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 와 보면 어쩌면 저는 조던의 열렬한 팬이었을지 모릅니다. 조던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뛸 때, ‘너무 잘해서’ 싫어한다고 말했지만, 워싱턴으로 돌아올 때 속으로 기뻐하며 응원했던 것도, 또다시 ‘정말로’ 은퇴하고 나서는 조던 표지 잡지를 모으기 시작한 것도, 조던을 싫어한다 말했던 저니까요. 이제는 ‘올드 스쿨’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돼버린 한 흑인 구단주의 선수 시절 인터뷰입니다.
그 선수가 첫 번째 은퇴에서 복귀한 94-95 시즌, 본인의 결정적 실수로 시리즈를 마치고, 비로소 두 번째 삼연패를 시작하게 된 첫 시즌인 96년의 여름. 벌써 15년 전의 여름. 인터뷰어는 ‘스쿱 잭슨’이라는, 수많은 NBA 레전드들과 친분이 있고, 그 바탕이 된 화술과 필력으로 슬램이나 나이키에서도 중요한 기획을 담당하는 유명인사입니다.
몇 해간 카페 활동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던, 혹은 게시됐던 멋진 이야기들, 소중한 자료들을 공유했던 카페에 새해를 맞아 즐겨 읽던 내용을 올리겠습니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2편으로 나누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인터뷰가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조던의 자신감과 솔직함 그리고 그 당시 불스라는 팀의 상황을 살펴 볼 수 있는 자료가 됐으면 합니다.
스쿱 잭슨(이하 ‘스쿱’): 당신의 농구에 대한 사랑. 얼마나 깊은가요?
마이클 조던(이하 ‘MJ’): 지금 내 농구에 대한 사랑은 아주 깊죠. 지금껏 가장 깊어요. 내가 작년에 복귀한 이유가 그겁니다. 은퇴 후 야구를 즐길 수는 있었지만, 농구는 내게 그보다 뭔가를 더 느끼게 해 줘요. 지금만큼 시즌을 즐긴 적은 없는 것 같군요. 스카티는 더 성장했고, 팀은 더 순조로와졌죠. 팀원들과는 아주 잘 지내요. 질투심이나 적대감 같은 건 없구요. 우린 그냥 경기하고, 이기고, 즐길 뿐이에요.
스쿱: 좋은 경기 리듬을 느끼고 있나요?
MJ: 잘 모르겠네요-당신이 말해봐요. 난 아주 편안하거든요. 지금은 게임을 조절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은퇴했던 당시의 레벨로 돌아와 있다고 느껴집니다. 어쩜 정신적인 면에서 더 나아졌기 때문일지도. 여기까지 오르려고 꽤 노력했죠.
스쿱: 아니, 그보다 제 뜻은, 지금은 당신이 뛰고 있고, 게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제 말 뜻 아시겠어요? 당신이 그런 경기 사이의 리듬을 느낄 때의 느낌은 어떤가요? 당신 머리 속으로 스쳐가는 기분이란?
MJ: 그냥 계속 하는 거죠. 아시겠지만. 그냥 ‘그런 리듬’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경기를 통해 나오는 ‘그런 과정’이랄까...마치 하루 일과 같은....유지하게 되면 이어지게 되는 거죠. 그게 중요해요.
스쿱: 그거 어렵나요?
MJ: 음, 어렵죠. 특히나 사람들이 그걸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매일 밤 거기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면요. 내 말은, 난(코트에서)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고 다니지만, 경기장에선 예전만큼의 기본 태도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스쿱: 오케이, 주제를 바꿔보죠. 농구라는 게임은 그 자체가 문화가 되어버렸죠. 그 문화의 진수로 일컬어지는 당신으로서, 길거리 농구의 중요성과 그것의 상징성에 대해 제게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
MJ: 길거리에서 농구하는 건 해볼 만한 일 같아요. 특히나 젊은 친구들에겐 말이죠. 난 내 아이들에게 친구들이랑 코트에 가라고 내보냅니다. 원하는만큼 오랫동안 게임을 해보라구요. 경기장 위에서의 우정, 경쟁심, 그리고 팀워크. 그보다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스쿱: 혹시 길거리농구 레전드 출신?
MJ: (살짝 눈짓하며)다음 질문...
스쿱: 픽업게임이 아직도 당신한텐 중요한가요? 그러니까, 듣기론 당신 형 래리가 예전에...
MJ: 이봐요, 래리 형은 날 죽이려고 했다구요! 형은 나보다 나이도 많고, 컸죠. 날 꺾고서는, 그걸 까먹지도 못하게 계속 말했었구요. 그런 일들이 내가 형을 꺾을 수 있게 강해지도록 만들어 줬어요. 내가 자기보다 크게 될 줄, 형은 몰랐겠죠. 난 어리던 나날, 형과 함께 한 게임들을 훌륭한 경험이라 생각해요. 게임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지게 됐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게 됐거든요.
스쿱: 그러면 래리를 빼고, 우리가 모르는 사람 중에 당신이 붙어본 길거리 선수 중 최고는 누구였죠?
MJ: (다시 흘겨보며)다음 거...
스쿱: 좋아요. 차근차근 갑시다. 예전 올드 스쿨 스타일이 당신 게임에 미친 영향은 어떤가요? 엘진 베일러, 줄리어스 어빙, 데이빗 톰슨, 커니 호킨스, 그런 선배들이 당신에게 끼친 영향이란?
MJ: 아무래도 난 좀 달랐어요.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자라면서, 전국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죠. 난 그냥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방식을 따랐고, 가게 되길 원했어요. 데이빗 톰슨이나 월터 데이비스 경기를 보곤 했고, 딘 스미스 코치를 만나서 얘기를 좀 해보고서야 알게 됐죠.
스쿱: 알게 된 게 뭐죠?
MJ: 여기가 날 위한 곳이란 걸.
스쿱: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건?
MJ: 지금 당장?
스쿱: 지금 당장.
MJ: 간단해요. 건강한 몸 상태와 또 다른 챔피언쉽...
2부에선 조던의 동기부여 방식과 스카티 피펜과의 일대일 대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모두 송구영신 하세요~~~
|
첫댓글 확실히 엄청난 사람이군요. 인터뷰를 통해서도 포스가 느껴집니다. 멋진 글 잘읽고 갑니다. 블로그에 좀 담아놀께요.
원하는것이라고는 역시 챔피언....이미 챔피언이면서도 끊임없이 챔피언쉽을 원하니....역시 인류 역사상 최강의 공수병기 답군요;
http://www.slamonline.com/online/the-magazine/2006/07/slam-12/
슬램 12호면 이게 아닌가 하는데... 맞나요?
내용 중에 "경기하고, 이기고, 즐길 뿐이에요" 이거 대단한데요.
"경기하면 (당연히) 이긴다"와 "이겨야만 즐긴다"가 섞인듯.
(확대해석인가요 음음)
이 표지가 맞네요. 둘 다 멋진 표지라 같이 올리겠습니다.^^
넵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그런데 언급하신 인터뷰 내용은 '꼭 이겨야만 즐겁다'는 내용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저 부분은 정규시즌 경기에 대한 언급이고, 조던의 최종 목표는 말했듯이 '또다른 챔피언십'이거든요. 물론 조던이 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전혀 아니지만, 이 부분에 관련된 내용은 다음 파트에 언급됩니다.
위 글의 첫 답변 '지금만큼 시즌을 즐긴 적은 없다'라는 말...은퇴 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고 언더독의 결핍(어쩌면 우승 이전에 게임 그 자체에 대한) 상태, 정상을 향해 기어오르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듯 합니다.
흠흠 말씀 듣고 다시 보니 정말 확대해석이 맞네요.
다음 파트도 기대하겠습니다.
정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거리 농구 이야긴 왜 다 대답을 안하는거죠 ㅎ? 아시는 분있나요?
조던은 자존심이 엄청난 사람이죠. 몇 가지 사실로 추측은 가능합니다. 어릴 적 조던은 형에게나 고등학교 1학년 시절에서나 승자의 입장은 아니었단 지나간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의 입으로 남이 자기보다 나았다는 걸 인정할 순 없는 바로 그 놈의 자존심이 있다는 사실.
여름이라면 96년 파이널이 끝난 후인가요?
96년여름이면 시카고가 우승한 다음아닌가요? 휴스턴은 95파이널에서 우승했었으니까요
아...그게 맞네요. 96, 97, 98년이 2차 쓰리핏이죠. 수정하겠습니다. 96년 7월호인 건 맞습니다.
2부는 언제 나오나요??ㅋ
정말
좋은자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