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책을 독서하다 보면 우리주변의 모든 생물 무생물이 약재(藥材)와 관련이 있는 것을 알수가 있다. 그중 약초(藥草)의 식물도감(植物圖鑑)인 본초(本草)에 등장하는 식물들은 무려 1만여종이 넘게 방대하여 산천초목(山川草木)이 전부 약재라 할 수 있다.
약(藥)이라는 글자의 어원은 함박꽃이라 하는 작약(芍药)에서 유래 하였다고 한다. 그런 의미로 약(藥)자를 약(药)자로 써 왔다. 작약(芍藥)을 백작약(白芍藥)과 적작약(赤芍藥)으로 나누는데 음(陰)의 성질로 주로 여성의 중요한 약이다. 그러므로 약(藥)이라는 글자의 어원은 여성에서 출발 했다고 볼 수 있다.
작약도 아름답고 모란(牧丹)도 고운 꽃이다. 이들을 모두 꽃의 임금인 화왕(花王)이라 한다.모란(牧丹)은 성질이 차(寒)서 어혈에 열을 내리고 심장병등에 쓴다.
목련(木蓮)도 꽃을 신이(辛荑)라 하며 비염(鼻炎)등 만성염증치료제로 쓴다.
이처럼 외관상 아름다움 못지않게 그 성분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꽃이 튤립(tulip)이다.
튤립의 정열적인 아름다움은 설명이 필요 없다.
튤립은 터키가 원산지라고 하지만 세계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어 확실치가 않다.
튤립은 네덜란드, 아프카니스탄, 터키, 이란의 국화(國花)이기도 하다.
이처럼 꽃 하나가 여러 나라 국화(國花)인 것도 유일하다.
튤립(tulip)을 중국의 약재명(藥材名)으로 울금(鬱金)이라는 것도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 외는 알기가 쉽지 않다. 울초(鬱草)나 창초(鬯草)라고도 이름하는데 튤립의 뿌리 울금(鬱金)은 마치 생강뿌리 같이 생겼는데 썰어 마르면 노란색을 띈다.
울금(鬱金)이 카레의 주성분이다. 울금(鬱金)은 음(陰)의 약인데 성질은 차(寒)다. 답답할 울(鬱)의 글자처럼 심장(心臟)이나 간(肝)의 답답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스트레스의 열(熱)을 아래로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우 중요하게 쓰이는 약재다.
튤립(tulip)의 뿌리 울금(鬱金)으로 술을 담그면 향(香)이 좋아 한잔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다.
울금주(鬱金酒)가 얼마나 향기가 좋았으면 당나라 최고의 시인 이태백이 나그네길 에 주막에서 맛본 울금주를 아래와 같이 칭찬(稱讚) 하였다.
나그네 길에서(客中作)
蘭陵美酒鬱金香(난릉미주울김향)-난릉의 명주 울금(鬱金)은 향기가 뛰어나니
玉碗盛來琥珀光(옥완성래호박광)-옥잔에 가득히 따른 술빛은 빛나는 호박색이다
但使主人能醉客(단사주인능취객)-오로지 주인은 나그네를 취하게만 하니
不知何處是他鄕(불지하처시타향)-울금주 한잔하면 어디가 타향인지 알지 못하네!
이백(李白)
그리스 로마 신화(神話)에서는 튤립(tulip)을 슬프게 소개 하고 있다.
어떤 작은 마을에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이 소녀에게 세 사람의 젊은이로부터 청혼이 왔다.
한 사람은 이 나라의 왕자였으며, 둘째 남자는 용감한 기사였고, 셋째 남자는 돈 많은 부자의 아들이었다.
이들은 소녀에게 각각 "〈만일 나와 결혼하면 나의 왕관을 그대에게 씌어주겠소〉, 〈나는 대대로 내려오는 좋은 칼을 주겠소,〈나는 금고 속에 가득한 황금을 주겠소〉,라고 말하며 청혼하였다
그러나 소녀는 웃기만 하면서 속으로,〈난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당신들의 사랑만 필요해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 남자는 소녀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거절 당한 줄 알고 화가나서 그대로 가버리고 말았다
세 남자가 떠나자 낙심한 소녀는 그대로 병이 들어 죽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꽃의 여신 플로라는 소녀의 넋을 언제나 생명 있는 튤립 꽃으로 피어나게 하였다 꽃송이는 왕관 같고 잎은 칼과 같고 뿌리는 황금 빛 덩어리 같은 튤립이 이렇게 피어난 것이다.
튤립의 아름다운 꽃모양은 여성들의 스커트 디자인 코디(coordination)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터키인들은 튤립을 불운(不運)을 막아주는 신성한 꽃으로 여기고 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는 주식이나 그 어떤 상품과 비교 할 수 없는 투자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전북 새만금 간척지가 튤립(tulip)의 생산 적지(適地)라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도 튤립의 정열적인 행운(幸運)이 올 모양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