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8.04.05. 09:39수정 2018.04.05. 10:24
- 다시 갔다 온 평양, "정말 꿈같았다" - '뒤늦은 후회' 준비 시간 적었지만 뿌듯 - 대동강 옆 옥류관서 평양냉면…신기해 - 사진 배열 의도? 그냥 자연스럽게 선 것 - "봄의 해빙기, 가을의 결실로 이어지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진희 (가수)
우리 예술단 북한 공연을 그야말로 성황리에 마치고 어제 돌아왔습니다. 오늘 밤에 녹화 중계방송 기다리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공연 보시기 전에 이분의 공연 뒷얘기부터 먼저 들어보시죠. 공연에 올려졌던 여러 곡 중에 단연 가장 화제가 됐던 곡입니다. '뒤늦은 후회'를 부른 가수 최진희 씨 연결을 해 보죠. 최진희 씨, 안녕하세요?
◆ 최진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방북하시기 전에 저하고 인터뷰하시면서 다녀와서 다시 하겠다 약속을 제가 우격다짐으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주셨어요. (웃음)
◆ 최진희> 우격다짐은 아니었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고맙습니다. 어떻게 여독은 좀 풀리셨어요?
◆ 최진희> 아직은 조금은 피곤하기는 한데 그래도 좋습니다. 기분이 좋으니까 조금 피곤해도 좋은 건 좋은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꿈을 꾸고 온 것 같은 그런 기분일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소감이세요?
◆ 최진희> 그동안에 사실 참 힘든 남북간의 상황이.
◇ 김현정> 꽁꽁 얼어붙어 있었죠.
◆ 최진희> 네. 그랬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바뀌어서 너무 감격스러웠죠. 다시 평양 공연을 갈 수 있다는 게 꿈 같았어요, 진짜.
◇ 김현정> 그리고 직접 가보니 예상했던 것과 실제 무대와 어땠습니까?
◆ 최진희> 북한에 계신 분들이 정말 친절하게도 제가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것들 얘기하면 다 들어주시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그랬어요?
◆ 최진희> 제가 약을 못 챙겨 갔어요. 잠자리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고 이러면 잠을 잘 못 자서, 약을 먹을 때가 있어요. 외국 가고 이러면. 그런데 그걸 못 가져가서 얘기를 했더니 밤늦게 의사, 간호사 다 오셨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밤늦게? '제가 지금 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하니까 의사, 간호사가 와요, 호텔로?
◆ 최진희> 그 정도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고 그러니까 그만큼 성의를 보이고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는 게 참 감사하죠.
◇ 김현정> 몇시쯤 일입니까, 그게?
◆ 최진희> 한 11시 반? 그랬고 또 첫 공연 끝나고 나서는 김정은 위원장님이 오셔서 '뒤늦은 후회'라는 노래 잘 들었다고 너무 인상 깊었다고 고맙다고.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게 1차 공연 끝나고 나서 내내 최고 화제가 됐던 곡이 최진희 씨가 부른 '뒤늦은 후회'였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찾아와서 '고맙다,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 이렇게 인사를 따로 한 거죠? 어떻게 된 겁니까?
◆ 최진희> 사실 제가 '뒤늦은 후회'라는 노래가 제 노래도 아니고 들을 시간도 별로 없었고요. 그런데 이 노래는 '최진희가 불러야 된다.' 그렇게 요청이 왔대요.
◇ 김현정> 북에서 요청이 딱 찍어서 왔대요? '최진희 씨가 뒤늦은 후회,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러주세요' 이렇게?
◆ 최진희> 네. 그래서 왜 내가 이걸 불러야 되냐 그랬더니 '잘 모르겠다. 그냥 북에서 이걸 불러달라 그랬다.' 그래서 듣고 간 상태거든요. 그런데 거기 가서 그 이유를 알게 됐죠. 왜 내가 이걸 불러야 했는지를. (웃음) 이유를 모르고 불렀어요, 사실은.
◇. 김현정> 이유도 모르고 부르고 원래는 잘 아시는 곡도 아니었고 그런데 부르고 나서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좋아하는 노래였다, 이렇게 된 거예요?
◆ 최진희> 네.
◇ 김현정> 어쨌든 그렇게 해서 남북 화해에 일조를 하신 셈이니까 어쨌든 뿌듯하셨겠어요.
◆ 최진희> 어찌 보면 참 역사적인 순간이고 우리가 이번에 공연의 제목이 '봄이 온다'라는 제목이었어요. 정말 봄이 오고 있잖아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음에는 가을이 왔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가 공연을 하자.' 그 얘기를 하시는데 가을이 이제 결실의 계절이니까 뭔가 결실을 맺자라는 말로 들렸어요, 저는.
◇ 김현정> 아, 최진희 씨는 그렇게 들으셨어요? 단순하게 여기 봄에 평양에서 한 번 했으니 다음번에는 남한에서 합시다, 이 의미를 넘어서 결실을 거두는?
◆ 최진희> 네. 그런 의미를 넘어서 봄에 이렇게 해빙기가 왔으니까 뭔가 가을까지는 결실을 맺어야 된다라는 그런 말로 들렸어요, 저는요.
◇ 김현정> 결실의 계절이라는 얘기도 했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 최진희> 네.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결말,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자. 이런 뜻으로 저는 들렸어요.
◇ 김현정> 그게 맞을 거예요. 말이라는 거는 원래 그 당시의 뉘앙스, 그 당시의 공기, 말투 여러 가지 결합돼서 의미가 나오는 거기 때문에 현장에서 최진희 씨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거 맞습니다. 김정은 위원장하고 예술단이 찍은 단체 사진 봤거든요. 그 위치는 자연스럽게 그냥 찍자 하면서 서신 거예요 아니면 좀 대충 조정이 있었습니까?
◆ 최진희> 조정이 있었으면 그렇게 안 섰겠죠. 제가 맨 처음에 악수를 했어요.
◇ 김현정> 김정은 위원장과요?
◆ 최진희> 네. 첫 번째로 악수를 했어요. 그리고 중간에 김정은 위원장이 서서 사진을 찍자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저희가 가에쪽(그 옆에) 서게 된 거죠.
◇ 김현정> 사실은 지금 그 배열을 두고서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했어요. 레드벨벳의 아이린 옆에 김정은 위원장이 섰기 때문에 '이게 팬이어서 선거다, 일부러 세운 거다.' 이런 얘기도 있었고 아니면.
◆ 최진희> 아,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자연스럽게. (웃음) 첫 번째로 악수를 하고 보이니까 가에로(그 옆에) 서서 그렇게 된 거죠.
◇ 김현정> 이게 사실을 해석이 정말 많았는데 세계적인 한류 아이돌 옆에 서서 세계에 '나는 정상적인 지도자다'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선거다 라는 해석도 있고 정말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 최진희> 아 그랬어요? (웃음)
◇ 김현정> 근데 자연스럽게 서신 거군요.
◆ 최진희> 예민하시다. (웃음) 그런 건 아니었어요.
◇ 김현정> (웃음) 여러 가지 궁금증이 풀리네요.
◇ 김현정> 가수 최진희 씨 만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공연은 남북 합동무대였잖아요. 노란색 황금빛 원피스 입은 북한 가수하고 두 손을 꼭 잡고 노래 부르시더라고요. 가서 그냥 정해진 거예요? 미리 짜놨던 게 아니라?
◆ 최진희> 네. 즉석에서 알았어요.
◇ 김현정> 즉석. 그럼 좀 어색하지 않았어요? 북한 사람이기도 하고 얼굴도 처음 보고 누군지도 잘 모르고.
◆ 최진희> 우리가 어떤 화합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만났기 때문에 서로 마음과 마음이 이렇게 통하고, 또 노래 끝나고 나서 나중에 뒤풀이 파티가 있었어요.
◇ 김현정> 같이, 북한 가수들도 같이요?
◆ 최진희> 네. '미산각'이라는 데 정말 궁전 같은 데를 초대받아서 갔어요. 갔을 때도 다 얼싸안고 춤추고 또 현송월 단장하고 껴안고, 현송월 단장 양 볼을 딱 잡고 흔들기도 하고. (웃음)
◇ 김현정> 최진희 씨가요? (웃음) 그랬더니 현송월 단장이 어떻게 반응해요?
◆ 최진희> 너무 좋아했어요.
◇ 김현정> 좋아했어요?
◆ 최진희> 네. 토닥토닥 해 보고 그렇게 하면서 오랫동안 만났던 친구처럼 그렇게 보람 있는 시간이었어요.
◇ 김현정> 언니, 동생 되셨네요, 보니까 현송월 단장하고. (웃음)
◆ 최진희> (웃음) 네. 진짜 마음을 서로 주고받는 그런 자리였어요.
◇ 김현정> 음악의 힘인 것 같습니다. 음악으로 하나가 되니까. 그리고 우리가 말도 통하는 사이고요. 금방 친구가 되네요, 금방.
◆ 최진희> 그럼요. 말도 똑같고 우리가 생긴 것도 똑같고요.
◇ 김현정> 3박 4일 동안 공연 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최진희> 옥류관 냉면은 유명하지만.
◇ 김현정> 옥류관 냉면. 진짜 냉면 드셔보셨네요. 어땠어요?
◆ 최진희> 옥류관이 바로 대동강하고 이렇게 딱 붙어 있어요. 우리가 맨날 '대동강아 내가 왔다, 을밀대야 내가 왔다.' 이런 노래 불렀는데 (웃음) '아, 여기가 그 대동강이야.' 하는 생각에. 대동강 물을 보니...
◇ 김현정> 대동강 물 바로 옆에서 평양 냉면 드시고 오셨군요, 평양에서.
◆ 최진희> 네, 그랬어요. 그래서 그게 참 감격적이었죠.
◇ 김현정> 언젠가는 정말 자유스럽게 와서 평양 냉면 먹고 평양 사람들도 우리나라 와서 우리 음식 먹고 이게 자연스럽게 돼야 될 텐데 이런 생각도 드셨을 것 같고,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습니다.
◆ 최진희> 네. 정말 좋은 얘기예요. 우리 맨날 안내원 동지하고 같이 언제쯤 이렇게 편안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을지, 되도록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도 많이 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이제 또 언제 갈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우리가.
◆ 최진희> 네. 제가 무대에서 그랬어요. '16년 동안 정말 많이 오고 싶었다. 그런데 앞으로 더 많이 오고 싶어질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진심으로.
◇ 김현정> 6개월이 될지 1년이 될지 또 16년이 될지 우리가 알 수 없는 건데 다음에 혹시 또 무대에 서게 된다면 이 노래 꼭 부르고 싶다?
◆ 최진희> 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제 노래 신곡도 '와인'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 김현정> 북한에 가서 노래 '와인' 뭔가 좀 잘 안 어울리는 느낌인데요. (웃음)
◆ 최진희> 왜요? (웃음) 사람 사는 곳은 똑같잖아요. 이 와인이라는 노래가 '와인에 취해, 사랑에 취해.' 이런 노래거든요.
◇ 김현정> 하긴 이번에 레드벨벳도 가서 '빨간 맛'도 부르고 '배드 보이'도 불렀는데 '와인' 못 부를 이유 없겠네요.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에 녹화방송 보면 아마 최진희 씨도 다시 여운이 다 살아날 겁니다. 그렇죠?
◆ 최진희> 네. 그럴 것 같아요.
◇ 김현정> 저도 오늘 밤 7시 55분 방송 어서 보고 싶네요. 고생 많으셨고요. 신곡 '와인' 꼭 부를 수 있게 되시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 최진희>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북한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최진희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