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오른 지리산
2006.1.8
지리산 하면 내겐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름이다.
많고 많은 산중에서 제일 많이 다닌 산이 지리산이고
오늘 오랐던 중산리에서 볍계사,천왕봉으로 오르는 산행은
3년전에도 똑같은 코스였기 때문이다.
다만 틀린점이 있다면 군입대를 앞둔 사랑하는 내아들과
아들의 여자친구 아름이를 함께 데리고 오른다는 것이다,
토요일까지만해두 매서운 추위탓일까...
산행신청했던 회원님들두 많이 빠지고..
두대의 버스안에 듬성듬성 비어 있는 좌석에 섭섭함을 안고
지리산에 올랐다.
구름한점 없는 청명한 하늘...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
이산 저산 둘러 쌓여 오르는 길목에는 바람한점 없어
겨울인지 봄인지 분간할수 없을 정도로 따뜻했고
회원님들이 입고 있는 겉옷은 하나 둘 벗어 베낭에 걸친다.
아무리 둘러봐도 그토록 무성했던 나뭇잎들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 뿐이건만....
죽은듯 엎드려 있는 저 나무들도 깊숙히 뿌리내린
땅속에선 봄을 잉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껬지...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아들은 남자답게
산을 잘 오르건만 아름이는 역시 힘들어 한다.
지리산이 그냥 지리산이던가~~~
3년전 내 모습을 바라보는것 같아
힘들어 하는 아름이에게 위로의 말도 건네 보고...
그래두 말없이 포기하지 않고 법계사까지 무사히
따라 올라 오니 기특하기 그지 없다.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하니 남편이 라면을 끓여 놓구
뒤로 쳐진 두 여자를 기다리고 있엇다.
꿀맛같은 라면국물에 밥 한술 떠 먹고
볍계사에 올랐다.
불단에 주인없이 빈방석만 놓여 있는 적멸보궁....
법당안에 들어서니 마음이 절로 경건해진다.
아들과 아름이를 법당에 데리고 왔는데
말할수 없는 부처님의 어떤 위엄 때문일까~~
아름이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린다.
힘들다고 오른길 되돌아 내려가자는 어느 회원님의 말씀을
강하게 뿌리치고 순두류로 발길을 돌렸다.
눈이 많이 쌓여 있을거라 예상했는데...
생각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내아들에게 뽀드득..뽀드득...
눈을 밟을수 있는 하얀 추억을 만들어 줄수 있어 넘 행복했다.
눈길이 끝나고 학생수련장부터는 시멘트길이 길었지만
아직 해는 서산 마루에 걸려 있었고 지루한줄 모르고
하산지점에 다다를수 있었다.
아들과 함께 오른 오늘 지리산행은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것같다.
....산수국씀...
첫댓글 차밭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못해 미숙한 글 올리고 갑니다..
읽는 순간 편안하고 미더운 마음이 드네요/아들과 그의 여친을 함께 산행하게된 그분위기가 신선하고 좋습니다. 지리산은 저도 한때 매료된 적이있었습니다.설악산이 다보탑이러면 지리산은 석가탑에 해당되지요/산수국님의 가정에 축복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