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光復節) 나라꽃-무궁화(無窮花)
◀우리나라 꽃 (무궁화)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 ✕소통통 난타
◀한서 남궁억, 무궁화 운동 ◼한서 남궁억 기념관 소장 영상
◀무궁화 나라 ◼전영록
◀무궁화 ◼심수봉 ◼손태진✕에녹
◀무궁화(가곡) ◼바리톤 송기창
◉무더위에 마지막으로
엎드린다(伏)는
말복(末伏)입니다.
통상 이때쯤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가을의 기운이 조금씩
스며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35도 전후의 폭염이
여전히 숨이 ’턱턱‘
막히도록 만듭니다.
◉게다가 말복 이후에도
무더위가 물러갈
기색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일상이 돼버린 올여름은
아무래도 무더위에
좀 더 엎드려 있어야 할
모양입니다.
◉입추 뒤에 오는 말복이라
올해는 중복에서 말복 사이가
20일이나 되는
월복(越伏) 입니다.
그렇게 긴 시간을 줬는데도
무더위는 수그러들 기세가
별로 없습니다.
내일이 광복절입니다.
나라가 해방된 날입니다.
그런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통상
무더위로부터 해방되는
8월의 한가운데 날로
여기기도 합니다.
◉다음 주 22일이
무더위가 수그러진다는
처서(處暑)입니다.
아무리 기세등등한
무더위라도 그때쯤이면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사는 곳에서
북쪽으로 고개 하나를 넘어서면
강원도 홍천(洪川)입니다.
홍천 양덕원까지 자동차로
5-6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입니다.
고개 넘어 홍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반가운 친구들이 바로
가로수로 줄이어 서 있는
무궁화나무들입니다.
여름 들어 7월부터
무궁화가 피기 시작하면
홍천 전역은
무궁화동산으로 변합니다.
◉홍천이 무궁화의
고장이 된 것은 전적으로
이곳에서 무궁화를 키워
전국에 널리 보급 시킨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의
영향이 큽니다.
그 영향으로
한서 남궁억 기념관과
무궁화 수목원과
무궁화공원 등이
곳곳에 자리 잡아
여름부터 가을까지
나라꽃 무궁화와
무궁화 이야기가 넘실대는
고장이 됐습니다.
◉국내법에 무궁화를
나라꽃, 국화(國花)로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무궁화는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에 따라
관습법적으로 나라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기봉에 달린 무궁화 문양이
그 상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꽃이 돼 왔습니다.
◉무궁화가 나라를 상징하는
꽃이 된 것을
아주 오래전부터였습니다.
신라 최치원은 당나라에
보내는 국서에 신라를
‘근화향(槿花鄕)’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는 ‘무궁화의 나라’라는
의미로 신라를 일컫는
또 다른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고려 예종도 고려를
‘근화향’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금 부르는 무궁화(無窮花)는
한자어 이름이지만
중국에는 없는 말입니다.
목근화(木槿花)로 불렀던 이름이
여러 차례 변화를 거치면서
16세기부터 뜻이 좋은
‘무궁화’로 불렀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무궁화란 세종의 한글 창제
이후에 등장한 말입니다.
끊임없이 피고 지면서
끈기를 보여주는 이 꽃은
다함이 없다(無窮)는
무궁화라는 이름과
잘 어울립니다.
◉오늘 본 무궁화는
어제 본 그 꽃이 아닙니다.
어제 본 꽃은 밤이 되면서
봉오리 채 떨어져 버리고
아침에 새로 핀 꽃이기
때문입니다.
무궁화나무 한 그루는
매일 20송이에서 50송이의
꽃을 피웁니다.
그러면서 100일 동안
피고 지기를 계속합니다.
그러니까 무궁화 나무 한그루는
최소한 7월부터 10월까지
2천 송이 이상을 꽃 피우는
강인하고 끈기 있는 나무입니다.
무궁화가 나라꽃이 되고
항일운동가들이 민족의 상징,
항일의 상징 꽃으로 여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부르는
‘우리 나라꽃 무궁화’를
들어봅니다.
미취학 아동들도 구성된
인기 있는 브릴란떼(Brillante)
어린이 합창단입니다.
소통통 난타팀이 함께 합니다.
https://youtu.be/o-nZgCgcRKY?si=X6hL2SEKq6KzpIH7
◉홍천수목원은 문을 연 지
7년 됐습니다.
무궁화를 주제로 한
국내 첫 테마수목원입니다.
나라꽃 무궁화를 아끼고 키워서
보급에 힘썼던 독립운동가
한서(翰西) 남궁억(南宮檍)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서 홍천군이 정성 들여
가꾸고 있습니다.
◉80여 종의 무궁화를 포함해 ‘
1,200여 종의 수목을
키우고 있습니다.
16개 주제원을 운영하고
숲속 산책로 등을 마련해
휴식을 취하면서 즐기도록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무궁화
모습을 살펴보면서
나라꽃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배려했습니다.
은퇴 후 산촌에 내려온 때에
맞춰 문을 연 수목원이라
수시로 찾아갔던 친숙한
곳입니다.
며칠 전에도 광복절을 앞두고
새 단장에 바쁜 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홍천을
무궁화 고장으로 만든
한서 남궁억의 삶을
살펴 보고 지나갑니다.
장지연의 ‘是日也放聲大哭’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황성신문(皇城新聞) 사장을
지내는 등 언론인으로,
또 교육자로 독립운동을
이어가면서 여러 차례
옥고를 겪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918년 건강 악화로
선조의 고향인 홍천으로 낙향해
학교와 교회를 세웁니다.
그곳 모곡리에서 무궁화를 키우고
전국으로 보급하면서
나라꽃 무궁화를 통해
민족의 혼과 끈기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영상을 통해 그의 삶을
조명해 봅니다.
한서 남궁억 기념관에
소장된 영상입니다.
https://youtu.be/pX6wbgS-URM?si=QAN6WJA7wL08-Fq2
◉무궁화는 꽃이 제법
큰 편입니다.
5장의 꽃잎이 잔처럼
벌어져 있고 가운데에
붉은 테인 단심(丹心)이 있습니다.
거기에 수술이 솟아있는 것이
통상의 모습입니다.
5개의 꽃잎이 떨어져 있는
갈래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래쪽이 하나로
연결된 통꽃입니다.
무궁화는 2백 종이
넘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합니다.
원래는 붉은색이 도는 꽃이지만
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는
흰 꽃이 유명합니다.
이 흰 꽃은 한국에서
개량한 품종입니다.
전영록의 ‘무궁화 나라’를
들어봅니다.
https://youtu.be/D6KzV6TftMI?si=cRDcun4l8lu67otv
◉무궁화에는 벌레가
많이 꼬이기 때문에 나라꽃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한때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정보로
관리 안 하며
벌레가 끼는 것은 벚나무나
장미목 나무들이 훨씬
더 심합니다.
무궁화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서 조금만 주의해서
관리하면 건강하게 잘 자랍니다.
생명력이 강한 무궁화는
가지를 잘라 삽목을 해도
대부분 싹이 나와서
잘 번식합니다.
집안에 자라는 무궁화나무는
모두 그렇게 길러서
한식구가 됐습니다.
◉‘무궁화’란 이름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대중가요는
1985년 심수봉이 부른
같은 제목의 노래일 것입니다.
10.26으로 고초를 겪으면서
한동안 방송에 나서지 못했던
심수봉입니다.
가수 활동 재개 후
얼마 후인 1985년 그녀가
작사 작곡한 ‘무궁화’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이 노래도 금지곡이 되는
어이없는 일을 겪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없이 피고 지는 무궁화처럼
포기하지 않은 강한 정신을
노래로 나타내려 했습니다.
여기에 군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상징하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그런데 ‘눈물 없이 피진 않는다’,
‘포기하면 안된다’ 등의 가사에
선동하는 뜻이 담겼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렸습니다.
시대의 아픔이 빚어낸
해프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심수봉의 ‘무궁화’를 들어봅니다.
https://youtu.be/Y9cp-8PRoZU?si=iyZmocSNN_ciI1YD
◉무궁화는 환화(桓花)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태양과 같이 밝은 꽃’이란
의미입니다.
태양과 함께 꽃을 피우고 지며
다음날 다시 태양과 함께
새로운 꽃을 피웁니다.
무궁화 꽃잎 따라서
단심 선이 뻗어나가는 모양은
태양을 연상하게 만듭니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서
수천 송이의 꽃을 피워내며
다함이 없는 에너지를
보여주는 이 꽃을
‘태양의 꽃’이라 불러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심수봉의 ‘무궁화’는 이후
여러 가수가 자주 커버하는
인기곡이 됐습니다.
지난해 이 노래를 커버한
손태진 에녹의 듀엣송입니다.
https://youtu.be/N3xX3e68hKc?si=EXBvhYi7gSfYBN5Y
◉무궁화의 속명 Hibiscus는
그대로 무궁화 속에 속하는
식물을 총칭하는 영어 이름으로
사용합니다.
Hibiscus는 이집트의
Hibis 신을 닮았다는 뜻으로
히비스 신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주로 기독교에서 부르는
다른 영어 이름으로
‘Rose of Sharon’이란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성경에도 나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가나안의 샤론에서 피는
장미라는 의미로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무궁화를 샤론의 꽃으로
나타낸 우리 가곡 ‘무궁화’를
들으며 마무리합니다.
크리스천 바리톤 송기창입니다.
https://youtu.be/i4NDc87zoVk?si=46KGB2UcnDgKBsQd
◉무궁화는 1억 6천만 년 전에
이 땅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무궁화가 어디서 왔는지의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지만
그중 한 갈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존재해 온
꽃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나라꽃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광복절을 전후해
홍천수목원을 방문해
무궁화와 함께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무더위도 식히는
좋은 선택이 될 듯합니다.
무궁화가 피지 않는 봄에도
만날 수 있는
꽃과 나무들이 많아서
가볼 만한 곳입니다.
주차장도 넓고
입장료는 없습니다.
그곳 나무 그늘에 앉아
먹는 도시락도 별미입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모곡리 한서 남궁억 기념관을
들러도 괜찮습니다.
시간이 날 때
한 번쯤 가볼 것을
추천합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