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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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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사랑방 스크랩 입안에 가시가 돋아서 하는..... 이야기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95 14.05.27 15:28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한참 글을 안 올리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느낌입니다. (ㅎㅎ)

그런데 뭐 하느라 짬이 잘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사소한 이야기부터 해야지 했는데 이 글도 이틀이나 걸렸습니다.

 

 ......랑이와 단이를 키우다 보니 이웃집 개에게도 눈길이 가고,

어쩌다 고양이 세 마리까지 키우니 길에서 만나는 들고양이들도 눈에 들어 옵니다.

그런 사소한 이야기입니다.

 

저희집과 가장 가까운 옆집 할아버지 댁에도 누렁이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 녀석은 동네 어귀에 들어선 사람이 집앞을 훨씬 지나쳐 갈 때까지 죽어라 짖어대는데 알고보면 겁보여서 그러지요.

꼬리를 완전 말아 넣은 채 제 집을 들락거리며 정신없이 짖으니까요.

그게 안스러워 한 번씩 먹을 걸 갖다주었더니 저나 제 차만 보아도 풀쩍풀쩍 뛰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갔더니 개집이 비어 있었습니다.

개장수에게 팔았다고...

집으로 돌아오며 맘이 짠했습니다.

데려 와 그 자리에 묶인 채 거의 풀려나 본 적이 없는 녀석이었는데....

이사 와서 7년째인데 세 번째 일인 것 같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 수바라지와 농사일, 집안일을 다하면서도 언제나 평화롭고 느긋하신 분이신데 

할아버지에겐 나름의 규칙인 것 같습니다.

데려와 대문께에서 집을 지키다 두어 해 지나면 팔고, 탈이 나도 팔지요.

너무 오래 키우면 사람말 알아 듣는 영물이 된다고....

 

그 다음날 마당에서 일하는데

말도 몸도 어눌하신 할머니가 빈 개집을 쳐다보며 그냥 소리를 지르고 계셨습니다.

말씀을 못 하시니 의사 소통이 안 되므로 혹 개를 판 걸 모르셨나 싶어 달려 갔더니

그 커다란 개집 구석에 콩알만한 하얀 강아지가 발발 떨고 앉아 있었습니다.

할머니 딴엔 뭐라고 말을 걸고 있었지만

강아지는 난데없이 낯선 곳에 와 제 몸보다 무거운 목줄에 매인 채 고함 소리까정 듣고 있었으니....

쫄아 있는 녀석을 억지로 당겼더니 오줌까지 싸면서 나온 녀석입니다.

 

 

보나마나 사료는 먹지도 않았을 것 같아 우유를 조금 담아다 주었더니 겨우 입을 축였습니다.

어미 떠나 낯선 곳에 와 눈길에 벌써 눈치까지 얹혀 있는 모습이 가여워 목줄을 풀고 안아 주었더니

제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는 발발 떨던 것도 끄응끄응 내던 소리도 차츰 가라앉고는 잠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 말씀이 조금 전 풍산 장에서 5000원에 사오셨다고....

 

 

그랬는데 그 다음날인 바로 어제..... (아휴 참....)

다시 우유를 가지고 가니 녀석이 어제보단 훨 나았습니다.

우유 먹고 개집 밖으로 내려놓아 주니 표정도 밝아지는데 가만 보니 그 하얀 몸에 무엇인가가 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뒤집어 보니 고추 부근에 진드기가 몇 마리나, 다리에도 슬금슬금.....

집에 와서 급한 대로 에프킬라를 찾아 갔더니 할아버지가 오셨습니다.

노는 날이라 시내를 한참을 돌아다녀서 동물병원 문 연 곳을 찾았다고...

뿌리는 진드기 약을 사오셨습니다.

바르는 약은 비싸기도 하고 그걸로는 개집 자체는 해결이 안 되겠지요.

뿌려주는 걸 보고 돌아서니 그 역시나 맘이 짠했습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시내를 다녀오셨으니 그런저런 것들도 할아버지의 사랑 방법이고, 그 댁에 오는 녀석들의 운명이구나 하구요...

 

다음은 고양이 이야기....

사진 속 아기 고양이들....

지난 화요일 아기 고양이 6마리가 박스에 담긴 채로 교문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사료 조금과 물까지 담긴 채로...

아마 태어난 지 한 달쯤 된 것 같습니다. 얄진이가 희호재에 올 때처럼...

똥그란 아가 눈에 뽀족한 꼬리....   새끼 고양이만큼 이쁜 것도 없다던 말이 절로 생각나게 했지요.

 

그렇지만 누가 버렸는지, 이 녀석들을 우째야 할지? .....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갔지만 박스 위로 올라와 도로로 나설 것 같아서

아이들과 함께 들고 학교 강당으로 옮겨다 놓았습니다.

세콤 때문에 퇴근길엔 내놓아야 한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하교길에 아이들이 한 마리씩 가져 갔습니다.

아이들 마음처럼 집에 가서도 환영받고 이쁨 받으며 클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퇴근길 누군가가 보니 오토바이 아저씨 한 분이 교문께에 기웃거리더라고 했지요.

물과 사료를 챙겨 학교 앞에 놓은 걸 보니 그 분도 나름 고양이를 걱정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단지 끊임없이 번식할 녀석들을 키울 수가 없어서일 거라고 이해했지요.

 

 

아래는 희호재의 고양이입니다.

ㄴㅁㄲ이 만든 저 장이 때론 3층 침대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집에 온 누군가는 너무 하다고... 자기를 달라고 했지요.(농담으로...)

얄진이와 그 아래 (흰)둥이, 멀찌감치 있는 녀석이 겁보인 (깜)장이이지만

ㄴㄱㄲ은 곤지라븐지 진팔아, 흰팔아, 깜팔아.... 하고 부르지요.

랑이를 용팔이라고 하는 것처럼....

그러고 보면 우리집 단이만 그대로 단이이네요. 

  

 

ㅎㅎ 입안의 가시가 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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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5.28 10:28

    첫댓글 그리 그리 하여 정들어 갑니다. 떠날 때는 한 없는 슬픔을 남기고....

  • 14.05.28 12:29

    고양이는 개와 많이 다른데, 사냥을 하여 주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흔히 자랑한다고 하는데
    연구에 의하면 주인에게 '너도 이렇게 잡아보라'고 교육 시키는 거라는데요.

  • 작성자 14.05.28 13:18

    sbs 동물농장에 보은하는 고양이 이야기 정말 신기했지요.
    들고양이가 밥주는 사람에게 두더지 잡아다 앞에 놓았다가 기절초풍하니
    담엔 두더지 크지만한 공사장 실장갑을 물어와 신기해서 칭찬했더니 마당 한가득 밤이고 낮이고 쉴새없이 물어오는....
    고양이는 쿨하지요. 전혀 매달리지 않으면서도 가끔씩 와서 씩씩 문대기로 정을 내지요.

  • 14.05.28 12:46

    ㅋㅋ 나는 정 주기 싫습니다. 지금 사는 것도 벅찹니다. ㅎㅎㅎㅎㅎ

  • 14.05.28 13:45

    개도 이쁘지만, 고양이 하는 짓도 참 이뻐요! 집이 대궐이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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