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몰라도 사람들이 나에게 부러워할 딱 한 가지는 분명히 있다. 그것은 나의 잠 습관이다. 소위 업어가도 모른다는 말이 나에게 해당한다. 일단 잠이 들면 깊은 잠에 빠지고 새벽이 될 때까지 깨지 않는다. 그리고 졸리면 그 졸음을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전하다가도 졸리면 빨리 차를 세우고 5분이라도 자야만 한다.
연합회 출장을 다닐 때 같이 일하던 목사님과 함께 가게 되면 우리는 “누가 먼저 잠드나?”를 가지고 경쟁했던 경험이 있다. 서로 먼저 자기 위해 잠자리에 누워서 이야기를 조금 하다 보면 대부분 2~3분 안에 나는 잠들어 버렸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 동료 목사님은 도무지 이길 수가 없다고 말하곤 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목사님은 세월을 거꾸로 사는 사람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세월을 이길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그 이야기를 듣는 이유 한 가지를 찾는다면 나는 나의 잠자는 습관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자야만 잘 자는 것일까? 그리고 수면은 우리 건강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 것일까? 최근 학자들은 사람의 잠과 건강의 연관성에 관한 많은 연구 논문을 내놓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일찍 그리고 푹” 자는 것이다. 대답은 이렇게 간단하지만 어디 일찍 그리고 푹 자는 것이 내 맘대로 되는 일인가? 정답을 알아도 내 맘대로 안되는 사람들이 수면제를 처방받아서 먹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 불면증은 아니더라도 성인의 삼분지 일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불면증과 치매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다.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고 더 일찍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잠을 분석하고 연구한 학자들은 사람들의 잠에는 사이클이 있는데 그 사이클은 네 단계로 구성돼 있다고 말한다. 한 사이클이 약 90분 정도 지속되고, 보통 하룻밤에 다섯 번 정도 반복되는데 처음에 비몽사몽 하다가 얕은 수면 상태인 N2로 들어가고, 그다음에 깊은 수면인 N3로 들어간다. 이 깊은 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뇌파가 매우 천천히 흐르게 되는데 이것을 서파(Slow wave) 수면이라고 부른다. 이 서파 수면을 할 때 뇌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하수구가 열려 오·폐수가 쏟아지듯 뇌의 노폐물이 뇌척수액의 흐름을 타고 밖으로 콸콸 배출된다. 평소보다 수십 배 많은 찌꺼기가 씻겨나간다는 것이다. 최근에 학자들은 이 서파 수면이 매년 1% 감소할 때 치매 위험률이 27%나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잠이 없어지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서 치매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의 질과 치매는 강력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잠은 안녕하십니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대인 성인 남녀의 삼분지 일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면 오늘 이 주제는 어쩌면 여러분에게 매우 긴요한 문제일 수 있다. 해답은 있는가? 분명히 있다. 그것은 바로 맨발 걷기다. 맨발 걷기를 실천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현상이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맨발 걷기를 하고 난 뒤 “오랜만에 푹 잤다”는 말을 한다. 이것은 일부 사람들의 경험이 아니고 맨발 걷기를 하는 거의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잠 부족은 사실상 치매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치매가 시작되고 나면 불면증이 오히려 더 깊어 진다는 것이다. 치매의 악순환인 셈이다. 따라서 치매가 시작되기 전에 불면증의 사슬을 끊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 지금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0일 대한 노인회(회장 김호일)는 맨발 걷기 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와 업무협약을 맺고 맨발 걷기를 통한 치매 예방 캠페인을 벌여 나가기로 서로 협의했다. 노인들이 질병의 고통 속에서 약을 매일 한 주먹씩 먹다가 요양원이나 병원에서 누워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맨발 걷기로 극복하고 치매 예방은 물론이고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다. 부디 이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인들이 흙으로 지어진 우리 몸을 바르게 이해하고 몸의 근원인 흙과 멀어지는 신발의 삶이 아니라 엄마와 같은 흙을 가까이하는 맨발을 삶을 살아서 질병의 고통과 더 멀어지고 치매 없는 삶을 살았으면 참 좋겠다. “여러분의 잠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