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가 얼어붙고 있는 요즘, 고려대학교에서는 지난 9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서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중인 일본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역사 특강’이 열렸다.
이번 특강에서 일본학생들은 단순한 한국의 역사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보여 눈길을 모았다. 한국과 일본의 자연적 조건이 어떻게 서로의 역사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관한 설명으로 시작한 강의는 교수와 학생들간의 활발한 피드백 속에 약 2시간 동안 이뤄졌다. 수업 시작과 함께 가진 자유 질문시간에는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에 대해서 비판이 많은데 한국은 역사에 관해서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유교의 영향으로 상하관계가 엄격한 문화 속에서 젊은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을 가진 것 같은데 그들의 사고방식은 어떤가’ ‘예의에 관한 한국인들의 생각은 어떤가’ 등등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특강에는 특히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참여가 아주 활발했는데, “한국과 일본이 이웃나라인 만큼 고대사부터 근현대사까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형이 역사에 그렇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이번 특강이 한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흐뭇해했다.
14일에 있었던 두 번 째 강의시간에는 ‘역사교과서’가 화두가 됐다. 일본학생들은 “한국 역사교과서는 독재정치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잘 알려주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일본도 진보적인 역사학자들이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채택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치면서 한국역사와 일본역사를 모두 배웠다는 재일교포 문진유미(고려대 국어교육 01)씨는 “한국과 일본이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직접 한국에 와서 한국 학생들과 생활해보니 일본 학생들과 아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강의를 듣고 역사도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면서 특히 “요즘 서로의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달라서 마찰이 많은데 한국과 일본의 젊은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적 관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강의를 맡은 조명철(동양사학과)교수는 “한국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일본인들이 한국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강의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