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준 신부]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

[*Anna]

2024년 11월 18일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제1독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여라.>
▥ 요한 묵시록의 시작입니다.1,1-4.5ㄴ; 2,1-5ㄱ
1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그리스도께 알리셨고, 그리스도께서 당신 천사를 보내시어
당신 종 요한에게 알려 주신 계시입니다.
2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언,
곧 자기가 본 모든 것을 증언하였습니다.
3 이 예언의 말씀을 낭독하는 이와 그 말씀을 듣고
그 안에 기록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때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4 요한이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이 글을 씁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분과 그분의 어좌 앞에 계신 일곱 영에게서,
5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나는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2,1 “에페소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오른손에 일곱 별을 쥐고 일곱 황금 등잔대 사이를 거니는 이가 이렇게 말한다.
2 나는 네가 한 일과 너의 노고와 인내를 알고,
또 네가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사도가 아니면서 사도라고 자칭하는 자들을 시험하여
너는 그들이 거짓말쟁이임을 밝혀냈다.
3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4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35-43
35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36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37 사람들이 그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하고 알려 주자,
38 그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39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0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4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42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43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도 모두 그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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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요한 묵시록의 저자는 첫 장에서
자신이 집필하는 요한 묵시록에 대한 배경을 서두에 전하고 있습니다.1)

오늘 독서는 아울러 소아시아 믿음의 공동체에서
첫 번째로 에페소 공동체 교우들에게 보내는 서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 내용을 이룬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는 편지내용은 에페소 공동체에 보내는 것입니다.

서간의 본문은 이렇습니다.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묵시 2.2-5)

루카는 주님께서 예리코2) 가까이에서 눈먼 이를 치유해 주신 기적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길가에 구걸하고 있는 눈먼 이를 마주치십니다.

그 소경은3) 주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주님을 향해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 18,38)라고 부르짖습니다.

앞서 가던 사람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지요.
그러나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18,38 )하고 외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소리를 들으시고 가시던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이르십니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주님께서 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물어 보십니다.


그는 눈을 뜨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주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시지
그는 눈을 뜨고 나서 주님을 따릅니다.


소경은 인간이 할 수 없는
‘눈을 뜨게 되는 순간’이 있기 전까지는 많은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가장 큰 고통은 남들이 볼 수 있는 것을 볼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수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눈을 뜨기까지 받아들여야 했던
실망과 고통은 이제 기쁨으로 바뀐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가톨릭의 특징 중에 하나인 조용하고 내적 평화만를 추구하다보면
이기적인 신앙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냄새나고 흩어진 모습의 걸인인 소경을 매일 지나지만 무관심으로 대하던
예루살렘 주민들에게서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깔끔한 분위기의 미사전례에서 더럽고 냄새나는 거지이며
소경의 아픔에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회개가 전제 되어야 가능합니다.

혐오스런 나병환자에게 다가가시는 손을 내미시고
치유해주시는 주님을 우리는 생활에서 잊지 말고 따라야 합니다.

사랑을 외면하는 ‘눈뜬 소경’이 되지 않도록 우리자신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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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한 묵시록 저자는 주님의 열두 제자들 중에 한 명인 요한사도로 보고 있다. 그는 에게해의 파트모스에서 이 묵시록을 집필했는데, 학자들은 그가 고대 그리스 어에 능통하고 구약성경의 전통과 문헌을 이해하고 가르쳤던 인물이라고 밝힌다. 그는 에게 해에 있는 파트모스 섬에서 이 묵시록을 집필했는데 그리스도께서 보내신 천사를 통하여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계시를 받아 적는다. 그는 서두에서 이렇게 전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그리스도께 알리셨고, 그리스도께서 당신 천사를 보내시어 당신 종 요한에게 알려 주신 계시입니다.”(묵시 1,1)


요한묵시록은 총 22장으로 되어 있는데, 요한 서간 1-3과 함께 요한묵시록이 사도 요한에 의해서 기록되었다는 전통적인 해석이 지배적이었는데, 최근에는 사도의 직접적인 집필보다는 사도가 속했던 공동체의 신앙을 바탕으로 몇몇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문학적 형태는 묵시문학에 속한 것으로 로마 도미티아누스 황제 박해 시기인 기원 후 91-96년으로 보고 있는 것이 지배이다.


저자가 이미 언급했듯이 박해 받는 소아시의 일곱교회, 에페소, 스미르나, 페르가몬 티아티라, 사르디스, 필라델피아, 라오디케이아 교우들에게 편지를 쓴다(2,1-3,22) 그는 편지들과 함께 환시들(4,1-20,15)과 새 예루살렘(21,1-22,5) 순서로 집필한다. 그는 먼저 박해를 받고 있는 소아시의 일곱교회인 에페소, 스미르나, 페르가몬, 티아티라, 사르디스, 필라델피아, 라오디케이아에 차례로 편지를 씁니다. 그는 첫 번 째로 에페소 교회에 전하는 메시지는 회개이다. 그는 믿음의 공동체가 지금은 변했지만 주님께 대한 처음의 지녔던 사랑을 지켜야 한다고 독려한다.


  2) 예리코는 복음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루카는 예리코에서 소경을 만나고 또 자캐오를 만나신다. 그후에 이어서 예루살렘으로 향하신다.(루카 18,35-19,28) 마태오도 예리코에서 눈 먼이를 고쳐주시고 예루살렘, 올리브 산 벳파게에 다다르신다.(마태 20,29-21,), 마르코는 마태오와 같이 에리코에서 소경을 고쳐주시고 예루살렘이 보이는 벳파게와 베타니아에 가까이 이르신다.(마르 10,46-11.1) 공관복음사가들은 예리코가 예루살렘 입성을 알리는 도시이고 소경이 눈을 뜨게 된다. 이 도시는 구원의 본론이 시작되는 장소가 된다.


  3) 마르코는 이 장면을 좀 더 상세하게 기록하며 그 눈먼 사람의 이름을 ‘바르티매오’(마르 10,46)라고 밝히고 있다.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글쓴이: 말씀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