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여가의 즐거움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덥다고 냉방기에만 의지하다 보면 몸이 오히려 나른해진다. 다행히 이곳 라우어는 바람이 늘 불어와 한결 견딜 만하다. 여름에도 자연이 주는 바람은 최고의 선풍기라는 생각이 든다.
인근에 파크골프장이 있어 타운 친구와 함께 이열치열로 라운딩을 하기로 했다. 원하는 시간대는 이미 예약이 끝나 있었지만, 골프장에서 안내해 준 시간으로 예약을 마쳤다. 이곳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유료 골프장이라 사용권을 구매한 사람만 예약할 수 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맞지 않아 친구 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차로 10분 남짓 걸리는 가까운 거리였다. 예약을 확인한 뒤 안내 요원의 설명을 듣고 라운딩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더위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앞 팀과 간격도 적당하여 기다림 없이 잔디 위를 여유롭게 걸으며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몇 차례 이곳에서 라운딩을 하다 보니 코스의 특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기슭에 자리한 골프장이라 경사가 많아 티샷의 방향과 세기를 잘 조절해야 했다. 그린 또한 평탄하지 않아 보기보다 홀컵에 공을 넣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는 코스의 특징을 어느 정도 익혔으니 다음부터는 홀마다 기록을 남기며 실력을 다져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18홀을 마치니 한 시간 남짓이 걸렸다.
잠시 수분을 보충하며 쉬는 사이, 해는 서쪽 산 너머로 넘어갔다. 얼굴을 가렸던 가리개도 벗었다. 저녁 7시가 되자 조명이 하나둘 켜지며 골프장을 환하게 밝혔다. 시원한 바람까지 더해져 라운딩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마지막 18홀까지 모두 마쳤을 때는 저녁 7시 30분. 모두 36홀을 도는 데 약 두 시간 반이 걸렸다.
나는 파크골프를 시작한 지 어느덧 13년이 되었다. 예전에는 지역 골프장을 이용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운동하는 시간보다 길었다. 운동은커녕 스트레스를 받는 날도 적지 않았다. 라우어에 입주하면서 한동안 파크골프를 멀리했지만, 인근에 새 골프장이 생기고 타운 안에도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마련되면서 다시 채를 잡게 되었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스크린과 야외 필드를 오가며 운동을 즐긴다.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어 운동 효과도 크고, 무엇보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친교를 나눌 수 있어 더욱 즐겁다. 무더운 날씨에도 36홀을 마치고 나니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마음만은 더없이 상쾌했다.
인생길에서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하느냐는 더욱 중요하다. 같은 취미를 나누며 함께 웃고, 서로 격려하며 건강을 지켜 가는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행복이다. 오늘도 함께 라운딩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친구 부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여가는 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간이다. 건강을 돌보고 좋은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며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노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