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시> 새 생명의 요람
-원자폭탄 비화-
栗原 貞子(구리하라 사다코)
필하(시인, 번역가)옮김
허물어진 빌딩 지하실의 밤
원자폭탄 부상자들은
촛불 하나 없는 캄캄한 지하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피 비린내, 주검이 썩는 내, 땀에 절은 훈기, 신음 소리
그 와중에 뜻밖의 소리가 들려왔다.
“아기가 태어난다”
칠흑 같은 지하실에서 지금, 진통이 시작된
젊은 여인
성냥개비 하나 없는 지옥에서 어떻게 하면 될 것인지
사람들은 자기의 아픔을 잊고 함께 걱정 했다.
문득, “내가 산파입니다. 아기를 받지요” 하는 이 있다.
좀 전까지 신음하던 중상자다
이리하여 암흑의 지옥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
피투성이 산파는 새벽을 기다리지 못하고 목숨을 거두었다.
반드시 태어나게 해야지
이 세상 숨을 쉬게 할거야.
내 목숨을 버리더라도..... (‘12.7.1)
구리하라 사다코(栗原 貞子) 히로시마(廣島/원자탄 투하 도시)출생. 시집에 「검은 알」 「히로시마라고 할 때」, 「미래는 여기에서 시작 된다」. 저서에 「핵시대에 산다」등....
번역노트
원 제목은 「生ましめんかな」(꼭 태어가게 하겠다는 산모의 결심의 의미)였으나 내용과 정서의 한국적 축약을 위해 고민 하다가 개제하였음을 알려둔다. 작자의 이해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