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1주간 화요일/ 최대환신부님
서울 중심부에 있는 한 대형 서점은 계절마다 좋은 시의 구절을 거대한 현수막에 옮겨 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언젠가 거기에서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의 앞 구절을 보고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이 시의 표현대로 한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것이 어마어마한 것처럼, 우리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의 자취도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 사람이 남다르게 진하고 그윽한 사랑의 향기를 지녔던 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은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던 영화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가 주님께로 떠난 날입니다.
벌써 4년이 흘렀지만 그의 자취는 여전히 많은 이를 감동시키며 인생의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그의 삶과 인격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아름다운 삶의 귀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에게 깊이 감사하고 같은 신앙인으로서 자긍심을 갖습니다.
그 역시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러기에 몸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지만, 그의 기일에 더욱 그리워하며 그를 사로잡은 주님의 사랑을 조금 더 깊이 느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