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최희섭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메사 피치파크에서 훈련을 끝낸 뒤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 출전할 준비를 하라는 말을 팀 버스 트레이너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최희섭의 스케줄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버스 트레이너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상의한 뒤 이같은 출전 통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개막전은 28일 오전 5시5분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스콧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최희섭이 상대할 샌프란시스코의 선발투수는 공교롭게도 왼손인 커크 리터다. 왼손 투수에 대한 적응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무대. 리터는 지난해 14승8패에 방어율 3.23을 기록했다.
최희섭은 이날 중심타선인 4·5번으로 나설 전망이다. 새미 소사는 3번 출전이 확정된 상태. 4번에 왼손 최희섭이 배치되고 5번에 오른손 모제스 알루가 투입될 경우 '우-좌-우'의 환상적 하모니를 이루게 된다.
최희섭은 "팀에서도 나를 4번에 넣고 싶어하지만 아직 못미더워하는 점이 있어 5번 정도에 배치될 것 같다. 개리 매슈스 타격코치가 최근 '5번이 타점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한 점에 비춰보면 5번에 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막전부터 선발 출격하는 최희섭은 적어도 초반에는 라이벌 에릭 캐로스 대신 선발 출전을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검증이 끝난 캐로스와는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 캐로스가 최근 팀훈련을 제쳐두고 허리 부상 후유증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어 적어도 시범경기에서는 최희섭의 출전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을 전망이다.
시카고 컵스-샌프란시스코전은 시범경기 개막전 중 최고의 빅카드로 꼽힌다. 베이커 감독으로서는 자신이 10년간 몸담았던 '친정팀'을 상대로 한 첫 공식 경기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신임 펠리페 알루 감독의 아들인 모제스 알루는 컵스의 중심타자로 나설 예정이어서 '부자 대결'도 흥미를 끌고 있다.
최희섭은 "소사 등 간판 선수들이 모두 선발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다. 분위기가 매우 고조돼 있다"고 말했다. 최희섭은 이제 미국 전역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