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205 --- 평범한 일상에서 일탈을 꿈꾼다
평상시 잘 지내다가 지루함을 느끼거나 생각지도 않던 것이 불쑥 떠오르는 때가 있다. 반발이나 반항하는 심리와는 거리가 있다. 바람이 좀 심하게 부는 날이 좋다.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날이 좋고 눈이 수북하게 쌓이는 날이 좋다. 그런가 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이 좋다. 이처럼 알 수 없는 일이 종종 생긴다. 감정은 항상 같은 것이 아니라 언제든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 싶다. 정상적인 평범한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갑자기 술에 흠뻑 취해보고 싶은가 하면 어디론가 정처 없이 훌쩍 떠나고 싶다. 이름난 관광지보다는 낯설고 한적한 곳이 떠오르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마음의 변덕이라기보다 단조롭고 반복된 일상에서 조금은 변화를 주고 싶은 것이다. 며칠 방황하듯 떠돌아보고 싶다. 얼핏 너무 엉뚱하지 싶기도 하다. 그런 과정이 너무 길거나 정도가 지나치고 일정 선을 넘어서면 방황하게 된다.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횡설수설할 수도 있다.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일상에서 살짝 벗어났다가 곧 되돌아올 수 있는 정상에서 비정상을 찾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큰 걱정거리보다는 잠시 호기심 같은 애교로 받아들여도 좋지 싶다. 그렇게 나돌아다니고 겪어보면서 가뿐해지기도 한다. 아직도 철이 덜 들어 그렇지 싶다.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을 맛보기도 하고, 너무 시끌시끌하면 한적한 산길을 걸으며 산사를 찾기도 한다. 무겁던 마음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다소 낯선 세계를 기웃거려 보는 것도 기분전환에 많은 도움이 된다. 쳇바퀴 돌 듯하는 일상에서 튀어나가는 막연한 심정이다. 푸른 하늘에 맑은 햇살이 쏟아지는 날만 좋은 것은 아니다. 흰 구름이 푸른 바다에 빙산처럼 떠다니는 모습도 좋고 비록 이름은 모를망정 몇 마리 새가 조잘조잘 날아다니는 모습도 좋다. 나뭇가지에 걸린 달이 스쳐 가는 바람결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도 멋들어지게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