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위기인가, 기회인가>는 앞선 저서의 연장선에서 우리 경제의 더 큰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한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종말과 디플레이션 시대의 서막이 그것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 디플레이션은 시작될 것이고, 그때까지 상승만 하던 부동산 가격이 장기하락으로 돌아선다. 특히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디플레이션은 부동산 시장에는 최대의 악재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을 잘 따라가면 위기의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디플레이션 시대, 경험하지 못한 변화가 온다!
“2010년, 저는 <경제를 보는 두 개의 눈>을 통해 부동산 시장에 인구구조론을 처음 소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는 2015~2016년 우리 부동산 시장에 관한 세 가지 예측을 했고, 2016년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제 예측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예측을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부동산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지나 디플레이션의 시대를 향하여 점진적으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지금 새로운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쓰나미로부터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멀리 보는 새로운 시각과 한발 앞서가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2010년 당시,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박사의 예견은 크게 세 가지였다.
□ 부동산 핵심 수요층의 핵가족화로 대형부동산이 지고 중소형이 주목받을 것이다.
□ 2015년을 지나면서 2016년경에는 부동산 버블이 쟁점이 될 것이다.
□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보면 위 세 가지 예측이 모두 옳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상완 박사는 2017년을 또 다른 패러다임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60년 가까이 지속하여온 부동산 가격 상승기가 마감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후 약 10여 년의 과도기를 거쳐 디플레이션의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저성장은 말할 것도 없고,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 더구나 저출산 고령화로 부동산 수요층이 위축되어간다. 물론 당장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10여 년의 과도기를 거칠 것이다. 하지만 과도기에도 부동산 가격 급등은 더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한상완 박사가 판단하는 우리 경제와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우리나라는 2030년 디플레이션을 향해 움직인다. 인구구조가 이를 증명한다.
□ 디플레이션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말이다.
□ 부동산의 모든 쟁점을 새로운 눈으로 봐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이슈를 다룬다. 디플레이션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현재 부동산 시장은 버블인가, 단기적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아파트는 어떻게 될까, 수익형 부동산에 정말 미래가 있는 것인가, 극심한 부동산 침체를 겪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와 같은 이슈들이다. 저자의 조언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눈을 갖게 할 것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박사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했다.
_ 인사이트앤뷰 편집부
“부동산 디플레이션에 대비하라!”
현금이란 정말 대단한 놈이다. 물건값을 후려쳐서 말도 안 되는 값에 깎아 사면서도 ‘고객님 감사합니다~’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쥐꼬리만 한 월급을 주면서도 ‘사장님 감사합니다!’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현금은 그 어떤 투자자산과 비교해서도 가장 안전한 자산이며, 카드가 통하지 않는 위급 상황에서도 비상금으로서 당당하게 빛을 발한다.
그런 현금이 요즘 홀대받고 있다. 마치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당장 커다란 손해를 볼 것인 양 0.5% 이자를 더 얹어준다면 미친 듯이 현금이 몰린다. 아파트로 상가로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올 법한 투자처가 나타나면 미련 없이 현금을 버린다. 현금은 투자 매력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우리 사회는 현금에 대한 인식이 많이 왜곡되어 있다. 한국전쟁 이후 근 70년간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지속하여 왔기 때문이다. 전쟁 직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채 안 되던 나라가 지금은 3만 달러를 넘보는 세상으로 뒤바뀌었으니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새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1970년대 평당 1,000원이면 사던 땅이 지금은 1,000만 원에 육박하니,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바보라고 할 밖에. 이렇게 우리는 모두 인플레이션만 보고 살아왔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현금은 물가 방어가 안 되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수익률이 3%에 불과한 부동산에라도 미련 없이 현금을 던져 버리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다.
그렇다. 이런 선택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항상 ‘참(True)’이다. 그러나 더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라면 ‘거짓(False)’이 된다. 그래서 선택의 원칙이 바뀌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없다는 것은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부동산을 사봐야 수익이 별로 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이런 상황이라면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현금은 언제든지 부동산으로 바꿀 수 있지만, 부동산을 현금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즉 선택의 원칙은 인플레이션 파이팅(Inflation Fighting, 실물 자산 보유)이 아니라 유동성 추구(Liquidity Seeking, 현금 자산 보유)로 바뀌어야 한다.
현금은 부동산의 반대말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말은 현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간다는 말은 현금의 가치가 오른다는 의미다.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아파트 가격이 2억 원에서 4억 원이 되면, 현금 2억 원으로는 아파트를 반 채밖에 살 수 없게 된다. 현금의 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반대로 2억 원짜리가 1억 원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현금 2억 원으로 두 채를 살 수 있게 된다. 그만큼 현금의 가치가 올라간다. 따라서 부동산의 위력이 약해진다는 것은 현금이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부동산은 점점 위력을 잃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 경제로 접어들었다. 경기 순환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이 절대 아니다. 이것은 경제 구조적인 문제다. 다시 경기가 좋아지기도 어렵고 물가 상승도 일어나기 어려워졌다.
고령화와 성장 정체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성장과 물가를 반영한다. 따라서 저성장-저물가 시대에는 부동산 가격도 느린 속도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래도 2030년까지는 인플레이션 구간이다. 2030년 이후부터 우리 경제는 디플레이션 구간으로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투자 패턴은 1970년대 초고속 성장 시대를 답습하고 있다. 현금은 생기는 대로 빨리 부동산이나 수익형 금융자산으로 바꿔놔야 안심이 된다. 현금을 유동성이라고 부르는 근본 이유, 즉 ‘현금의 구매력이 지닌 위력’은 안중에도 없다.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하여, 세상이 달라졌는데도 과거의 성공 경험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밍스라고 부르는 들쥐가 있다. 우리말로는 ‘나그네쥐’라고 한다. 이 쥐는 이상한 속성을 지녔다. 들판에서 나그네처럼 몰려다니다가 어느 날 절벽에서 떼로 떨어져 죽는다. 앞에 가던 쥐가 떨어져 죽는 것을 보면서도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앞에 가는 쥐가 하는 대로 뒤따라 한다. 우리도 과거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답습한다. 입으로, 머리로는 새로운 세상이 왔음을 이야기하면서도 행동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지난 70년은 앞사람을 따라 하기만 해도 성공했다. 남들이 하는 대로 돈이 생기는 대로 부동산에 묻어두면 무서울 정도로 값이 올랐고 재산이 증식되었다. 강남에 밭이라도 한 마지기 사두었다면 지금은 자손 대대로 놀고먹는 인생이 되었을 수도 있다. 굳이 강남이 아니더라도 아무 밭이나 사두었다면 지금은 상당한 재력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아니다. 부동산은 현금화가 안 되는 ‘부동(不動)’ 자산으로서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부동산은 현금화가 안 되면 ‘헛것’이다. 땅을 파먹을 수는 더욱 없다. 임대료가 나오는 상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목돈이 필요하다 해도 처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천정부지를 치솟고 있는 상가 몸값이 앞으로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실률이 올라가면 임대료도 나오지 않는 흉물 상가로 변할 가능성도 크다. 물론 지역에 따라 편차를 보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지역, 어떤 물건이냐에 따라 천당과 지옥으로 양극화할 것이다.
‘저금리-저물가 시대’, ‘고령화-저성장 시대’는 ‘디플레이션 시대’와 같은 말이다.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현금이 위력을 발휘한다. 과거를 지배해왔던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신화’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며, 따라서 과거의 경험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나 국운이라는 것은 장기 사이클이 있다. 수십 년간 지속하는 구조적 패러다임이다. 지난 70년간 우리가 확장 패러다임을 지속했다면 이제부터는 수축 패러다임에 진입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서 디플레이션 시대로 진입함을 의미한다. 통일이나 전쟁과 같이 구조 자체를 바꿔서 패러다임마저도 무의미하게 만드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번 디플레이션 시대는 향후 수십 년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한 번 크게 확장했으니 그만큼 수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더 멀리 뛰기 위한 준비일 수도 있다.
새로운 확장기를 맞이하기까지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수축해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 수축기 동안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 우선 과거의 경험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를 보는 관점을 새롭게 해야 하며, 그에 걸맞게 대응해야 한다. 자산 배분이나 지역 배분이 완전히 달라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이미 새로운 세상에 들어와 있다. 우리 입으로, 머리로 그것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다만 그에 맞는 행동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세상이 그리 녹록한 세상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또 감당하지 못할 세상도 아니다. 제대로 대응만 한다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첫댓글 부동산 위기인가, 기회인가
위 책이 2016년에 발행되었습니다.
코로나 이전 상황에서는 맞을 수 있으나,
현재 코로나 이후, 모든 환경이 바뀌었기에
그것을 감안하고 참고해야할 듯 합니다
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