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뿔도 모른다”의 어원>
우리가 흔히 아무것도 모르거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상대방을 비하할 때 “쥐뿔도 모른다”와 ”좃도 모른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정작 이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옛날에는 자신을 낮추어 말할 때 “제가”를 “지가”로 호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제가”를 “지가”로 호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뿔”은 본래 자신을 지칭하는 “지”와 “뿌리”의 강한 발음인 “뿔”이 합쳐진 단어로서 “자기 뿌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말이었는데 상대방을 비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발음으로 전화되어 “쥐뿔”로 변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쥐뿔도 모른다”는 말은 “자기 뿌리도 모른다”는 뜻으로서 자기 혈통과 역사도 모르는 천박한 놈이라는 말이 된다.
“좃도 모른다”는 말도 우리는 대부분 쌍욕으로 알고 있지만 본래는 “조(祖)도 모른다”였는데 상대방을 비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발음으로 전화되어 “좃도 모른다”로 변했다고 한다. 결국 이 말은 조상(祖)도 모르는 천박한 놈이라는 말이 된다. 물론 이런 어원에 대한 명확한 학문적 근거는 없지만 상당히 설득력 있는 어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애비 없는 호로자식”이라는 말이 욕 중의 최고 쌍욕이듯 조상도 모르는 자는 뿌리 없는 나무처럼 언제 썩어 문드러질지 모르는 자이다. 이렇게 볼 때 몇몇 지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썩을 놈, 썩어 문드러질 놈”이라는 말이나 “좃도 모른다”는 말이나 천하에 몹쓸 망나니 같은 놈을 두고 하는 말임은 동일하다.
우리 민족은 지난 2천여 년 동안 수없는 외침을 받고 지배를 당해 오는 동안 정말 “쥐뿔(자기 뿌리)”도 모르고 “좃(조상)”도 모르는 민족이 되어왔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우리는 지하철의 손잡이가 되어왔다. 이놈이 잡으면 이놈 것이 되고, 저놈이 잡으면 저놈 것이 되어 왔다. 청(淸)놈들이 청요리를 소개하면 청요리가 곳곳을 뒤덮었고 양놈들이 양식을 소개하면 양식이 곳곳을 뒤덮었다.
어디 요리뿐이었던가? 우리가 어렸을 때 “부자나라들이 믿는 하나님”이라는 말은 전도사들이 애용하는 18번이었다. 배고프고 힘들었던 시절 사탕 하나, 쵸코렛 하나, 빵 하나씩을 나누어 주면서 부자나라가 믿는 신이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그 사탕 하나를 얻어먹는 재미에 빠져 교회에 나가곤 했다. 그 사탕 하나가 문화식민지, 정신 식민지로 가는 길인 줄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그저 쵸코렛이 너무 맛있어 “미제는 똥도 좋다”는 말을 떠들고 다녔을 뿐이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이 있다. 모든 걸 다 줄 것 같은 그들은 결국 모든 걸 다 뺏어간다. 그래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아프리카의 투투(Desmond Mpilo Tutu) 주교는 “서양인들이 들어왔을 때 우리 손에는 땅이 있었고 그들 손에는 성경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나갈 때 우리 손에는 성경이 있었고 그들 손에는 땅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쥐뿔(자기 뿌리)도 모르고 좃(조상)도 모르는 민족이 제대로 된 민족일까? “이양지 버린 몸”이라는 말이 시사하듯 마음이 무너지면 몸도 무너지는 법이다. 이제라도 무너진 정신부터 찾자. 범국민적 민족정신 찾기운동, 민족문화 찾기운동을 일으켜 보자. 그리하여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중심철학을 세워보자. 그들의 식민지가 되고 난 후 “그들이 나갈 때 우리 손에는 성경이 있었고 그들 손에는 땅이 있었다”고 천만번 후회해도 이미 “때는 늦으리”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