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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박할 사이에 후다닥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저마다 선물 꾸러미 하나씩은 손에 들고서
귀성객으로 변장을 하여 고향집을 찾았을테고 지금쯤은 다 되돌아왔을 것이다.
낙도오지의 자칭 골목대장인 이 등대지기도
우렁각시를 앞세우고 경상도 팔공산 자락의 고향집을 찾았었는데
뭐 남다른 특출난 것도 별로없는 시시콜콜하고 시덥잖은
등대지기의 귀성길을 시간이 난다면 한번 뒤따라가 보실라요? (정 바쁘시면 관 두시고요.)
육지인 목포를 오가는 연락선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낙도오지의 북쪽 선착장/
알림판에는 추석명절과 관련된 플랑카드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른 것들은 아예 머리를 비집고 파고들 자리조차 허락하지 않고서
보란듯이 저네들끼리만 아래 위로 층계를 이루어 나부끼고 있는데 그 누군들 마음이 들뜨지 않을 수가 있으랴........???
그래서 등대지기도 감행하기로 했다.
추석명절을 기해 고향땅으로 [go- go- ]하기로...................///
나부끼는 플랑카드의 환송을 받으며 낙도에서 목포땅으로 건너온 뒤,
인근 수산물 시장에 들려서 장사치와 접선하여 뭔가를 건네받고 있는 우렁각시이시다.
팔순을 바로 코 앞에 둔 시어머니와 아랫동서들이 우루루 모여서
한창 명절음식을 준비하고 있을 터인데 맏며느리로서 빈손으로 대문을 들어설 수는 없지 않은가!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팔공산 자락에서는 좀처럼 구하기가 어렵거나 또 희소하다고 생각되는
비릿한 바닷냄새가 잔뜩 풍기는 것들을 준비하는 것이 아무래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정오가 채 되기도 전에 목포땅을 벗어난 후 부리나케 달리고 달려
빛의 도시 광주광역시를 다이렉트로 가로질러 [88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이건 숫제 2차선이로다.
일단 한번 순위가 정해지면 좀처럼 추월은 불가능하고 그 순위를 유지하며 한참동안 달려가야하는 그 눔의 [88 고속도로]
가끔씩 맨 앞대가리에서 달리는 선두차가 늑장을 부리면 그 속도에 발맞추에 꼬리에 고리를 문 긴 행렬을 이루는 것은 다반사........///
그렇게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를 이어주는 [88 고속도로]가 끝이 나면
그 다음에는 시원스레 뚫린 [경부고속도로]로 바꿔타고서 대구광역시의 외곽지를 빙~ 한번 돌게 되는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서 잠깐만 내려가다보면 나타나는 도로표지판 하나/
[포항, 팔공산]쪽으로 우회전하여 쬐끔만 더 빙빙 돌고 난리부르스를 치면 그 유명한 등대지기의 고향집 - 생가를 만난다.
지난번 하계 휴가때도 얼핏 한번 소개를 했었기에 다소 눈에 익은 평화로운 농촌마을 풍경/
등대지기 유년기의 아스라한 추억들이 곳곳이 켜켜이 묻혀있는 고향마을 어귀입니다.
먼발치 들판너머로 언덕배기에 서 있는 빨간지붕의 교회당/
교회당 뒷쪽으로 수풀이 우거진 산등성이는 등대지기 또래 친구들과의 병정놀이 주무대였던 역사적인 현장이고요.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고향집 앞 골목길에 당도하니 덜컹거리는 승용차의 바퀴소리를 먼저 알아듣고서
대문 바깥까지 손수 마중을 나오시는 등대지기의 어머니인 동시에 우렁각시의 시어머니/
지난번 하계 휴가 차 잠깐 들렸을 때 고향집 구석구석 헛간에 몰래 숨겨놓았던
집안의 가재도구인 골동품들을 일일이 찾아주셨던 바로 그 분이시다.(예의상 인사라도 한번 드리시든지요.....)
고향집 마당안으로 들어서고 난 뒤 대충 한숨을 돌리고는 시어머니가 빤히 지켜보는 가운데
목포땅에서 곧장 공수해 온 비린내가 풍기는 아이스박스를 개봉하는 맏며느리인 우렁각시/
지난 여름, 하계 휴가 때 한번 들렸었기에 굳이 복잡하고 먼길을 찾아오지 말라고 누누히 말씀은 하셨지만
맏아들인 등대지기와 맏며느리인 우렁각시의 깜짝 등장이 못내 반가우신 모양이시다.
시어머니께서 지켜보는 가운데 맏며느리인 우렁각시가 전격 개봉한
아이스박스 속에서 출토된 희귀한 내용물입니다.
겉모습만 보더라도 비린내가 풍겨나는 것 같은 이 내용물/
도대체 무엇으로 보이십니까요.........???
우렁각시의 말을 빌리자면 가을철에 집 나간 며느리조차도 이 고기의 구수한 냄새때문에
집으로 되돌아온다는 말까지 퍼트린 장본인입니다.(이름하여 - 가을 전어)
명절 음식준비로 바쁘디 바쁜 고향집에서 두번 다시 손질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십분 감안해서
어물 가계에서 아예 완벽하게 손질된 것으로 준비한 모양입니다.
지난해 추석명절에는 시커먼스 - 키조개를 가져가는 바람에
그 놈들을 일일이 손질한답시고 명절 음식만들기까지 중단한 채 온 가족이 달라붙어서 끙끙거렸었는데..........!!!
가을 전어를 필두로 하여 지난해에 이어서 이번에도 어렵지 않게 선정된 대하(큰새우)까지
아이스박스에서 출토되었는데 성질급한 제수씨들이 벌써 다 삶아버렸네요.
그리고 이번 추석명절에는 방금 설명한 가을 전어 및 대하를 비롯하여
덤으로 가져온 것이 한가지 더 있는데 그것이 뭣이냐 하면 요..........?
보시다시피
무시무시한 갑옷을 껴입은 바로 이놈들입니다요.
마치 무슨 징그러운 벌레같이 생겨 먹었기에
가족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상당한 호기심을 자극했었는데
등대지기에게도 다소 생소한 갑각류로서 바다가재 일종인 모양인데
가격은 10,000원어치 밖에 되지 않습니다.
삶아서 살짝 맛을 보노라니 뜯어먹을만한 살점이 별로 없을 뿐 아니라 맛도 밋밋이노 하여
실패작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읍니다.(우짜면 좋노?)
그런데 추석명절을 하루 앞둔 이브날 저녁상에는
이놈이 또다른 모습으로 살짝 변장을 하고서 등장을 했는데요.
보시다시피
얼큰한 해물탕에 바짝 엎드린 채 몸을 살짝 숨기고 있습니다.
임기응변에 능수능란한 제수씨들이
해물탕에다 목욕재개를 시켜서 저녁상에다 올려놓은 것입니다.(보기에는 제법 그럴사 합니다.)
자, 여기까지는 등대지기가 목포땅에서 몰고 간 서남해안 앞바다의 비린내가 주류였다면
지금부터는 등대지기가 팔공산 자락 고향집에서 접한 먹거리들을 다시 한번 더 소개할랍니다..........!!!
자, 보세요. 밀가루를 덕지 덕지 휘감은 이 고추 반찬/
어렴풋이나마 기억을 하시는지요?
등대지기가 지금까지 몇번인가 소개했었던 먹거리이온데
팔공산 자락 사투리로는 [고추물금]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등대지기의 가난한 유년기적부터 즐겨 먹었던 간판 반찬으로서
입맛에 중독된 고향맛이라서 등대지기가 사족을 못쓰게 만드는 먹거리입니다.
등대지기가 고향집을 찾은 이 날도 저녁상에 어김없이 이 양반이 올라왔는데
시아주버니인 등대지기가 좋아하는 반찬인 줄 미리 눈치채고서
명절음식을 준비를 하던 제수씨들이 합심하여
일부러 준비했다는 소문이 귓전을 때립니다.
등대지기 고향집의 간판 반찬인 [고추물금]에 이어서 그 다음으로는
시퍼렇게 생겨먹은 이것은 찐 호박잎/
무더운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흰 쌀밥에다 간된장 살짝 얹어서 이 호박닢으로 쌈을 싸서 한번 잡숴보시라구요
세상에 그 어떤 진수성찬이나 임금님의 수라상도 부럽지가 않으리라.
그런데 여기서 밥위에 얹어서 쌈을 싸먹을 강된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찐 호박닢 쌈이 식욕을 자극하고 침샘을 유혹한다 할찌라도
그 중간 역할을 담당하는 강된장이 히득스그리하다면 이것은 산통 다 깨지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 호박닢과 절묘한 조화와 궁합과 팀웍을 자랑하는
등대지기 고향집 특유의 강된장 모습을 최초로 공개할까 합니다.
잠깐만 두 눈 질근 감고 계시다가
잠시 후에 천천히 눈을 뜨시라구요. 행여 놀라셔서 뱃속에 잉태된 아기라도 떨어질까 봐...........!!!
짜안 ~~~~~~~~~~~~~~~!!!!!!!!!!!
노란 된장 알갱이가 자연 그대로 살아있는 등대지기 고향집만의 특유의 개성적인 된장찌개/
이 된장찌개와 호박닢 쌈이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는지는
직접 맛보지 않고서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시리라.
한마디로 미칩니다. 미쳐요/
아,!!! 어떻게 제대로 설명할 방법도 없고....우짜면 좋겠노? 정말...................///
어찌된 심판인지 이씨 집안의 맏며느리로 시집 온 우렁각시는
지아비인 등대지기의 눈물겨운 감탄앞에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고개만 갸웃거리는데....?
이래도 전통있는 이씨가문의 종갓집 맏며느리로서 자격이 있는 것는지 아니면 함량미달인지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싯점이 도래하고 있음을 피부로 절실히 느낍니다.(한번 시집을 가면 그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잖아요)
또 이것은 무엇입니까요?
일명 [탕]으로 불리는 것이온데 명절때나 제사때에만 상에 올라오는 반찬입니다.
그 유명한 [영천돔배기]의 사촌으로서
팔공산 근방에서만 주로 사용하는 음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이것은 물김치인데
지난번 하계 휴가 때 [고디국]과 함께 소개했었던 콩 이파리 물김치와는 또다른 물김치이옵니다.
보시다시피 뽀얀국물이 특징인데
쌀뜨물로 만드는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추석명절 이브날 저녁상을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보여드린다면
대충 이런 세팅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맨 앞쪽으로는 [고추물금]과 해물탕이 자리를 잡았고
중앙통 번화가로는 된장찌개와 김치가, 그리고 찐 호박닢/ 그 뒷쪽으로는 [탕] 등 등
모든 것들이 등대지기가 좋아하는 반찬이요 먹거리들인지라
어느 것부터 손이 가야 할런지 정말 헷갈리는 저녁상입니다.
이른바 유명한 전문 맛집 블로거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찾아 낸
[맛집]들의 정갈스러운 음식들의 모양새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가난한 유년기의 추억이 서려있고 고향집 냄새가 폴폴 풍기는 단촐한 이 저녁상이
등대지기로서는 세상에 그 어느 유명한 [맛집]의 음식보다도 더 훌륭한 음식상이 되겠습니다.
그 다음은 추석명절 당일날/
온 가족이 함께하는 아침상인데 어제 저녁상과는 풍경이 사뭇 다릅니다.
명절날에는 하나같이 나물에다 비벼먹는 것이 불문률처럼 전통으로 내려오는데
나물 비빔밥에다 꼭 함께 먹어야 하는 반찬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밥그릇 왼편에 오롯이 자리잡은 귀여운 마치 나무토막같은 고기들의 떼거리/
이름하여 [영천돔배기]라고 하는데 - 이름은 들어 봤을꺼나.........???
전라도에서는 잔치나 집안 대소사에 홍어가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이라는데
이곳 경상도 팔공산 자락에서는 제사상에 이 돔배기가 빠지면 똑같은 이치........!!!
그럼, 자세히 한번 살펴 보실라요.
마치 막대자석같이 생겨먹었는데 상어고기로 만든다네요.
나물 비빔밥에 이 돔배기로 간을 조절해 가며 맛을 한번 보세요. 보시라구요.
감칠듯한 짭조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거짓말 좀 보태면 눈물까지 핑 돌고..................///
등대지기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질을 해대는 이쯤되면
예의상에서라도 한번쯤 [캬 ~] 하는 감탄사를 토하는 시늉이라도 보여줘야만 단골손님으로 거듭날 수가 있을찐대........???
그저 두 눈만 껌뻑 껌뻑거리며 입 앙다물고 있으면 도대체 어쩌겠다는 심산이요.
제각각 알아서들 처신 하시라구요.
짧은 일정에 우렁각시의 친정인 인천땅까지 또다시 달려가야 하기에
노모가 계시는 팔공산 자락 고향집에서만 무작정 머물 수는 없는 일/(우렁각시의 치켜든 도끼눈이 연상되면 온몸이 오싹)
마지못해 고향집을 나서는 아들 내외를 배웅하기 위해서
골목앞까지 꾸역 꾸역 뒤따라 나오셔서 작별의 손을 흔드시는 고향집 칠순 후반의 노모/
이제 언제 또다시 찾게 될지도 모르는 고향집과 노모/
시간에 쫓겨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머물다가 또 먼 길을 떠나가야 하다니...........!!!
그날 우렁각시의 친정인 인천 처갓집까지 행차해서 거기서 또 이틀을 더 머물다가
목포땅으로 무사히 내려왔다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인데
먹을꺼리가 지천에 깔린 추석명절이라는 이유로
고향집에서 제대로 음미하지 못한 [영천돔배기]를 낙도오지까지 공수했답니다.
우렁각시는 이 맛있는 돔배기를 좀처럼 입에 대지도 않고 있지만
번거럽게시리 따로 반찬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쾌재를 부른답니다.
그런데 다른 반찬들이 별로 없어 이 돔배기만을 집중 공격하다보니
너무 쉽게 바닥이 날 것 같아서 다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여 등대지기의 추석명절 고향집 방문기는 이만 마칠랍니다.
그렇다면 그 댁에서는 어떤 독특한 명절음식이나 반찬이 있는지요?
설마 짭조름하고 달짝찌근한 이 [영천돔배기]를 능가하는 반찬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이 연사 - 목놓아 힘차게 외칩니다요~~~~!!!!!!!!!!!!!!!!!!
2011/ 9/18 등대지기
첫댓글 글이 맛깔 스럽네요 돔배기라 첨들어 보네요
돔배기가 맛깔스러워야 할텐데
글이 맛깔스러워 큰일이네.
저도 돔배기에 대해서 말만 듣다가 2008년인가 그때 겨우 맛을 봤지요 저 갑옷입은 놈은 다른데선 쏙이라고 하던데 저게 만원이요? 에고 저도 좀 살수없을까요? 저건 된장찌개에 넣어서 먹으면 맛이 기맥히지요
시중에는 뻥설게로 알려진 이놈은
표준어로는 설게라고 하는데 먹는 방법을 나중에야 알았네요.
튀겨서 껍질까지 먹는 것이라고..........///
짝짝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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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소리 한번 절도 있도다.
돔배기라는 것은 상어고기인 모양이고....쏙을 설게라고 부르는모양이고....예전에 쏙을 사다가...어트게 ㅁ먹는지 몰라..삶았다가 그냥 버린적이 있는데...된장에 넣어 먹는 거군요..즐거운 명절나들이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