 듯 마음이어야
상대방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듯이
포식자를 피해 밤에만 걸어야 했다
생애 가장 힘든 여행을 해야 했다
가는 곳마다 걸림돌이었다
나뭇잎 하나도 나뭇가지 하나도 걸림돌이다
빛을 비춰주는 존재는 빛에 타들어 가는 고통을 벗어나야 한다
좋은 인연은 베풂에서 비롯된다
빈속으로 70킬로를 걸어온 바다에 당도한 바다쇠오리는
어미가 주는 크릴새우 한 조각 받아먹고
또다시 천 킬로를 헤엄쳐 북극 바다를 향해
한 달간 가야한다
이 험난한 여정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마음으로 몸으로 들어야 했고
한 일생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 생각에 머물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바다쇠오리,
마치, 하나님의 음성을 끝까지 들어야
천국에 도달하는 삶처럼
영생하는 것처럼.
첫댓글
작은 새들이
어머니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먼길을 회귀하는 본능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걸 보면
감탄해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더욱 대단한 존재입니다.
제 글을 내리고
보챙님 댓글을 올려야겠어요
제 작은 시가
선생님 댓글로 커졌거든요
감사드립니다
어미새의 목소리를
초집중해서 들어야겠군요
대단해요^^
말하기보다 듣기가 더 소중하답니다
혜지영님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