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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청도 홍두깨산~우미산
근교산 애호가 여러분들을 풀과 나무와 숲의 나라로 초대합니다.'녹음방초가 제 기세를 못이겨 하늘을 찔러대는 계절, 경북 청도군 풍각면 홍두깨산(604m)과 대구 달성군 우미산(牛尾山)을 잇는 능선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자유분방하게 자란 풀과 나무들이 곳곳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펼치고 있다.
원시성이 느껴지는 짙은 수풀을 간직한 이 산행루트는 명산준봉의 반열에 끼지 못한 것이 오히려 행운인듯 싶다. 길이 급하게 꺾이거나 매우 희미해지는 몇몇 지점을 제외하면 평탄한 능선길로 이뤄져 있어 체력소모도 크지않다.
명산 대접을 못받는 대신 비슬산 조화봉 화악산 청도 남산 등을 한눈에 휘둘러 볼 수있는 조망이 시원하다.
산행후반부 능선길은 버섯채취꾼들의 영향인지 길도 넓직하고 `사람의 흔적'도 곳곳에 널려 있지만 전체적으로 긴바지와 긴팔 상의를 갖추지 않으면 꽤 애를 먹는 `무공해 근교산행로'의 매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천지를 진동하는 산초나무의 향기에 아득해지는 정신을 다잡으며 `진록색 산행'을 떠나보자.
산행경로는 청도군 풍각면 방지리 상평1동 동회관을 기점으로 주능선-등산로 불확실한 잡목구간-홍두깨산정상-우미산능선-밤티재-우미산정상을 거쳐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우록2리(백록마을) 하산길로 이어진다. 5시간 정도 소요. 하산해서는 유서깊은 녹동서원(鹿洞書院)을 지나며 우록2리에서 우록1리까지는 흑염소와 닭백숙으로 유명한 대구시지정 먹거리거리이다.
도로가 버스정류장인 방지리 상평1동에서 차를 내려 길 외쪽 편에 서 있는 창고시설 맞은 편의 마을 진입로에 들어서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골목안에 상평1동 동회관앞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택해 조금만 들어간 뒤 마을로 이어지는 오른쪽 골목을 버리고 왼쪽 길로 20여m 더 가 왼쪽 풀밭 길로 올라선다.
풀밭 길에 올라서자마자 갈림 길에서 직진하지 않고 숲속으로 열리는 왼쪽 오르막길로 꺾어 산속으로 방향을 잡는다.
초입은 또렷하다. 키 작고 싱그런 소나무숲과 짙은 내음의 풀숲이 번갈아 나선다. 묘지 1기와 갈림길 2곳을 직진해서 통과해 출발 30여분 만에 만나는 두번째 묘지의 왼쪽 뒤편 길로 들어서자 경사가 가팔라지면서 길 역시 희미해진다. 여기서 10분 정도 더 오르막을 오르면 홍두깨산으로 향하는 주능선이다.
왼쪽으로 서서히 휘는 주능선길은 햇볕을 막아주는 울창한 솔숲과 도톰하게 깔린 묵은 낙엽융단으로 아늑하다. 10여분 만에 능선이 봉곳 솟았다가 내리막길로 꺼지는 지점에 도달하는데 이번 산행의 1차 관문이라 할만큼 중요한 곳이다. 별 생각없이 능선을 따라 내려서기 쉬운데 여기선 반드시 왼쪽으로 90도 가까이 꺾어내려가 우거진 숲속으로 들어서야 한다. 능선사이 고개로 내려선다는 느낌을 주는 이 길은 산딸기나무와 산초나무등 각양각색의 풀과 덩굴이 얽혀 길이 지극히 희미한 구간이다.
취재팀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만난 기분으로 길을 만들어가다 시피해야했다. `국제신문'리본도 10m 이내 간격으로 촘촘히 부착했다. 하지만 이내 옛사람들이 다녔던 희미한 길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30여분 만에 `원시림수풀지대'를 약간 벗어나면서 잡초로 뒤덮힌 묘지 2기를 지나 다시 20분 만에 슬며시 높아지는 경사로를 올라서자 홍두깨산 정상이다. 홍두깨산 정상은 각종 풀나무가 온몸을 감싸는 빽빽한 숲속이다. 주변 조망도 전혀 열리지 않는다.
취재팀이 매달아 놓은 정상표식을 반드시 확인하기 바란다. 이어지는 직진코스를 따라 정상을 내려서도 한동안 숲이 우거졌다가 15분 정도 더 나가자 시야가 트인다. 트인 시야사이로 울울창창한 수해(樹海)는 시원스런 장관이다.
눈앞으로 우미산 봉우리가 가깝게 보이는데 능선길은 자꾸만 왼쪽으로 꺾인다. 다음 목적지와 오히려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길은 어느새 넓고 또렷해지고 어떤 용도인지 길옆으로 파란색 철조망이 쳐져있다. 기묘하게 자란 아담한 소나무와, 낙엽과 솔가리를 흩뿌린 길을 따라 정상 출발 50여분 만에 숲속길이 사방으로 열린 밤티재. 오른쪽으로 꺾어 우미산 봉우리를 에도는 좁은 산사면 길을 걷는다.
15분이면 오른쪽으로 우미산 정상으로 올라붙는 오르막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우미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거리지만 머리 위까지 자란 수풀속을 거의 헤엄치는 기분으로 가야한다. 이 진입로를 못찾고 직진하면 길이 험해 곤란하다.
정상에서는 비슬산 조화봉 청도 남산 등의 산군이 의장대처럼 도열한 화려한 조망이 열린다. 진행방향 기준 왼쪽길로 하산로를 잡으면 시원하게 뚫린 숲길을 따라 20여분 만에 산촌오지인 백록마을 고시원촌으로 내려온다. 고시원 앞마당으로 내려서는만큼 정숙을 유지하는 산꾼의 에티켓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 교통편
청도까지는 열차편이 가장 편하다. 당일산행을 위해선 오전 7시15분, 7시33분 열차를 이용하거나 늦어도 8시33분 열차를 놓쳐서는 안된다. 운임 4천1백원(화 목요일 할인혜택 적용). 55분 소요. 청도역 맞은편 청도공용버스터미널에서 우선 풍각까지 들어간다. 풍각방면 버스 이용. 오전 6시30분 첫차. 오전 7시20분 8시 8시10분 8시35분 9시15분 10시등 하루 21회 운행. 요금 900원. 25분 소요. 풍각버스터미널에서 각북방면 새마을.시내버스나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8시 10분 첫차. 각각 1시간-1시간 30분 간격 운행. 요금 530원(시내버스) 600원(직행).
백록마을(우록2리)로 하산해서는 우록1리까지 2Km정도 걸어내려와 대구행 439번 노선버스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가 열차를 이용할 수있다. 하루 9회 운행. 첫차 오전 6시 막차 오후 10시17분. 1시간 30분 간격 운행. 대구를 경유하는 것이 번거로울 경우 청도로 바로 갈 수있는 간편한 길도 있다. 우록1리에서 다시 2Km 떨어진 삼산면소재지까지 걸어나와 팔조령을 거쳐 풍각까지 가는 버스를 이용한다. 30분-1시간 간격 운행. 막차 오후 8시40분. 요금 1천4백원. 풍각서 청도까지 오후 9시25분까지 차가 있다. 요금 9백원. 청도역에서 부산까지 가는 열차는 10시55분이 막차. 청도역 (0542)3727788.
고시촌이 자리한 산간오지 백록마을구판장(0537678094)은 술과 식료품판매 뿐만 아니라 인심좋은 대구출신 주인아주머니가 가게앞 넓직한 공터의 벤치에서 국수 밥 라면 돼지고기등을 내놓기도 한다. 일행이 많을 경우 미리 전화를 해놓으면 미리 준비해준다. 백록마을-우록1리-삼산면은 흑염소와 닭백숙을 전문으로 하는 토속음식점들이 즐비한 대구시지정 먹거리거리가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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