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록(槎行錄)』은 전식(全湜, 1563~1642)이 동지사(冬至使)가 되어 1625년 8월 3일에 한양을 출발하여, 이듬해 4월 15일에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수록한 기록이다. 제목의 ‘사행(槎行)’이란 뗏목(배)을 타고 다녀왔다는 뜻으로, 이 사행이 해로(海路)로 이루어졌음을 드러낸다.
날짜별로 날씨와 다녀오기까지의 노정, 각 노정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적고 있다. 또 시를 쓴 날에는 그 제목을 작은 글[小註]로 밝혀 놓았다. 전식의 문집인 『사서집(沙西集)』 권5에 실려 있고, 권1에는 『사행록』에서 제목을 언급했던 시 <배를 띄우다(舟行)>부터 <물에 빠져 죽은 모든 사람들을 애도하며(悼渰海諸人)>까지 총 29편이 실려 있다.
부록에는 전식이 사행을 떠나면서 24명의 사람들에게 받은 송별의 시문(詩文)의 모아져 있다.
수록된 내용 가운데 특기할 만한 것은 다음과 같다. 선사포(宣沙浦)에서 출발할 때에 수은어사(搜銀御史)로부터 받은 짐 검사, 출항에 앞서 평안한 뱃길과 무사귀환을 바라면서 해신(海神)에게 올리는 제사,
9월 4일
폭풍우에 가도(椵島)의 장수 모문룡(毛文龍)의 부하들이 익사한 사건, 모문룡이 조선이 자신을 홀대한다면서 사신과의 면담[見官禮]을 거부하려 함,
9월 23일
상사가 탄 배가 늙은 선원의 경고를 무시하고 큰 바다로 나섰다가 전복되는 위기에 처한 일,
10월 9일
해방도(海防道)의 관리가 사행원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삼(蔘)의 품질을 혹평하며 다시 받아간 일,
10월 29일
제남(濟南) 지역을 지나며 약탈 위협에 시달리던 일,
11월 8일
사신 접대를 주관하는 주객사(主客司) 관원들이 예물로 준 예단(禮緞)과 인삼 5근을 돌려주어 공물로 가져온 인삼 4근을 더 주어야만 했던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