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 16일 부터 시작한 갈맷길 답사가 어느듯 막바지에 이르렀다
총 9개 코스 21구간 중 2개 구간이 남았는데 오늘 9코스 1구간을 걷는다
11:45 상현마을 출발
강릉김씨 재실인 상현당(上賢堂) / 동기 김규홍이 강릉김씨다
상현마을 전경
조용한 동네의 길 옆 데크 난간 아래는 고양이들의 그늘 쉼터가 되어있다
예전에 못보던 다리가 생겼다
보아하니 상현마을과 아홉산을 연결하는 보행교량인 모양인데 아직 개통은 안되었다
수변산책로인 회동수원지 둘레길은, 오륜대 구간(회동동 동대교-오륜대-선동 상현마을) 6.8km와
아홉산 구간(회동동 동대교-아홉산-선동 상현마을) 12.4km로 총 19.2km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다리가 개통이 되면 아홉산 구간이 많이 단축이 되겠다
철마천 옆 숲속에서 회동수원지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인지 소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12:19 진명교
회동수원지 둘레길 아홉산 구간(회동동 동대교-아홉산-선동 상현마을)은
아홉산 수변에서 이 다리를 건너서 상현마을로 이어지는데
조금전 지나올 때 보았던 그 보행교량이 개통되면 여기까지 빙 돌아 상현마을로 갈 필요가 없어지게 되니
거리가 많이 단축이 된다는 것이다
부산 치유의 숲 입구
치유의 숲으로 계속 올라가면 장년산 정상 인근으로 연결이 된다
12:39 장전2교 삼거리
쌈지공원
장전 구곡가 시비 (長田 九曲歌 詩碑)
조선시대 말기, 철마 출신으로 구한말 종2품 벼슬을 한 추파(秋波) 오기영(1837~1917) 선생이
곰내재에서 홍류폭포를 거쳐 백길, 연구, 이곡, 구칠, 와여, 장전, 선동, 오륜의 아홉 마을과 들을 거치며
굽이치는 철마천(구곡천)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장전 구곡가(長田 九曲歌)의 서곡에 오륜대를 이렇게 노래하였다
오륜대하취곤령 (五倫坮下翠坤靈) 오륜대 솟아난 누리 정기 모인 곳
양곡류파만고청(兩谷琉波萬古淸) 두 골짝 어우러진 물 예나 제나 푸르구나
재도명암산일모(纔到鳴巖山日暮) 울바우 가뭇한 산머리로 해는 저무는데
이성초적양삼성(耳醒樵笛兩三聲) 아련히 들려오는 초동들의 피리 소리여
시비 뒷면
천내들교 다리 옆이 장년산(240.3m) 들머리
13:07 장전마을
여기에서 오른쪽의 하천 옆의 작은 둑방길로 가야하는데 무심코 직진하여 갔고
인도가 없는 좁은 도로를 가는 동안 바로 옆을 스칠듯 지나가는 차량들로 위험천만이었다
갈림길이 나오자마자 서둘러 오른쪽으로 몸을 피하며 제대로 갈맷길을 찾아 간다
조금 넓어진 도로를 따라 그대로 직진하여 철마면사무소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을 수도 있지만
여기뿐만아니라 철마교나 보림교 갈림길 등에서 갈맷길은 큰 도로를 따르지 않고
소로를 따라 지름길로 가든지 아니면, 다소 우회를 하더라도 철저하게 소로를 따라 걷는 코스로 이어진다
장전마을 경로당을 지나고
철마면사무소 쪽 전경
도독고산이 낮게 드리워져 있고
왼쪽의 거문산
오른쪽의 회동동 아홉산(365m)을 끼고
철마천 사계절 아름다운 꽃길을 따라 걷는다
내일이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라 그런지 따가운 햇볕도 한결 누그러진 것 같아 걷기도 좋다
처서 이후에는 풀도 더 자라지 않는다고 하니 산소의 벌초 일정을 동생과 의논할 때가 되었구나
철마보건지소와 금천암소원.... 저 보건지소 1층에 목욕탕이 있는데 가격이 많이 저렴하다
13:26 철마교
중간인증대에서 스탬프를 날인한 뒤
철마면사무소 쪽 도로를 한 번 쳐다보고
철마교를 건너지 않고 직진한다
사거리에서 버스가 다니는 넓은 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보림사를 지나 종착지인 이곡마을로 바로 연결이 되지만
갈맷길은 오른쪽 다리를 건너 우회를 한다
13:41 보림교
보림교를 건넌다
보림교에서 조망되는 이곡마을 뒷산인 또다른 아홉산(361.2m)
보림교를 건너 도로를 따라 조금 가다가 성호원 앞에서 왼쪽으로 길을 건넌다
아홉산..... 남평문씨의 재실이 있고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아홉산 숲'이 저 산 기슭에 있다
13:56 마지마을 삼거리
이제는 도로를 따라 걷게된다
논의 벼는 아직도 푸르다.... 추석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
올 추석은 빠른 추석이라지만 추석에 햅쌀밥을 먹는다는 이야기도 옛날 말이더라
스쳐 지나가는 73번 버스 ..... 저 버스를 타고 나오기는 글렀다
73번 버스는 반송과 정관을 오가는 중간에 이곡마을까지 우회를 하였다가 나온다
한 입 깨물고 싶을 정도로 탐스럽게 익은 사과
이곡마을 제일교회 앞 삼거리
오른쪽 길은 아홉산 기슭의 스톤게이트cc를 지나 일광까지 연결되는 도로인 것 같다
한우 고기 전문점 청농원
예전에 직장 동기들과 산행 후 회식을 한 적이 있었는데 고기 맛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14:15 이곡마을 버스정류장 도착 / 11.56km, 2시간 30분 소요
갈맷길도 어느새 마지막 1구간을 남겨두고 있다
일광산 아래의 치유의 숲을 지나 기장군청까지 가는 마지막 9-2구간도 9km에 3시간 정도의 거리라
오늘같이 걷기 좋은 날에는 바로 이어서 끝을 낼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구간을 함께 하며 축하를 해주겠다는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 오늘은 여기에서 접는다
이곡마을회관
조금 기다리니 반송으로 나가는 2시 40분 버스가 온다
이 차가 아니면 다음 버스는 1시간 더 이상 기다려야 할 참이었는데 오늘 운이 좋다
73번 버스를 타고 안평역에서 하차를 하고
지하철4호선으로 갈아타고 집으로 간다
첫댓글 독행의 만보가 외로울 것 같아
이 글을 올린다.
가우라꽃이 보인다.
여름이면 피어나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 더위를 잊게하는
먼 이방에서 온 꽃.
능소화 역시 염천 하늘이 그의 고향이다.
주홍의 빛깔은
도무지 요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천하지도 않다.
익어가는 사과,
그러고 보니 아직 시장에는
사과의 계절이 오지 않았다.
산천의 어디에서나
팽나무, 은행나무는 보배로운 나무다.
천천히 자라고 오래오래 살아
잠시 살다가는 인간들을 보듬어주는
어머니 같은 나무다.
철마라고 하니 옛 친구,
그 근방에 살던 학우가 생각난다.
처서가 되니 날씨는 한결 선선해지는데
모기 주둥이는 아직 꼬부라지지 않았는지
아직도 마누라 엉덩이를 자주 물어재끼는 모양이다~
거의 다 아는 지역이네.
꽃 찍는다고 그 주의를 샅샅히 뒤지기도 한 적이 있다네.
수일 내, 전에 자네와 같이 갔던 그 지역을 또 뒤져야 한다네.
'병아리다리' 라는 희귀종을 찾기 위해서```
신설 다리가 다 되었구나. 암튼 수고 수고!
수원지의 물이 녹조로 온통 뿌였더라
새 다리가 생겼으니 다음번엔 회동수원지 둘레길 아홉산코스를 돌아보아야겠네
욕심을 내려놓아라 했건만 이건 욕심이 아니고 호기심~
오륜대하취곤령 (五倫坮下翠坤靈) 오륜대 솟아난 누리 정기 모인 곳
양곡류파만고청(兩谷琉波萬古淸) 두 골짝 어우러진 물 예나 제나 푸르구나
재도명암산일모(纔到鳴巖山日暮) 울바우 가뭇한 산머리로 해는 저무는데
이성초적양삼성(耳醒樵笛兩三聲) 아련히 들려오는 초동들의 피리 소리여
장전구곡가를 번역하여 시비를 세운 사람은 철마 출신 안대영이라는 사람이다.
수필가다. 전에 기장문인협회 회장도 했다.
내가 2015년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걷다’라는 기행수필집을 보내준 적이 있다.
다 읽고 전화가 왔다.
책 속에 양수리가 나온다. 양수리는 두물머리다.
저 시에서 '두 골짝 어우러진 물'을 두물머리라 할 건데...... 하더군.
“이런 책을 쓸 수 있습니까?” 하면서 “추어탕이나 한 그릇합시다.” 하데. 하하.
안대영 선생은 전에 음악 선생도 했고, 동래고등학교 역사관장을 했다.
지금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90이 다 돼 갈 거다.
노상만 개성고 역사관장이 역사관을 지을 때 자기에게 여러 번 와서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업자도 소개시켜 주었다 하더군.
시비 뒷면이 햇살에 반사되어 잘 안보이는데 마지막에 안대영이라는 이름이 나오데..
좋은 정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