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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위닝멘탈리티’란 상대가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강력한 자신감을 뜻한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독이 하기 나름이다.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상대와 실력 차가 있다고 해도 분위기를 타면 언제든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잘 나가는 강팀도 여러 가지 변수로 분위기가 꺾일 수 있고 이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패배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위닝멘탈리티는 약팀도 강팀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이다.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로 경기장에 들어서게 되면 상대는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보인 팀들을 살펴보면 위닝멘탈리티가 팀 전체에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구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자신감이 이들을 가장 높은 곳까지 이끈 셈이다.
위닝멘탈리티는 감독과 선수의 합작품이다. 서로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수장인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감독은 선수들이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빠르게 읽어야 하며 조금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분위기를 끌고 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호원대 홍광철 감독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라
경기도 의정부시를 연고로 하는 클럽팀 광동U18은 지난 2월 고성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로 유스팀인 대건고를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 2017년 말 팀 창단 후 전국대회 첫 우승이다.
광동U18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행보는 놀라웠다. 대전유성생명과학고, 천안제일고, 용인시축구센터U18덕영 등 강팀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정상을 향해 질주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프로 유스팀 대건고를 이기며 마침내 저력을 증명했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광동U18을 우승권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이들은 실력으로 자신들을 향한 시선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양현정 감독은 “코로나19와 부상으로 일부 선수들이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크게 욕심부리지 말고 준비한 만큼만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의 부담감을 줄여준 것이 우승으로 이어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현정 감독은 대회 기간 내내 끊임없는 소통으로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 위닝멘탈리티를 높이기 위해 선수들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양현정 감독은 “위닝멘탈리티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될 때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우리 팀은 경기에 뛰는 선수, 안 뛰는 선수 모두가 똘똘 뭉쳤다. 코칭스태프까지 모여서 훈련 전후로 파이팅을 외쳤다. 수시로 소통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용인시축구센터U18덕영과의 8강전이 고비였다. 사전에 철저한 영상 분석과 미팅으로 이들이 강팀이지만 충분히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이는 대회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꾸준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동계 훈련 때부터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다”고 밝혔다.
2월 군산에서 열린 2022 금석배 전국중학생축구대회에서 18년 만에 정상에 등극한 경신중도 우승의 원동력에 위닝멘탈리티가 있었다. 최진영 감독은 “팀 전체가 한마음으로 뭉쳤던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아직 어린 나이의 선수들인 만큼 다른 것보다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주력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잘하고 상대가 잘하는 것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이길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최진영 감독은 조금 더 확실한 동기 부여를 위해 당근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대회를 시작하기 전 선수들에게 내가 직접 수당을 주겠다고 이야기했다. 한 골 당 만 원,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을 경우 3만 원, 실점하더라도 승리하면 5만 원을 주는 식이다. 목표 의식을 조금 더 강화하기 위해서 제시한 방법이었는데 실제로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광동U18 양현정 감독
탑을 쌓듯 차근차근
축구 실력과 정신력 강화는 탑을 쌓아가듯 차근차근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위닝멘탈리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감독의 정성이 쌓이고 쌓여야 결실을 이룰 수 있다. 선수들을 한마음으로 뭉치게 만드는 것은 감독의 역량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닝멘탈리티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평소 감독의 커뮤니케이션, 행동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적용돼 만들어진다. 물론 감독도 사람이기에 매번 선수들과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유소년 레벨에서는 선수들의 성장에 있어 위닝멘탈리티와 동기 부여가 기량만큼이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점을 신경 써야 한다.
양현정 감독은 “내가 선수였던 시절에는 강압적인 분위기였고 욕먹기 싫어서, 혼나기 싫어서 (억지로) 했었다. 지도자가 된 후 지금 선수들에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왜 경기장에서 승리를 위해 똘똘 뭉쳐야 하는지 스스로 느낄 수 있게끔 도와줬다. 그게 위닝멘탈리티를 키우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위닝멘탈리티를 키우기 위한 감독의 노력이 벽에 부딪힐 때도 있다. 인생은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부딪혀 난관에 빠질 때는 단순한 동기 부여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위기관리의 기술이 필요하다.
최진영 감독은 “우리 팀의 경우 사춘기를 겪는 어린아이들이기 때문에 매 순간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고 분위기가 떨어졌을 때도 질책보다는 오히려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모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평소보다 칭찬을 더 많이 해준다. 꾸준한 격려가 위닝멘탈리티를 되살리는 방법”이라고 했다.
양현정 감독은 선수가 스스로 위기 극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양 감독은 “기술적인 훈련 만큼이나 정신력 훈련도 충실히 진행하고 있다. 단체채팅방에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올리거나 나의 경험담을 자주 풀어준다. 만약 누가 잘못을 했을 경우 절대로 그 선수에게 질책을 하지는 않지만 그 선수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는 하고 있다. 그래야 선수가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팀 분위기도 다시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유소년 레벨에서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위닝멘탈리티의 개념을 쌓았다면 대학 레벨에서는 조금 더 강한 정신력 훈련이 필요할 수 있다. 프로 진입 전 완성형 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의 일부분이다.
제58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우승팀인 호원대 홍광철 감독은 “선수라면 때로는 도전적인 플레이와 위험 감수도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대학 레벨 선수들은 안정적인 플레이만 하려고 한다. 정신력도 약한 선수들이 많다. 습관적으로 ‘멘탈이 나갔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때 강하게 이야기하려 한다. 유소년 때와는 다르다. 내가 볼을 뺏기면 동료들이 다시 뺏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조금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 소극적인 플레이는 안 된다. 실제로 이번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도 청주대, 용인대 등 강팀들을 만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노력 덕분이다. 경기장에서 동료를 믿고 과감한 플레이를 펼쳐야 위닝멘탈리티와 성적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경신중 최진영 감독(왼쪽)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위닝멘탈리티를 만든다
칭찬은 모두를 춤추게 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칭찬보다는 그 속에 뼈를 숨기는 것이 위닝멘탈리티와 선수 발전에 도움이 된다. 감독은 좋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분위기는 단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내심도 있어야 한다.
‘잘했는데 다음에는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오늘 이 부분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등의 발전 지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선수 스스로가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대가 바뀐 만큼 강압적인 어투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 위닝멘탈리티라는 자산은 모든 요소가 조금씩 더해진 결과물이다. 감독의 노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꽃을 피우는 것이다.
최진영 감독은 “객관적인 실력이 우리보다 훨씬 앞선 팀을 만나게 되면 쉽게 주눅들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그렇다. 그때는 지더라도 멋지게 져보자고 이야기한다. 대신 이 경기를 통해 우리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고민해보자고 한다. 부족한 실력은 금방 채울 수 있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우는 것은 정성이 필요하다. 지더라도 성의있게 최선을 다해야 위닝멘탈리티를 잃지 않는다”고 했다.
양현정 감독은 “위닝멘탈리티를 위해 지도자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도자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선수들에게 보여주면 존중받지 않겠는가? 마찬가지로 선수 스스로가 존경받을 수 있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가 강제로 분위기를 끌고 가려고 하면 위닝멘탈리티를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4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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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대학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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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