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원정산행
<집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2015.6. 8일(월) 흐리고 비
사회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지리산 천왕봉 등산 일정이 다가오는데,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젊은 학창시절에 가보지 못한 곳을 이 번 기회가 아니면 못갈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다.
잔차방에서 평소 MTB자전거를 즐기는 체력이라 자신감을 갖고 6월 7일 준비물을 미리 배낭에 챙겨 담고 약속된 날을 맞이했다.
6월 8일 눈을 떠보니 05:00시 서둘러 세안하고, 부족한 준비물 등을 챙겨 담아 집을 나서려하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전철을 타고 가라며 마스크를 챙겨주는데 필요 없다고 하면서 거절하니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한다.
못이기는 척하고 마스크를 받아들고 05:45분에 5호선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역에 6:30분경 도착하였다.
3번 출구로 나와 대기하고 있는 버스로 가니 철승 운영자님이 일찍 나와 버스 출입문 밖에서 반겨주었다.
감사함을 느끼며 차에 오르니 순서상으로 3등이다. 일찍 나오신 분과 인사하고 31번 좌석에 착석하여 기다리니 속속 동행님들이 도착하여 예약된 34명의 동행님들이 7:00시가 가까워지자 모두 차질 없이 도착하였다.
7:00시 정시에 출발하여 한남대교를 지나 7:10분에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니 김밥 2줄, 떡, 참외 1개, 토마토 1개, 생수 1병을 나누어 주어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었다.
아침식사 후에 포만감과 못 다한 수면으로 졸음이 오기 시작하여 조용히 수면을 취하는 동행님들이 많았다.
여행에는 대화 상대가 있어야 금상첨화인데 32번 좌석이 비어 홀로 앉아 주변 경치를 살피며 가는데 들녘에는 모내기를 모두 끝낸 모습으로 보였다.
1시간 40분을 달려 죽암휴게소에서 15분간 용변 및 휴식을 취하고 다시 8:55분에 출발하여 대전 분기점을 지나 통영대전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추부, 금산, 무주(9:35), 함양휴게소(10:7), 함양IC를 나와 10시 30분에 마천면 소재지에 이르니 한적한 시골 모습이었다.
마천에서 백무동 가는 길 주변을 살피니 백장암, 실상사, 마애여래입상, 고불사, 칠선계곡, 매암마을, 벽소령 등 이정표가 곳곳에서 보였다.
백무동에는 11:00에 도착하여 백무동탐방안내센터 뒤로 오르니 장터목대피소로 향하는 초입의 평평한 공터에서 준비운동, 인원점검, 띠방 및 본인의 닉을 소개하고 11:30분경에 5.8km의 장터목 대피소를 향해 등산을 시작 하였다.
백무동에서 참샘까지의 거리 2.6km를 동행님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는데 1.8km지점에 하동바위 이정목이 나타났다.
『하동바위는 하동방향을 보고 서있어 하동바위라 하기도 하고, 또한 하동군수가 여기서 비를 만나 길을 헤맸기 때문에 하동바위라 불린다고 한다.-퍼온글』
하동바위 표지목을 뒤로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걸어가는데 딱따구리의 뚝 뚜루륵~톡똑톡뚝 웃음소리인지 울음소리인지 들려왔다.
죽은 나무나 가지의 썩은 부분에서 꼬물꼬물 애벌레를 잡아먹으려고 쪼아대는 소리라고 동행님이 이야기하였다.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기며 상큼한 숲이 맑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준다. 때 묻은 인간의 마음을 푸른 동심으로 가꾸어 줌을 느끼며 오르니 석축을 쌓아 평평한 곳이 보였다.
이곳이 잠시 쉬어가며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참샘이다. 파이프를 통해 흘러나오는 물을 받아 물맛을 보니 아주 시원하고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이곳에서 남은 김밥과 참외 준비해간 간식거리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이곳 샘은 물맛이 유난히 좋아서 이름을 참샘으로 불린다고 한다.-퍼온글』
참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산뜻한 기분으로 출발하여 가는데 가파른 깔딱 고개가 숨을 턱밑까지 차오르게 한다. 깔딱 고개를 0.4km를 오르니 소지봉, 봉우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모습이다.
이곳에서부터는 비교적 쉬운 길이 이어지고 주변 숲속에서 박새, 아니면 이름 모를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기분 좋게 귀청을 울려주었다.
이곳이 새들의 천국 같은 숲속임을 느꼈다.
소지봉을 뒤로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준비해간 우비 옷을 꺼내 입고 오르니 조금 굵은 빗방울이 계속되어 주변이 뿌연 연무 같은 안개가 피어올라 간간히 보이는 먼 경치마저 볼 수 없게 되었다.
빗속에서 자박자박 걸어보는 우중 산행 길은 하산하는 산꾼들을 한 두 명씩 만날 뿐 한적한 등산길이었다.
안개도 자욱하여 비가 오는 산 주변을 바라보면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막상 숲속의 세계에 들면 원시림 같은 분위기를 숲속의 상큼한 잎새가 말해줌을 느꼈다.
부지런히 우중 속에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등산화가 빗물에 젖어들 무렵 장터목대피소 지붕이 보이기 시작하여 반가움에 ‘야~~장터목이다.’하는 외침이 나도 모르게 순간 터져 나왔다.
이곳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3시48분, 이미 도착한 동행님들은 저녁식사 준비에 바쁘게 움직였다.
『장터목(1,750m)의 유래를 설명한 안내판에 의하면
“장터목”이란 이름은 ‘산청군 시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팔던 곳’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장터목 대피소는 1971년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지리산 산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1986년 80명, 1997년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 되었으며 2015년 4원 16일부터 155명 수용, 대기 정원은 16명으로 현제 자연자원의 보호와 탐방객의 편의 및 안전을 제공하기 위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34명의 동행님들 가운데 6조에 해당되어 조원들과 준비해온 식재료로 저녁식사를 지어 먹고 숙소를 배정받아 모포 2장을 4,000원에 구입하여 잠자리에 여정을 풀고 드러누워 쉬었다.
정터목대피소의 전기는 자가 발전하여 얻은 전기로 전기 불을 밝히고 있었다.
21:00가 되어 전체 소등하여 꿈나라로 향하였다.
첫댓글 마치 다녀온듯 합니다~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첫손님 감사합니다.
자챠로님 기행문을 보니, 그 날이 생각나서 재미있네요.
행복한 날이였지요? 저녁에는 나오시지 않았나 보죠? 그 순간을 놓치셨으면 정말 아깝네요. ㅎㅎ
아, 그렇군요.
보고 느끼지 못하고, 놓친 장면 아쉽습니다.
쟈차로님! 후기 올려주셔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후기를 써야하는데 편하고싶어 사진 몇장으로 인사드렸는데 이렇게 훌륭한 후기를 올려주시다니요.
애쓰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도 함께하시길~~~ ^^*
너무 시시콜콜한 글 참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세한 설명의 안내서 다시 한번 생각을 ~~~~
간단한 메모에 살을 붙여 써봤을 뿐입니다.
상세하게 기록하셨네, 메모하는 좋은 습관을 가졌네요!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같은 시대를 살았던 원균에 비해 온 국민들로부터 추앙을 받는 이유는
'난중일기'라는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산을 좋아하시는 선배님! 산행 후 좋은 글 쓰거들랑 공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쟈차로님 함께한 산행 즐거웠고 산행후기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스틱도 없이.... 대단한 체력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