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년대비 2.7% 감소한 12만9392대를 판매했다. 연말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월 10만대 판매를 달성했지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신차 공급난은 이어졌다.
지난 12월 실적은 총 7740대가 판매된 그랜저가 월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연간 누적 판매는 포터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어 기아와 제네시스가 20%대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르노삼성과 쌍용차, 한국GM은 마이너스 성장세로 부진했다.
현대차는 12월 한 달간 내수 시장에서 5만1240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 8.8% 감소한 성적으로, SUV 라인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앞서 11월 기아 스포티지에게 1위 자리를 내준 그랜저는 마지막 달 왕좌에 복귀했다. 12월 판매량은 7740대로, 재작년 같은 달(9079대)보다 14.7% 낮지만, 풀 체인지가 임박한 시점에도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쏘나타는 넉넉한 재고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바탕으로 전년대비 38.4% 증가한 6036대가 판매됐다.
반면 SUV 판매량은 저조했다. 부분변경을 앞둔 팰리세이드 판매량은 전년대비 37.7% 줄어든 3716대에 그쳤고, 연식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보강한 싼타페도 33.7% 빠진 3525대 판매에 그쳤다. 투싼도 2020년 12월보다 52.1% 감소한 3327대를 기록하며 스포티지와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기아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4만7789대다. RV 라인업이 견고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K5와 K8 등 세단 판매도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기아의 12월 최다 판매 모델은 스포티지(7442대)다. 11월보다 두 계단 하락했지만, 월 7000대 이상의 판매 기조를 이어가며 속도를 내고 있다. 최소 6개월 이상 대기 수요가 쌓여있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카니발, 쏘렌토 등 주력 차종들도 5000대 이상 출고되며 베스트셀러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K5와 K8의 판매 흐름도 안정적이다. 매달 4000대 이상 꾸준히 출고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풀 체인지가 임박한 니로도 전년대비 2.3% 증가한 1315대가 출고되며 유행을 타지 않는 인기를 증명했다.
12월 제네시스 브랜드는 예년보다 20.9% 성장한 1만4872대를 달성했다.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10월부터 3개월 연속 월 1만대를 넘겼다. 누적 판매량은 전년대비 28.0% 성장한 13만8756대로 14만대 수준까지 치고 올랐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6194대를 기록한 G80이다. 전년대비 8% 감소한 기록이지만, 전월대비 57%나 급등했다. GV70과 GV80은 각각 3850대, 3303대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고, 출고가 본격화된 GV60도 737대가 등록됐다.
제네시스는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는 GV60과 플래그십 세단 G90을 중심으로 새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여기에 GV70 전동화 모델까지 추가해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7162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 10.6% 감소한 기록이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QM6(3987대)와 XM3(2450대)가 브랜드 실적의 89.8%를 차지했다. QM6는 LPe 모델이 63.5%를 차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였고, XM3는 경제성과 가격 경쟁력을 강조한 1.6 GTe 모델이 73.5%를 차지했다. 르노삼성은 새해 XM3 하이브리드를 통해 소형 SUV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어 SM6(513대), 르노 마스터(159대), 조에(26대), 캡처(24대), 트위지(3대)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르노삼성은 상품성을 높인 2022년형 SM6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12월 한 달간 국내에서 5810대를 팔았다. 이는 재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31.2%나 줄어든 수치다.
내수 판매는 2929대가 판매된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가 이끌었다. 협력사의 부품 공급 거부 사태를 빚었던 2020년 12월과 비교하면 22.6% 증가한 기록이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로 4000여대 가량의 계약물량이 적체된 상태다. 쌍용차는 전 라인 특근 및 잔업 시행을 결정하고, 생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쌍용차는 수출 물량을 포함하면 1만대 가량 출고 물량이 쌓여있는 가운데, 새해 중형 SUV J100과 순수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한국GM은 전년대비 72.8% 감소한 2519대를 파는 데 그쳤다. 연중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던 10월(2493대)보다 판매가 높지만,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문제는 제품 라인업의 월 판매량이 1000대 밑으로 떨어졌다. 베스트셀링카인 스파크(748대)는 월 1000대선마저 무너졌다. 한때 월 2000대 이상 판매됐던 트레일블레이저는 666대 판매에 그쳤다. 말리부는 223대가 팔려 트래버스(307대), 콜로라도(324대) 등 수입 모델보다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한국GM은 내년 공격적인 신차 투입을 통해 반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론칭 일정이 전면 중단된 신형 볼트 EV 및 EUV를 투입하고, 타호, GMC 시에라 등 수입 모델 판매 비중을 적극 늘려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10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