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와 안경
최 순 태
우리 형제들은 모두 시력이 좋다. 아버지, 어머니도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쓴 적은 없다. 다만 큰형님이 안질이 있어서 근래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물론 부모님이 노안으로 돋보기를 사용하는 일은 있었다.
군대생활 중 휴가를 나왔을 때였다. 집에서 잠시 쉬다가 작은 형을 만나러 포항에 갔다. 형님은 회사에 출근하고 안경을 낀 형수님이 반갑게 나를 맞이하였다. 결혼식 하던 날 안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러한 모습을 보니 조금은 생소했다. 그날 예식장에서는 콘택트렌즈를 낀 것이다.
형제들은 거의 안경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조카나 형수들은 대부분 안경을 애용한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이 있을 터이다. 안경을 써 본적이 없는 나는 그들의 애환을 잘 모른다.
일명 목사(目四)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워서 땀을 흘릴 때나 비가 오면 상당한 불편을 느낀다고 한다. 안경렌즈에 서리가 생기면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도 허다하단다.
무더운 여름철 군대시절 방카작업을 위하여 모래 상차 작업을 하러 어느 지방 하천에 이르렀다. 부지런히 트럭에 삽으로 모래를 실어 출발시키고 더위를 식히려고 강물에 발을 담그다가 안경 쓴 어느 병사가 안경을 물에 떨어뜨렸다.
물살이 급한 강물 때문에 아무리 찾아도 안경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루라도 안경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고향의 부모님께 사정을 얘기하여 새로운 안경을 구입했다. 군대에서 안경까지 사 주지는 않는 까닭이었다.
소백산 비로봉에 눈 산행을 갔을 때였다. 계절은 추운 1월이었는데 온 산에 눈이 쌓여 장관을 이루었다. 곳곳에 펼쳐진 설화와 상고대는 나를 눈부시게 했다. 나는 미리 마련해 둔 선글라스를 쓰고 멋을 부려봤다. 맨눈으로 백설을 보면 눈을 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구입한 선글라스는 태국에서 장기재직공무원 해외여행을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당시에 같이 여행한 동료들도 거의 모두가 형형색색의 선글라스를 쓰고 여행을 즐겼다.
여름이 시작된 요즈음 평소에 안경을 쓰지 않는 사람도 눈을 보호하고 태양의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는 것은 필수가 되었다. 눈은 소중하기 때문에 시력의 손상을 미리 막는 조치가 필요하다.
나의 아들 두 명도 오래전부터 안경을 쓰고 있다. 공부와 TV시청 등으로 그렇게 된 것 같다. 집사람도 안경을 착용하여 우리 집에서 안경이 없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듯이 너무 각박한 삶을 사는 바람에 일에 찌들어 있다. 때로는 휴식을 취해가며 잠시 한숨을 돌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안과 의사들은 때때로 푸른 신록을 보면 눈 건강에 좋다고 한다.
내가 관광과에 근무하던 시절 안경을 쓰던 여직원이 어느 날 안경을 벗고 출근하였다. 연유를 물어보니 병원에서 라식수술을 받았단다. 수술 후 병원에 통원 치료하며 안약 투여 등을 하고 나니 새로운 광명을 얻은 듯이 개운하다고 했다. 그리하여 눈이 나빠 안경을 쓴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그녀가 겪었을 불편함을 헤아릴 수 있었다. 라식 수술도 적당한 때 전문적인 안과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모든 수술에는 부작용도 따르기 때문이다. 대상자 모두가 명심해야할 일이다.
나는 안경을 쓴 사람들은 더 이상 시력이 나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였으나, 우리 아이들을 볼 때 그렇지 않는 것 같다. 수시로 시력검사를 하여 자기 눈에 맞는 안경을 다시 맞추어야 한다고 들었다.
한번 나빠진 시력을 되돌리기는 참으로 어렵다. 살아가며 눈으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으려면 시력이 좋을 때 미리 눈에 해로운 행동이나 습관을 고쳐서 눈을 혹사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대구지역은 안경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며 특화되어 있다. 내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수출을 많이 하여 대구의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왜 대구가 안경 산업의 중심이지인가 의문이 간다. 안경이 돈벌이가 되어서 좋은 점이 있는 반면 우리 지역이 반드시 안경을 써야할 만한 이유라도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는 안경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아무리 안경이 눈을 대체한들 본래의 눈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선글라스는 예외이다. 안경과 선글라스는 목적이 약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생활하면서 눈에 유해한 환경을 만들지 않고 부모님께 물려받은 귀중한 눈을 혹사하지 말고 잘 관리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눈으로 온갖 사물을 보고 희로애락을 접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첫댓글 도수 안경을 사용하는 사람은 늘 안경을 생각합니다.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꼭 안경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예전에 야외에서 놀다가 안경을 깨트려서 곤혹을 치르는 사람을 보고 안쓰러웠습니다. 안경을 사용하여 책을 보는 저는 여행 가면 제일 먼저 안경을 챙깁니다.
시력이 안좋아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에겐 안경이 어느 효자보다, 어느 열부보다 더 친밀한 존재입니다. 남편과 아들은 떼어 놓고 여행을 갈 수 있지만, 안경을 데리고 가야 합니다. 정말 떼고 싶지만 뗄 수 없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최선생님 말씀처럼 시력이 나빠지기 전에 미리 눈 건강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안경이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된지도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안경이 없고 시각장애인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눈 뜨고 못보는 문맹자가 사라지고 있는 것 처럼 언제나 밝고 환한 세상을 상상해보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특히 눈은 한평생 잘 관리하여 세상을 밝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니까요.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좋던 시력도 어느 때부터 갑지기 나빠지고 돋보기를 쓰지 않으면 책읽기가 어려워지는 노안이 찾아 온다고 합니다. 잘 관리하셔서 좋은 시력이 오래오래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안경을 잃어버린 병사 이야기를 읽으니 아들이 고등학교 다닐때 기숙사에서 안경이 깨어졌다고 연락이 와서 해간 일이 생각나네요. 눈을 잘 보호해야겠지만 안경도 고마운 친구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안경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의 글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최상순드림
저도 백내장 수술까지 하면서도 안경을 쓰지 않습니다. 습관이 되지않아 선글라스도 사 놓고 쓰지 않으니 아직도 덜 답답한 모양이지요. 곧 예쁜 안경을 사야되지 싶습니다. 안경에 효용성 잘 읽었습니다.
안경 없이 생활 할 수 있도록 건강한 눈을 유지 할 수 있으면 더 없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못 한 것이 현 실. 그나마 안경이 있어 불편함을 해소 해 주니 다행이 아닐런지. 역지사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선글라스와 돋보기는 이미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눈을 보호하고 멋까지 장착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선글라스를 쓰면 왠지 어색해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안경은 인물을 바꾸어 주는 역할도 합니다. 잘 생긴 사람은 더욱 돋보이게, 늙은이의 주름을 가려주는 역할도 하지요. 수박색 썬글라스 껴고 한것 맴씨를 드러내는 아가씨들의 폼난 모습도 얼마나 보기 좋은지요. 최 선생님의 썬글라스도 선생님을 더욱 멋진 세계로 안내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