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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지방파괴술]나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몸은 본능적으로 ‘기아상태’가 왔다고 해석한다.
에너지 섭취와 소비가 밸런스를 이루고 있을 때에는 렙틴 분비도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음식 섭취량을 줄이면 신체는 본능적으로 우리 선조들이 경험했던 ‘기아상태’에 빠지는 위기상황이 도래할지 모른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바뀝니다. 지금의 셋포인트가 흔들릴 위험에 처하면 렙틴 분비가 요동을 칩니다. 예를들어 ‘의도적으로’ 체중을 10% 정도 감량하면 혈액내 렙틴 농도는 50% 이상 뚝 떨어지는 반면, 체중이 10% 늘면 20% 정도의 증가만 보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은 체중 감소에 대해서는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체중 증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살을 빼겠다고 식사량을 평소보다 계속 적게 먹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제일 먼저 갑상선 호르몬 농도가 줄어들면서 기초대사량이 뚝 떨어집니다. 에너지소비의 60~75%를 차지하는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니 체중을 계속 감량하려면 줄어든 에너지소비량보다 덜 먹어야 하므로 음식 섭취량을 더 크게 줄여야 합니다. 음식섭취를 자극하는 ‘허기' 신호는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 생리적 신호를 이겨내지 못하면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됩니다.
이를 악물고 ‘허기’신호를 참아내도 에너지소비를 극도로 절약하므로 체중은 잘 빠지지 않습니다. 욕심을 내어 단식을 하거나 식사량을 더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기초대사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저열량식(하루 800 칼로리 미만으로 섭취)을 하면 근육단백의 손실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근육단백이 줄어든다는 것은 제지방체중이 줄어든다는 의밉니다. 즉 기초대사량은 더더욱 떨어집니다. 골격근 체중의 손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이나 심장근육이 약해진다면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며 2주 이상 시행해서도 안됩니다.
단식이나 초저열량식 같은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기초대사량보다 많게 식사량을 조금만 줄이는 방법이 저열량식입니다. 하지만 이역시 식사량을 줄이면서 나타나는 기초대사량의 감소와 ‘허기’신호의 증가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왜 체중증가는 막지 못할까? 렙틴이 식욕과 에너지소비를 조절한다면 왜 체중이 마냥 늘어나는 것은 막지 못할까요?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방량이 많아질수록 농도가 증가합니다. 렙틴이 어느 수준까지는 식욕을 조절해주지만 ‘허기’ 같은 생리적 욕구가 아닌 가짜 배고픔(스트레스 때문에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더 먹는 경우)이나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과식을 할 경우 등 지방조직이 계속 늘어나면 렙틴에 대한 자극이 둔감해집니다. 렙틴이 신호를 뇌 시상하부에 전달하려면 혈액-뇌 사이의 장벽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뇌에서는 렙틴 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포화상태가 되면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혈액 내 렙틴농도가 마구 올라간다고 해서 뇌에서도 한없이 렙틴 농도가 함께 증가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렙틴 수용체나 운반장치가 지나치게 무리하게 되어 둔감해지면 더더욱 이 장벽을 통과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를 ‘렙틴 저항성’이라고 합니다. 비만한 사람들은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들보다 혈액 내 렙틴 수치가 훨씬 높은 데에도 ‘렙틴 저항성’ 때문에 뇌는 자기 몸의 지방조직이 과잉으로 축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체중이 한없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렙틴 저항성은 아주 뚱뚱해질 때에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고, 폭식이나 야식증후군 같은 식사장애와도 연관이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고지방 식사를 즐길수록 렙틴 저항성이 잘 생깁니다. 결국 셋포인트를 넘어서서 지방 축적이 계속 증가할 것이고 환자들은 어느순간 비만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인슐린 렙틴과 함께 체중과 체지방을 콘트롤하는 뇌에 신호를 보내는 또하나의 중요한 호르몬이 바로 인슐린입니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바로 분비되기 때문에 지방조직이 많을수록 그와 비례해서 혈액 내 렙틴 농도가 증가합니다. 인슐린 분비량 역시 체내 지방조직이 많을수록 증가한다.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들은 매 끼니 식사 후에도 혈당은 140 mg/dL 아래로 잘 유지되며 인슐린 농도도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반면, 비만한 사람들은 식후 혈당이 140 mg/dL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많고 식후 인슐린 농도도 큰 폭의 상승을 보입니다. 특히 복강내 지방이 많을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합니다. 지방조직에서 지방산이 혈액으로 나오는 지방분해 대사는 인슐린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을 때 일어나는데 정상보다 높게 분비되었다가 늦게 떨어지는 인슐린 때문에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잃게됩니다.
인슐린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조직은 주로 근육과 지방이지만 뇌의 시상하부에도 신호를 전달하여 마치 렙틴과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실험동물에 인슐린이나 렙틴을 뇌에 직접 주입하면 음식섭취가 줄어들고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면서 체중이 감소합니다. 하지만 인슐린 분비가 과다해지면(즉 인슐린저항성이 생기면) 원치않는 지방 축적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렙틴과 인슐린의 작용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체중과 체지방량, 심지어 체격과 체형도 유전적 영향을 받습니다. 내가 나이들어 어떤 체형을 가지게 될까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지금 체형을 보면 됩니다. 학자들은 비만의 경우 유전적 요인을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70%까지 얘기합니다. 셋포인트도 마찬가지여서 부분적으로 유전적인 소인이 있으므로 이를 인위적으로 완전히 바꾸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어느정도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체내 생리적 신호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셋포인트는 고정되어있지 않으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에너지 밸런스가 지속적으로 (+)가 되면 지방이 축적되고 지방세포의 숫자도 증가합니다. 셋포인트보다 높은 체중이 지속되면 우리 몸은 셋포인트를 올림으로써 여분으로 축적한 지방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셋포인트를 낮추려면 본능적으로 기아상태에 빠질지 모른다고 미리 불안해하는(?) 몸을 안심(?)시키고 지방을 조금 잃어도 생존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환경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피마 인디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미국 애리조나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피마 인디언들은 19세기 후반까지 사냥과 낚시, 농사 같은 활동적인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백인 이주자들로부터 수로를 빼앗기면서 가난과 영양결핍에 시달리게 되었고 미국 정부의 보조로 나오는 고지방인스턴트식품을 먹으며 연명해왔습니다. 오늘날 애리조나 피마 인디언들은 비만과 당뇨병 유병률이 55%가 넘습니다. 반면 멕시코 산간 지방에 살고 있는 피마 인디언들은 지금까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생활습관과 전통적인 식사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두 집단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종족이지만 비만과 당뇨병 유병률은 6% 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것은 유전적으로 뚱뚱해질 수 있는 여건을 안고 태어났어도 주변 환경을 바꾸면 뚱뚱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환경 변화에 아주 빠르게 적응합니다. 열대지방에 살던 사람이 북유럽 추운 동네로 이민을 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추위에 익숙해집니다. 물론 적응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은 더 많이 노력하면 됩니다. 내 몸의 생리적 기능이 아직 잘 돌아가고 있다면 일정기간 지속적인 (-)에너지밸런스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셋포인트를 충분히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체중감량 기간동안 지속적인 (-)에너지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 감시해주고 도와주는 ‘도우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셋포인트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환경과 생활습관의 변화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학자들은 셋포인트 대신 ‘settling point’라고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표현이든 컴퓨터 ‘리셋’ 버튼을 눌러 새로 시작하듯 나 자신의 셋포인트를 re-settling 시켜야 합니다. 필자는 셋포인트를 리셋시키는 데 본능적으로 강한 저항을 보이는 몸을 잘 다스릴 수 있게 도와주는 ‘도우미’입니다. 주위에 비만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진정 도움을 줄 수 있는 도우미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도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비만환자들에게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아직도 비만을 개인의 ‘의지력’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쉽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비만은 전문가에 의한 전문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병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리셋만의 다이나믹 지방피괴술 |
첫댓글 어렵다....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