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투 코엘류 감독(53)이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지 8개월만에 '중간평가'를 받는 최대의 시련에 부딪혔다.
지난 3월 20일 부산에서 벌어진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한국대표팀 감독에 데뷔한 코엘류 감독은 내년 중국에서 벌어지는 아시안컵 본선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내심으론 2006년독일월드컵까지 지휘체제를 연장하는 행보를 해왔다.
그러나 야심찬 계획의 출발선인 아시안컵 2차예선부터 난관에 부딪혀 생각보다 빨리 뜻하지 않았던 '재신임 정국'에 휘말리게 됐다. '10.20의 치욕'의 불리는 20일(한국시간)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벌어진 베트남과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 당한 어이없는 1-0 패배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22일 오만전에서 축구팬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코엘류 감독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해야할 궁지에 몰렸다.
베트남전 패배 이후 축구 관련 인터넷 사이트엔 코엘류 감독에 대한 불신을 넘어 사퇴를 거론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쏟아졌다. 오만전 결과에 따라 이같은 논의는 대한축구협회의 공식기구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무스카트에 머물고 있는 축구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21일 "코엘류 감독이 오만전에서도 실패한다면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서 해온 일에 대해 협회는 냉정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엘류 감독의 진퇴를 포함해 내년 아시안컵과 2006년독일월드컵이라는 대사를 앞둔 한국축구가 선택할 최선의 방안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물론 베트남전 패배가 코엘류 감독의 단순한 판단착오나 해프닝일 수도 있다. 지난해 숙원인 월드컵 16강 목표를 훌쩍 뛰어넘어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짙은 그늘에서 코엘류 감독이 피해를 본다거나 창업자와 수성자의 캐릭터와 임무는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코엘류 감독이 3월 콜롬비아전 이후 20일 베트남전까지 치른 9차례의 경기(4승1무4패)에서 뚜렷한 컬러나 지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론자의 눈에는 결코 단순한 문제로 비치지 않는다.
이같은 모든 논의는 코엘류 감독이 22일 오만전에서 어떤 경기내용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방향과 내용을 달리할 수 있다. 코엘류 감독이 오만전 선전으로 난관을 정면으로 돌파할지, 아니면 주저앉고 말 것인지 축구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