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민연금 현직자입니다. 저는 국민연금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청원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민간 금융권에서는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되는, 제도의 존속성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밖에 없는, 엄청난 손실이 예상되는 업무를 공적 영역이라는 미명하에 매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의 업무는 지역가입자 자격업무입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지 않는 분 들중 소득이 파악되지 않는 분들을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안내하고 권유하는 것이 제가 맡고 있는 업무입니다.
가입조건은 대개 중위수라는 기준이 있는데, 월소득이 1,000,000원이라고 가정하고 보험료 9%를 안내하여 월보험료를 9만원을 10년간 내면 만65세부터 약18만원을 드린다고 안내(#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연금정보-자료실-기타자료—예상연금액표 참조요함)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봅시다. 9만원씩 10년을 내면 총 10,800,000원입니다. 낸 돈은 천만원 정도인데 만65세부터 2018년 통계청 기대수명 83세를 적용하면 약 18년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고 총액은 약 38,800,000원입니다. 정확히 28,000,000원을 더 수령하는 겁니다. 낸 기간이 20년이면 56,000,000원, 30년이면 84,000,000원을 더 수령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현재 국민연금제도의 모든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혹여나 화폐가치의 하락이 있을 수 있지 않냐고 묻지 말아주십시오. 저희가 안내하는 18만원은 안내시점의 현재가치입니다. 그러나까 수령시점에는 물가가치를 감안하였을 때 이 금액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10년간 월 9만원씩 10년을 내면 정부에서 만65세부터 사망시까지 오늘자 화폐가치로 38,800,000원을 드린다는 말로요.
상황이 이와 같다면 국민연금의 고갈은 필연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의 후세대들의 분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익률이 거진 300%에 육박하는 상품을 파는 회사가 존속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후세대들이 우리가 연금을 수령할 시기에는 ‘국민연금을 제대로 받기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서도 저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서구사회에서도 연금을 적립하여 지급하다가 고갈되어 부과방식(한해 지출할 연금액을 계산하고 그에 맞춰 연금액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으니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자산시장과 관련해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2018년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의하면 현제도하에서 국민연금기금은 2042년까지 1769조로 증가하다가 2057년 고갈(2020년 국회 보고서에서는 2054년로 예상)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즉, 2042년도까지 적립된 기금을 우리는 현금이 아닌 국내외 채권이나 주식 등으로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2042년부터 기금이 줄어드는 것 만큼 주식이나 채권 등 자산을 누군가에게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방향성이 정해져 있는, 즉 한 해에 최소 백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 나라에 대해 군침을 흘리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을까요? 필연 자산의 현금화에 의해 자산시장은 붕괴되고 제2의 IMF가 도래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가정이 성립될 경우 기금소진시기가 2057년이 될 것이란 현재의 가정은 무의미합니다.
그래서, 결국 국민연금은 어서 빨리 개정되어야 합니다. 개정방향도 고갈을 예정하는 것이 아닌 최대로 적립된 기금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후세대들에게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믿음을 줄 수 있고 제도의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 어떤 개정방향도 현재의 4~50대를 설득할 수 있을지언정 고갈이 예정된 그때 그 시점의 현재의 3~40대에게, 또는 이제 세상에 막 태어난 애기들에게는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서 빨리 현세대가 미래세대의 부담을 좀 더 많이 짊어지는 방향으로 개정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세대가 좋자고 우리의 자녀 세대나 손자녀 세대에게 비수를 꽂아서야 되겠습니까?
다행히,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도에 시행되었지만 전국민으로 확대된 시점은 1999년으로 20년 정도밖에 안됐습니다. 아직도 성장하는 제도이기에 미래의 충당부채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정을 통한 보험료율 상향은 사용자에게는 즉각적인 비용증가, 노동자에게는 월급의 감소 등 당장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문제를 적당한 방식으로 개정하면 이는 결국 현세대의 우리에 의한 미래의 우리의 자녀나 손자녀에 대한 착취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생까지는 60만명이었던 신생아 수가, 2001년생은 50만명대, 2002년생부터 2017년생까지는 40만명대, 2018년도부터 2019년생까지는 30만명대, 그리고 이번년도는 아마 20만명대로 떨어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작 연금을 수령해야 하는 베이비부머(대략 1955년생부터 1974년생까지)들의 수는 약 17백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략 한해에 약 85만명에 해당하는 수가 연금을 수령해야 하는 나이로 접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1975년생부터 2000년 생까지는 80만명대에서 60만명까지 서서히 줄어드는 인구구조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인구구조를 봐서 약간의 개정가지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후세대들은 연금을 충당하기 위해 소득의 1/3에서 1/2까지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후세대를 생각한다면 비용을 부담하는 현세대의 사용자도, 노동자도 다 같이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기초한 개정방안을 받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제도의 한축인 사용자의 급격한 비용부담의 완화를 위해서라도 임금상승율을 억제하는 대타협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제도의 한축이 무너지면 제도는 존속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제도의 운영자인 정부도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개정에 대한 4가지 안을 국회에 넘기고 개정에 대한 책임을 국회로 미룬다면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는데 도대체 국회는 무엇을 가지고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국민연금제도 변화에 대한 큰그림은 제도의 운영자인 정부의 몫이고 책임입니다.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으면, 그래서 책임의 소재가 불명확해지면 개정방향은 산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책임정치에도 반하고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현 정부와도 더더욱 어울리지 않습니다. 국민연금법의 가장 최근의 개정은 임기후반기의 그렇게도 인기가 없었던 노무현 정부때의 2007년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정부는 개정의 단일안을 가지고 국회를, 국민을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4개안중에 어떤 안이든, 혹은 각각을 섞어서든 정부의 입장이 우선 명확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면, 2007년도의 개정에 의한 소득대체율 하락은 현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수익률은 줄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전제에서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또한 공평한 부담을 통한 후세대의 동참을 위해서라도 보험료의 상향은 좀 더 과감해졌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우리가 어느정도까지 부담해야 하는지 여부는 명확합니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서구의 기준을 보면 되니까요.
연초부터 코로나로 전국가적인 경제위기를 감내하고 있는 이때에 각자의 부담을 늘리자는 국민연금법 개정촉구가 어떤 이에게도 지금은 별로 환영받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가에게 공평한 교육제도를 바라고 그 변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 못지않게, 전세대의 공평한 부담에 의한 연금제도의 변화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 해의 하반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여러 급한 법률안 개정안이 산적하지만 진정 제일 중요한 법안이 무엇인지를 모두 다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현직에 있기에 이런 청원을 올리기는 부담이 되지만, 부담을 감안하고 저는 국민연금법의 개정을 정부에 강력하게 청원합니다!!! 연금제도를 바꿀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니까요!!!
ps)혹시 동의 누르시는 분들 중에 여성시대나, 게임 등 휘발성 강한 카페 회원이신 분은 게시판 등에 링크를 걸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SNS로 날라주시면 더더욱 고맙고요. 작성자가 은둔형 외톨이 남자라서 여성시대에는 가입이 아예 안되고 SNS는 사용을 안해서 퍼트릴 방법이 없어서요. 격이 맞지 않는 곳에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운영자 님이 이 글을 다른 분들이 볼 수 있도록 풀어주시면 고맙겠네요. 그럼 오늘도 훌룡한 경기 즐감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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