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통쾌 꼴통 히어로!
“네 눈의 가시가 되어주겠어!”
동네 오래된 중국집 소정각 아들내미. 어려서부터 남다른 미모로 명성을 떨쳤다. 잘생기고 싸움 잘하고 심성 착한 강복수는 한 때 설송고의 작은 영웅이었다. 교문만 들어서도 열광하는 여학생들의 시선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고, 오지랖이 태평양이라 온 동네 싸움은 다 끼어들어 해결사 노릇을 했다. 꿈도 없고 공부 머리도 없고 집안 돈도 없었지만 그게 뭔 대수라고. 하루하루 급식을 먹으며 친구들과 뜀박질만 해도 행복한 학생이었다. 학교는 그렇게 복수의 놀이공원이었다. 어느 날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자퇴로 포장된 퇴학을 당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모른 채 복수는 학교에서 쫓겨났고 그렇게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다. 어른이 된 복수는 여전히 잘생기고 여전히 싸움을 잘하지만 싸가지를 잃었다. 사람과 개가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개는 구하고 사람은 구하지 않을 만큼 인류애도 잃었다. 냉혹한 도시 남자가 되어 ‘당신의 부탁’을 수행하는 대신 돈을 받으며 산다. 이제 호구 따위 네버 절대 다시는 안한다며 눈앞에서 강물에 떨어진 사람을 보고도 돈 안 되니 안 구한다 했는데... 했는데... 결국 구하고 말았던 게 잘못이었다. 그게 철천지원수 애증의 첫사랑 손수정인 줄 누가 알았나!
복수가 꿈꿔온 재회는 일단 눈물 흘리며 참회하는 수정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하건만 실제 손수정은 미안한 줄도 고마운 줄도 모른다. 생명의 은인이자 전 남친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비난하자 심지어 우리 둘은 사귄 적이 없단다. 아니 이 여자가 그렇게 웃고, 업어주고, 입술까지 홀랑 뺏어가 놓고 발을 빼? 이런 시나리오는 복수 예상에 없었다. 오세호와 손수정이 자신을 두고 쑥덕공방을 하는 그런 시나리오도 예상에 없었다. 니들 마음대로 될 것 같아?
복수는 이제 빼앗긴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기로 한다. 쫓겨났던 학교로 다시 돌아가, 손수정과 오세호에게 복수하려 한다. 그런데 학교가 복수가 알던 그 학교가 아니다. 여긴 뭐야? 이게 학교야? 친구들과, 선생님과, 추억과, 사랑과 낭만이 있었던 학교가 왜 이 모양인데? 고이 접어두었던 복수의 오지랖이 또 한 접 한 접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더 이상 놀이공원이 아닌 학교에서, 불행에 찌든 아이들 속에서, 나이 든 꼴통 복학생일 뿐인 강복수는 무엇을 해낼 수 있을까? 망가진 작은 영웅의 서사시는, 잃어버린 첫사랑 이야기는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이상한 학교의 행복을 찾아, 복수가 돌아왔다!
박복한 팩트 폭력배.
“숨겨왔던 나의~더러운 성질 모두 네게 줄게”
여자 팔자는 예쁘기만 해도 금메달이라는데 손수정은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도도한 귀티가 흘러서 남자들이 접근을 못하고, 인생 조용하게 살고 싶은데 한 번씩 의식의 흐름을 막지 못 해 팩트 폭력배가 된다. 고생 많았다며 슬그머니 손을 잡는 교장에게 수고한 만큼 돈을 주시든가 왜 손을 주무르시냐고 묻고, 잠깐 들어가서 나 잘 때까지 자장자장만 해달라는 남자에게 자장자장 영원히 재워드릴까요 한다.
어려서부터 도와줄 사람 없이 자라서 혼자서도 못하는 것이 없고, 도와달라는 말도 할 줄 모르고, 가녀린 몸매에도 불구하고 힘까지 남자 못지않게 센, 입 맵고 손 매운 손수정. 인생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밤새도록 무식하게 외워서 주입식 교육 하의 시험은 잘 보지만 응용력은 없고, 거듭된 임용 고시 실패에 폐인이 된 손수정에게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고등학교 시절이 황금기다. 교복만 입어도 돼서 가난을 들키지 않았고, 예쁘고 착하고 똑똑한 반장으로 3년을 살았다. 성질 건드리는 꼴통 강복수를 만나기 전까지는.
손수정은 난생 처음 노래 가사를 이해했다. 강복수와는 ‘숨겨왔던 나의~ 더러운 성질 모두 네게 줄게’로 시작했다. 참다 참다 폭발해 강복수에게 막말을 퍼부은 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수정은 강복수를 생각하며 웃는 날이 많아졌고, ‘차가운 나를 움직이는 너의 미소. 닫혀 있던 나의 어두운 마음 모두 네게 열게. 지독한 내게 의미를 준 너의 사랑이 될 때 까지.’를 모두 섭렵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설송고의 기간제 교사가 된 수정은 여전히 먹고 살기 바쁘다. 아이들이 ‘어쨌든 최고로 잘 가르치신다.’ ‘선생님이 욕할 때 너무 좋다. 더해주세요.’ 이런 칭찬 가득 교사 평가 써준 거 읽을 때가 유일하게 웃는 순간. 집세, 생활비, 임용고시, 홀로 키워주신 할머니 병원비, 생존의 문제 앞에 고뇌는 사치다. 강복수까지 다시 나타나지 않아도 수정의 매일 매일은 충분히 버거웠다.
왜 또 강복수야. 왜 또. 그러나 강복수와 함께하는 학교생활은 자꾸 수정을 리즈 시절로 데려간다. 안정적인 사학 연금과 유급 방학이 탐나 선생님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손수정 선생님’을 불러주는 강복수 때문에 꿈을 꾸게 되었다는 게 기억난다. 수정을 유일하게 웃게 하던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 보이고, 수정을 구원했듯 아이들을 구해주는 강복수를 오지라퍼라 욕하지만 마음이 동한다.
알 거 다 아는 팩트 폭력배지만 현실 앞에 비굴했던 손수정까지 뒤집어 엎으려고, 복수가 돌아왔다!
열등감과 애증의 왕자님
“난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데. 넌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더라.”
설송고 신임 이사장. 미소년의 곱고 부드러운 얼굴에 항상 미소를 띠고 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것 같지만 설송고는 신분상승을 꿈꿨던 세호 엄마가 먹고 떨어진 이혼 위자료. 더 크게 해먹을 수 있었는데 내쳐진 억울함과 분함이 사무친 엄마 밑에서 들들 볶이며 뜨거운 철판 위의 개구리처럼 한시도 편할 날 없이 자랐다. 어릴 때부터 기사 딸린 차를 타고 오가던 세호는 차창 밖의 복수를 알고 있었다. 맨날 뭐가 그렇게 행복한지 크고, 시끄럽고, 유난한 소리로 웃는 애. 콧방귀를 뀌며 복수와 경현이 놀고 있는 모습을 훔쳐보곤 했다.
복수와 놀다가 걸려서 언제나 같은 엄마의 감정 폭발과 손찌검이 쏟아질 때, 세호는 처음으로 엄마에게 묻는다. 왜 안돼요? 왜 나는 복수처럼 놀면 안돼요? 왜 엄마는 복수 엄마처럼 나를 안아주지 않나요? 내가 뭘 잘못했나요? 복수는 나보다 멍청한데 걔네 엄마는 걔를 혼내지 않아요. 웃고, 안아주고, 나는 엄마… 복수가 되고 싶어. 그 날 이후 세호의 마음 저 밑바닥엔 복수에 대한 애증과 열등감이 자라났다.
그리고 손수정이 있었다. 나를 이긴 어이없는 애. 그리고 알고 보니 자신처럼 웃는 얼굴 아래 독기와 오기를 감춘 나보다 훨씬 불쌍한 애.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좋아하는 거였다. 손수정이 복수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세호는 자신이 손수정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세호는 모든 걸 갖고 환히 웃는 복수의 얼굴에 자신에겐 너무 친숙한 절망을 심어주고 싶어진다. 그러나 자신을 걱정하는 복수의 진심이 제가 가진 유일하게 따뜻한 것이라 그런 복수를 미워하는 자신이 더더욱 끔찍하다. 결국 복수가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고서는 슬프고 짜릿했다. 그래 너도 나를 미워해. 나에게 잘해주는 널 미워하는 내가 치졸하게 느껴지지 않게.
그날 이후 세호는 곧바로 유학을 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낸 것들로 마음 속 어둠을 덮은 채 당당하게 자랐다. 다시 만난 복수는 여전히 생각 없이 꼴통으로 살고 있었고, 자신은 다르다. 복수를 가지고 놀고 싶어 자신의 세상인 설송고로 불러들이고, 엄마를 밀어내는데 이용하는 것도 다 쉬울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강복수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수정은 여전히 세호의 진심을 몰라주고 세상 물정 모르는 강복수의 환상에만 점점 환호한다. 이대로는 견딜 수 없다. 이번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복수를 이겨야만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첫댓글 유승호 제발이번엔 잘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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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계속 생각해봤는데.. 복학하는거 아닌가 싶어 ㅋㅋㅋㅋㅋㅋㅋ 조보아가 선생님이라
나이대 좋네 또래
곽동연은 자꾸 나이 많은 역할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비주얼 좋다ㅜㅜㅜ아저씨 안나와서 좋아
근데 대체 몇살에 복학하는거지?
느낌이 29살? 왜냐면 09년 졸업이면 90년생이라는건데ㅎ
다 맘에 들어 ㅠㅜㅜ
이제야 말이좀 통하네
유치한데웃길거같닼ㅋㅋㅋㅋㅋ
승호 지낮 키가 너무 아쉽다..ㅠㅠ
전신 나올때 안습 ㅠㅠㅠㅠㅠ 한남 캐릭터 자주 하던데 이번에는 좀 괜찮은 역할 좀 골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