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어떻게 보내셨나요?
메리 크리스마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도 성탄절이면 의례적으로 건네는 인사말입니다. 영어 사전은 메리의 뜻을 “명랑한, 웃고 즐기는” 이라 설명합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간의 입장에서는 웃고 즐기는 성탄절일 수 있지만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자기 비하의 사건이 성탄의 신비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하나님의 자기 비하를<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립보서2:6-8)이라 말씀합니다.
이러한 성탄 사건을 우리는 “성육신” 또는 “도성인신”이라 칭하며 성탄의 소식을 온누리에 전하고자 지상 교회는 애쓰는 중입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국토정중앙교회 역시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성탄절이 되면 성탄 선물을 성심껏 준비하여 관내 3개 마을 200여 가구 주민분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근 10년 동안 성탄절 선물을 나누었더니, 약 3년전 부터는 교회 여건상 새벽송을 돌지 못함에도 지역민분들 가운데에는 성탄 헌금을 교우분 편이나 아니면 직접 교회를 찾아오셔서 전해 주십니다.
이태 동안 성탄 선물을 양말로 돌렸더니, 일부 교우분들 중에는 올해 선물은 조금 품격있는 것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하셨습니다.
일리있는 의견이라는 생각으로 하반기부터 성탄 선물 품목 선택에 마음이 쓰였습니다.
받는 입장에서는 단순하겠지만,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는 일임은 경험자들은 잘 알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에 드는 것은 비용이 걸리고, 또 웬만한 것은 식상한 계륵같은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늘 심중에 두고서 다니던 11월의 어느 날, 춘천 시내의 어느 마트에 갔더니 15곡 잡곡이 두 개 묶음에 8,500이 보였습니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난 후 다시금 그곳을 들렸더니, 한달 사이에 9900원으로 가격이 오른 것을 보고서 미리 주문한 덕에 약 십만원은 절약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12월 초에 가지고 온 15곡을 포장지에 담는 일부터 포장지에 라벨지를 붙이는 일 등, 몇 번의 수작업 후에 성탄 예배를 마친 후 3개 마을 주민분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구역별로 선물을 돌린 늦은 오후 무렵, 도촌리 주민분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sns로 받았습니다. < 목사님! 성탄절 선물 잘 받았습니다. 매년 받았어도 인사를 못드렸는데 대화방이 있어서 금년에는 편하게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성탄 선물 감사합니다. 매년 이렇게 받기만 하는 군요~ 목사님 메리 크리스마스> 또한 어느 분은 성탄일 저녁 교회로 직접 찾아오셔서 성탄 헌금을 전해 주셨는데 봉투에 쓰인 메시지가 감동입니다.
<축 성탄 온누리에 성탄의 기쁨이 넘쳐나기를 소망합니다.>
몇몇 주민분들의 격려와 마음을 확인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지역 교회의 역활 가운데 세상의 빛으로서의 교회됨은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15.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마태복음 5:14-15)
등불과 등경으로서의 역할은 지역에 자리한 교회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사역이자 소명임을 확인하게 되는 24년 성탄절 저녁입니다.
식상할 정도로 익히 아는 등불론이지만, 삶의 자리에서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살아내는 데에는 보통의 실력으로는 쉽지 않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달음질하는 경주자처럼, 달려갈 길 다하는 그날까지 주께서 친히 내 손 붙잡아 주시므로 신실하게 이 길을 걸어가는 우리 교회가 되길 기도하며 노력하렵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