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파리올림픽, 폭염 식힌 잇단 낭보
◀사랑의 찬가 (Hymne a l’amour) ✱2024 올림픽 개막식 피날레 ◼셀린 디온(Celin Dion)
◀전설은 결코 죽지 않는다.(Legend Never ◼김예지✕황린✕박다울✕황현조
◀명예의 전당 (Hall of Fame) ◼The Script
◀The Last of Real Ones (진정한 마지막의 한 사람) ◼Fall Out Boy
◀봉우리 ◼김민기 작사 작곡 한영애 커버
◀Hello World ✱Song of 2024 Olimpic ◼그웬 스테파니 (Gwen Stefani)✕앤더슨 팩 (Anderson Paak)
◉다시 만나 반가운 아침입니다.
세계는 폭염(暴炎)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열렸던 파리도, 올림픽을 지켜보고 있던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독한 무더위 속에서 보름 남짓 달려온 파리올림픽 여정이 오늘 마무리됐습니다.
우리나라 시간 오늘 새벽 4시에 시작된
폐막식이 오늘 아침에 끝났습니다.
2028년 다음 개최지인 미국 LA시장에게 올림픽기가 넘겨지고 성화의 불이 꺼졌습니다.
◉2024년 파리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지난달 26일부터 폐막식이 열리기 직전인 어제까지 올림픽 기간이 여름 한때 쉬어가는 시간과 묘하게 겹쳤습니다.
음악을 올리는 일은 잠시 쉬었지만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2주 만에 다시 음악으로 소통하는 기분 좋은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무엇보다 미뤄두었던 농사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해서 든든합니다.
폭염이 워낙 심해서 아침저녁 시간만 골라 일을 해도 하루 몇 차례 옷을 갈아입고 샤워해야 합니다.
땀으로 목욕하는 것도 피서의 방법으로
여기면 할만합니다.
여기에 틈틈이 올림픽을 챙겨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폭염 대피소 역할을 했던 파리올림픽 이야기로 아침 음악의 문을 다시 엽니다.
◉파리올림픽의 개막식은 파격적인 연출로 찬사와 비판이 엇갈렸습니다.
그 가운데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로 최고의 찬사를 받은 장면은 개막식을 마무리하는 셀린 디온(Celin Dion)의
에펠탑 공연이었습니다.
성화 점화 이후 열기구 모양의 성화대가
올라가면서 셀린 디온은비 내리는 에펠탑에서 피아노 반주에 맞춰 ‘사랑의 찬가’를 불렀습니다.
20세기 프랑스 최고의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입니다.
온몸의 근육이 뻣뻣해지는 전신 근육 인간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전성기 못지않은 목소리로 ‘사랑의 찬가’를 들려줬습니다.
◉‘만약 당신이 원하신다면 하늘의 달을 따러, 보물을 훔치러 가겠어요.
만약 당신이 원하신다면 조국도 버리고
친구도 버리겠어요.’
노래 속의 ‘당신’은 에디트 피아프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사람, 복싱 챔피언
마르셀 세르당입니다.
에디트 피아프를 보러 가다가 비행기 사고로 숨진 스포츠 선수입니다.
절망 속에서 연인을 추억하며 본인이 가사를 쓴 노래가 바로 ‘Hymne a L'amour’(사랑의 찬가)입니다.
올림픽과 크게 상관없이 보이지만 프랑스인들에게 특별한 노래입니다.
셀린 디옹의 이 공연은 개막식을 마무리하는 큰 울림이 됐습니다.
◉‘희생과 결단, 고통과 인내의 모든 이야기를 가진 놀라운 선수들을 축하하게 돼 기쁘다.
자랑스러워해야 할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
공연 후 셀린 디옹이 남긴 말이었습니다.
그녀의 공연 자체가 역경을 딛고 도전하는 올림픽 그 자체였습니다.
https://youtu.be/NQ9fHkCD3oY?si=YlnoOyK2-LwM5C8E
◉‘세계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우의를 다지고 신체와 정신의 자질을 키운다.
국제 친선도 도모한다.’
바로 근대 올림픽이 내세운 이념입니다.
하지만 경기 결과 획득한 메달 수로 나라의 순위를 정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어느 나라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금메달을 많이 따는 나라는 훌륭한 나라가 되는 스포츠 민족주의는 각 나라가 올림픽에 나서는 동기와 명분이 되기도 합니다.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으며 파리올림픽에 나섰던 한국 선수단입니다.
여자핸드볼을 제외한 구기 종목이 모두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꾸렸습니다.
자연히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기대도 시들했습니다.
새벽 시간이기는 했지만 개막식 지상파 중계가 1% 전후의 시청률을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웬걸
경기가 시작되면서
뚜껑을 열고 보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초반부터 사격에서 시작해
펜싱과 양궁으로 이어지는
금빛 낭보는 올림픽에 대한
여러 서사를 만들어 내고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줬습니다.
특히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왕좌의 자리를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은 여자양궁
단체전의 10연패(連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한국팀의 아우라가 됐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양궁 5개 종목의 금메달
모두를 싹쓸이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대한민국 양궁 전설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만합니다.
화살 한 발 한 발에
정성과 혼을 담았던
선수들의 선전을
축하하는 음악으로
‘전설은 결코 죽지 않는다.’
(Legend Never Die)를
골랐습니다.
◉이 노래는 리그 오브 레전드
2017년 월드 챔피언쉽
공식 테마송입니다.
게임의 월드 챔피언이 되기 위해
팀과 선수가 거치는
험난한 길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희생이 필요하며
그 고난을 거친 자만이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21년 슈퍼밴드2
본서 4라운드 경선 때 만난
무대를 불러옵니다.
황현조와 김예지, 박다울,
황린으로 이루어진
황현조팀입니다.
김예지의 독특한 보컬과
박다울의 거문고 연주,
황린의 기타 연주를
프로듀서 황현조가
멋지게 버무려 낸 무대입니다.
https://youtu.be/EXl87pBCxoA?si=c4tEEf18PG3IskjG
◉5개의 금메달에 15위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삼았던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1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고 금메달 수와
같을 만큼 대단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목표를 크게 넘어선
선전을 펼친 선수들에게
찬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그래도 자체 전력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체육회의 자질과
면피용 목표설정이
좋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국 선수단의
13개 금메달 가운데
12개를 활과 총, 칼 그리고
몸싸움으로 따냈습니다.
나머지 한 개는 배드민턴입니다.
활과 총과 칼은 전쟁에
등장하는 무기입니다.
그렇게 보면 올림픽은
전쟁의 재현처럼 보입니다.
부드러워진 형식의 전쟁에
선수들은 나라의 이름을 걸고
참여합니다.
전쟁과 유사한 놀이를 통해
경쟁하고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그렇게 보면 한국 선수단은
전통의 투사 나라 출신답게
전쟁놀이에 상당한 소질을
보인 셈입니다.
◉1870년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쿠베르탱은 군인들의 체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으로
근대 올림픽에 접근하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 자체도
우승에 대한 보상방식도
전쟁에서 나타나는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게
그려낸 측면이 있습니다.
종목 수가 늘어나고
다양해지면서 지금은
전쟁과 상관없는 경기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도 경쟁하는 과정과
방식은 전쟁을 치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크게 봐서 올림픽을
전쟁의 대체제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스포츠로 전쟁을 대신하자는
메시지가 엿보입니다.
직접 전쟁에 나선 나라는
오히려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이번 올림픽에
나오지 못한 것이 그 경우에
해당합니다.
◉올림픽은 개인의 성취에
대한 보상이 대단합니다.
우승을 해 금메달을 딴 선수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됩니다.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리지만
자국 언론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과정이 소개되고
명예와 부가 뒤따르기도 합니다.
노력한 만큼 이뤄낸 성과에
찬사를 받아 마땅합니다.
그 분야의 최고의 1인이 된
승자들을 ‘명예의 전당’,
(Hall of Fame)으로
축하합니다,
The Script의 노래입니다.
영상은 2015년의 스포츠 영화
사우스포(Southpaw)가
사용됐습니다.
https://youtu.be/AT96BxNcZac?si=JLQOi5sQD3RoaByS
◉금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금메달을 딴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최고의
일인자들이 있습니다.
유도 혼성팀 단체전에서
고령의 낮은 체급으로
높은 체급의 선수와
체력이 고갈된 채
동메달 결정전에 나서
승리한 유도의 안바울이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동료들로부터
‘안영웅’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열한 명 남녀 유도 선수
전원에게 동메달 선물을 안긴
막판 투혼과 투지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1 인자 모습이어서
그런 이름을 얻을 만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
탁구의 신유빈은
비록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어도
일인자 소리를 들어도
모자람이 없는 스무 살입니다.
게임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이나
복식 동료 전지희에게 귀화
12년 만에 메달을 안겨준
그녀의 선전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그 이상의
가치 있는 선수들에게
축하 노래를 보냅니다.
‘The Last of The Real Ones’,
‘넌 마지막으로 남은 진짜배기야.’
Fall out Boy의 노래입니다.
영상은 2004년 스포츠 영화
‘Million Dollar Baby’입니다.
https://youtu.be/H8U0jdveLbo?si=tkMEFIq6gqLyS6hi
◉서른 개 이상의 메달을 가져오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백 명의 가까운 선수들이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그들의
인상적인 모습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동안
남아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우리 곁을 떠난
김민기를 불러와
그의 노래를 다시 듣습니다.
40년 전 LA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고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김민기가 만들고 불렀던
노래, ’봉우리‘입니다,
지난달 24일에는 하늘로 떠난
김민기의 목소리로 들었지만
오늘은 한영애의 커버곡으로
선수들을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https://youtu.be/SLsudSug5Vk?si=IvQui-FNYYQD8-2H
◉파리올림픽 개막 전날
국제 올림픽 위원회가
코카콜라와 합작으로 내놓은
파리올림픽 공식 노래로
마무리합니다.
’Hello World’란 노래입니다.
앤더슨 팩(Anderson Paak)과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가
듀엣으로 부릅니다.
One Republic의 Ryan Fedder가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파리올림픽 축하 노래입니다.
앤더슨 팩은 한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내를 둔 한국계
흑인혼혈입니다.
두 가수 모두 그래미상을
여러 차례 받은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그들이 춤과 노래로 펼치는
신나는 올림픽 찬가 무대입니다.
‘우리는 역경을 이겨내고
길을 만듭니다.
우리가 연결되면
결코 끊을 수 없는
유대감이 만들어집니다.’‘
https://youtu.be/tvuCsOTQUeE?si=95QBM9s7y8xEt1Gk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인 만큼
2024 파리올림픽도
이런저런 사건 사고와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역대 최악의
폭염 속에서 대회가 치러져
역사상 가장 더운
올림픽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이
내세웠던 저탄소 친환경
정책도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프랑스 정국 불안과
테러 위험속에서
대형 사건 사고 없이
대회가 마무리된 것이
다행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한국 선수들의 유쾌한 선전이
기분 좋았습니다.
2028년 LA 올람픽으로 향하는
이 젊은이들의 꿈의 여정은
지금부터가 또 다른
시작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