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는 6년 전인 2019년에 창원시보호소에 입소한 아이입니다. 입소 당시의 루비는 지금처럼 눈을 잃지 않고 건강한 아이였다고 합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순한 루비를 입양을 보내보려고 보호소에서도 나름대로 애를 썼지만 믹스견인 루비를 입양보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2019년 7월 창원시보호소 입소 당시의 루비 사진과 공고.
회원님들께서도 알고 계시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유기견들은 시보호소 입소후 10일간의 공고 기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 안락사로 처리합니다. 그런데 루비를 5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시보호소에서 돌봤다는 것은 이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긴 시간 동안 루비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보호소의 작은 케이지에 몸을 의탁하다가 입소한 지 4년이 조금 넘었던 재작년 12월에 녹내장으로 두 눈의 시력을 잃어 적출하게 됐습니다. 아마도 다른 시보호소였다면 입소한지 4년이나 지나서 눈을 적출해야하는 의료행위를 해야할 아이였다면 안락사로 생을 마감시키려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창원시보호소에서는 그 때도 루비를 안락사 시키지 않고 두 눈을 적출한 상태에서 1년 3개월을 더 살려두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루비가 입소한 지 6년째인 지난 2월 26일에 팅커벨프로젝트의 품에 안기게 된 것입니다.
처음 그곳을 갔을 때에는 6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간 것이었는데 시보호소의 담당 실장님이 여섯 아이들을 켄넬에 다 넣고 차를 타고 이동하려고 할 때, 머뭇머뭇하다가 제게 "개인적인 부탁이 있습니다." 하면서 제게 앞못보는 루비를 보여주며 "이 아이가 이 곳에 6년이나 있었는데 더는 있을 수 있는 상황이 못되어 모레 안락사가 예정이 되었습니다. 이 한 아이만 팅커벨에서 데려가 주실 수 있으실까요? "
믹스견들, 노견들도 차별하지 않고 흔쾌히 구해서 가는 "이 단체라면 이 아이를 데려가주실지도 몰라"라며 어렵게 부탁을 했던 시보호소 실장님의 용기와 생각지도 않았던 부탁을 받았지만 그 순간 팅커벨프로젝트의 초심과 회원님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그래. 이 아이를 우리가 데려가지 않아서 안락사가 된다면 너무 불쌍하쟎아. 하늘이 주신 수명을 다할 때까지는 우리가 돌봐줘야지"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루비는 그렇게 정말 어렵게 어렵게 팅커벨프로젝트의 손길이 닿아 구조한 아이입니다. 그런 루비는 눈만 잃은 것이 아니라 안타깝게도 몸도 잘 가누지 못합니다 눈 적출 수술 이후부터 그랬다고 하더군요.
팅커벨의 품에 안겨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루비.
루비는 협력동물병원의 격리기간을 거쳐 서울 팅커벨 입양센터에 입소했습니다. 눈이 안보이는데다가 자기 다리로 서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있는 루비의 모습은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입양센터 견사 자기방에서 누워있는 루비
처음 낯선 환경에 온 루비였고, 이 아이를 어떻게 돌봐줘야할지 고민한 간사님들은 루비 방에 담요를 두툼하게 깔아주고 한 쪽 공간에는 배변을 할 수 있도록 패드를 깔아줬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을 못보고 처음에는 담요에도 배변을 했던 루비가 시간이 점차 지나며 그 공간에 익숙해져서 잠자는 공간인 담요가 아닌 배변 패드에 대소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대소변을 배변 패드에 보는 루비
눈을 잃어 앞도 못보고 네 다리로 서지 못해 옆으로 누워만 있는 루비였지만 최소한 자기가 자는 잠자리만큼은 깨끗이 지키며 대소변을 가릴 줄 아는 아이였던 것입니다.
루비는 다른 아이들처럼 산책도 다니지 못하고 뛰어놀지는 못하지만 팅커벨 입양센터라는 공간의 자기방에서만큼은 불안함없이 평화롭게 자기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루비 방에서 루비를 안고 있는 뚱아저씨.
루비가 6년간의 긴 시간을 창원시보호소에서 안락사 되지 않고 버텨냈던 의미, 그리고 그 긴 시간 이후에 팅커벨프로젝트의 품에 안긴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비록 얼마간의 시간이 더 주어질 지 모르지만 단 한 번이라도 더 사람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다정한 품안에서 쓰담쓰담을 받으며 평안함 속에 하늘이 주신 수명을 다 누리라고 하는 뜻은 아닐까요?
그런 루비를 불안해하지 않게 살아가는 동안 잘 보살펴주는 것이 우리 팅커벨프로젝트의 존재 의미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무모한 생각일까요?
동영상. 루비에게 작은 목소리로 '사랑해'라는 말을 전하고 있는 뚱아저씨.
첫댓글 비록 눈은 안보이고 몸도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아주 편안하게 따듯함을 느끼며 잘 지내준다면 너무 좋을것 같아요. 루비야. 마음으로 보는 너의 눈은 루비처럼 반짝반짝 아름답단다. 사랑해
감사합니다
예쁘고 건강한 아이만이 행복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지요.
물론 입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예쁘게 꾸민 사진을 올리고, 순하고 의젓하다는 것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유전학에서 '열성' 과 '우성'이라는 용어도 안쓴다고 하잖아요?
그냥 한 생명인거고, 사랑받기위해 태어났다는 말처럼 행복할 자격이 있는거고...
입양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은 굳이 우리 팅프 아니더라도 그런 기회를 얻기 쉽겠지요.
저는 저번에 루비를 데려왔다는 대표님의 글에 이게 바로 우리 팅프의 정체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비의 남은 생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즐거웠으면 합니다 ^^~
눈은 안보여도 걸을수 있다면 좋을텐데...
루비야 그래도 팅커벨에 안길수 있어서 다행이다. 입양자님까지 만날수 있다면 천운일텐데
어렵지만 기적을 기도해보고 싶습니다
루비가 왜 몸을 못 가누는지 진료를 보고 원인을 알 수는 없을까요?
또 물리치료 이런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지요? 상황을 잘 몰라 여쭙습니다.
몽이네님,
협력동물병원장님께 루비의 사진과 영상을 보여드리니 그것만으로는 알 수 없고, MRI 촬영을 해야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설령 원인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치료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뚱아저씨 MRI를 찍어 볼 수는 없는 건가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건지ㅜ알아야 하지ㅡ않을까요? 다른 전신상태가 너무 나빠서 루비가 얼마 살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원인을 파악하고 이후 계획을 세우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몽이네 루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중입니다.
먼저 MRI를 찍을 때 전신 마취를 해야하는데 지금 루비의 체력으로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걱정됩니다. 자칫 마취후 깨어나지 못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 현실적으로는 MRI 비용 및 그 후처치에 따른 많은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뚱아저씨 네..체력도 많이 안좋나 보군요…자세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몽이네 몽이네님께서 루비를 걱정하시는 마음은 대표인 저나 우리 팅커벨의 다른 회원님들이 다 같은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루비를 위해서 그냥 포기하기보다는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는 더 나은 치료 방법이 있는지 더 알아보겠다는 약속 드립니다.
제가 그동안 팅커벨에서 봐왔던 아이들 중 제일 신경이 쓰이는 아이인것같아요 ...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네요
넘 맘이 아프네요 ㅜㅜ
우리 루비 그래도 힘내보자
정말 이쁘게 생긴 아이였었네요
뒤틀림만 조금 덜하게 나아지면 루비가 한결 편안할텐데 라는 맘이 생기네요
팅프에서만이라도 안정되고 편안하게 지내길 바라며 기적을 기대해 봅니다
시보호소에서 루비처럼 오래 보호해주고 수술도 시켜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루비를 살펴주신 관계자분들 복 받으세요~~🙇♂️🙇♀️🙇
오래 걸렸지만 지금 루비를 팅커벨에서 만나게 된 건 늦게나마 열릴 루비의 꽃길이 있어서겠죠.
루비가 편안하게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루비를 꽃개로 만들어줄 가족도 짠~하고 등장해 주시길 바래봅니다.
루시야 환영해~^^
루비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보호소에서 버텨낸 것도,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배변을 가리며 깨끗함을 유지하려는 모습도 참 대단하고 대견합니다. 그리고 그런 루비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보살펴 준 보호소와 팅커벨프로젝트에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비록 루비가 자유롭게 뛰어놀지는 못하더라도, 이제는 사랑과 보호 속에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루비는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소중한 존재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루비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창원보호소 분들에게도 새삼 감사드립니다.
긴 시간 포기하지않고 루비를 안고 계셔주셨네요.
루비가 보이지않고 걷진 못해도 팅프의 목소리와 사랑은 느낄 수 있을거에요.
루비가 팅프와 함께 따뜻함을 느끼고 살았음 좋겠네요.
혹시 휠체어같은 거라도 가능할 수 있을련지...힘든 결정이셨을텐데 루비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루비가 걸을 수 있는 힘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루비에게 손길을 내준 모든분들께.. 감사합니다ㅠㅠ
아..너무맘아픈 아이네요ㅜㅜ 어쩌다 그 긴세월을 보호소에있어야했는지..또 어쩌다 양쪽눈을 다 적출해야했는지..맘이 아파서 글읽는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기적처럼 네발로 걷기만해도 좋겠어요. 루비의 팅커벨에서의 삶을 응원합니다~~
아~루비를 볼 때마다 맘이 아파요~~조금이나마 더 편안히 지내길 바랄 뿐~좋은 치료 기회도 잇길 기대해 봅니다~루비야 힘내렴🥰
남다른 "팅커벨의 정신"에 세상 감동스럽습니다.
루비에게 더좋은시간들이 기다리고 있길~~ 힘내!! 루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