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은 소화관의 가장 마지막 부분이 끝나고 몸의 외부로 나가는 구멍을 말하고, 항문관(anal canal)은 대장의 끝부분인 직장을 몸의 외부와 연결시켜 주는 관(canal)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항문관은 해부학적 항문관과 외과적 항문관으로 나누어 정의되는데, 해부학적 항문관은 항문연(anal verge)에서 치상선(dentate line)까지로 2.5~3cm길이이고, 외과적 항문관은 항문직장륜(anorectal ring)까지이며 4~5cm길이입니다. 항문연(anal margin)은 항문 입구에서 지름 5cm 내에 있는 피부 부위입니다. 직장에서 항문관으로 넘어가는 부위인 항문직장륜(anorectal ring)은 치골직장근(puborectalis muscle)이라는 근육에 의해 형성됩니다. 항문직장륜 부위에서 장이 앞쪽으로 굴곡을 하게 되며, 이때 형성되는 항문직장각(anorectal angle)은 배변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 항문의 구조
항문관의 내부를 덮고 있는 점막은 항문관의 상부에서는 직장의 점막과 동일한 기둥 모양의 입방형 상피세포(columnar epithelial cell)로 되어 있고, 이행구역(transitional zone)을 지나면서 상피세포모양이 편평해져서, 하부는 편평상피세포(squamous epithelial cell)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장에서 항문관으로 내려오면서 내강이 좁아지는데, 이로 인해 항문관 내부의 점막이 접히게 되어 약 12~14개의 모르가니주(columns of Morgagni)라는 주름 모양이 생깁니다. 모르가니주 아래에는 항문관 중간 부위에 치상선(dentate line)이라고 하는 톱니 모양의 눈으로 구별되는 경계 부위가 있습니다. 이 부위에서 항문관 점막의 상피세포 모양이 바뀝니다. 상부의 점막 색깔은 분홍색이고, 하부는 자주색입니다. 항문연은 편평상피세포로 덮여 있는데, 이는 항문의 바깥 피부로 연결되어 합쳐집니다. 항문관은 괄약근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괄약근은 배변시에는 이완되어 대변이 배출되게 하고, 그 외에는 수축된 상태로 있으면서 배변되는 것을 막습니다.
3) 항문의 기능
항문은 직장의 대변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배변시에는 항문관 주위의 괄약근이 이완되어 대변이 배출되게 하고, 그 외의 기간에는 괄약근이 수축된 상태로 있으면서 대변의 배출을 막습니다. 괄약근이 약해지면 변실금이 생깁니다.
2. 항문암의 정의 및 종류
1) 항문암의 정의
항문암은 항문에 생기는 악성 종양(암)으로, 평균 60세 전후에 진단되는 드문 암입니다.
항문은 각 부위마다 다양한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세포들에서 다양한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편평상피세포암, 총배설강암, 악성 흑색종, 선암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편평상피세포암과 총배설강암이 가장 흔한 항문암입니다. 항문에서 발생하는 암은 조직학적 유형에 따라 환자의 예후 및 치료 방법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1) 편평상피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항문연과 항문관의 상당 부분을 덮고 있는 편평상피세포에서 발생합니다. 가장 흔한 약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편평상피세포암의 가장 초기 단계를 상피내암(carcinoma in situ 또는 CIS)이라고 하는데, 이는 보웬씨 병(Bowen’s disease)이라고도 합니다.
(2) 총배설강암(cloacogenic carcinoma)
항문이행부위(transitional zone) 또는 총배설강(cloaca)이라 불리는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종종 편평상피세포암의 한 형태로 분류됩니다. 현미경 상에서 편평상피세포암과는 약간 다른 모양을 보이나, 암의 행태나 치료 방법은 비슷합니다.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복회음 절제술이 있고, 최근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병합요법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5년 생존율은 약50% 정도입니다.
(3) 선암(adenocarcinoma)
항문에서 드물게 발생하여, 항문암으로서는 적은 비율로 나타납니다. 항문 점막 밑에 위치한 항문관으로 점액(mucus)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선(gland)에서 발생합니다. 또한 항문 주위 피부에 있는 땀샘의 한 형태인 아포크린선(apocrine gland)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직장선암과 같은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4) 파제트병(Paget’s disease)
아포크린선암(apocrine gland carcinoma)의 한 형태로 피부의 표층을 통해 퍼집니다. 파제트병은 몸의 어느 부위의 피부에도 생길 수 있지만, 흔히 항문 주위와 여성 외음부, 유방 피부에 생깁니다. 습진같은 양상을 보이고, 피하에 암종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는 동반된 암종이 피부 표면 부위에 있으면 국소적으로 절제를 합니다. 이에 비해 깊이 있으면 먼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병합요법을 시행하고, 그 후에도 암세포가 남아 있으면 복회음 절제술을 2차적으로 행합니다. 뼈에 생기는 파제트병과는 다른 병입니다.
(5) 기저세포암(basal cell carcinoma)
항문 주위 피부에 발생할 수 있는 피부암의 한 형태입니다. 얼굴이나 손처럼 태양에 노출되는 부위에 훨씬 많이 생기나, 항문에도 매우 드물게 생기며 특히 50대 남자에게서 자주 발생합니다. 대개 국소절제로 치료하지만, 드물게 크기가 큰 경우에는 복회음 절제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합니다. 5년 생존율은 73% 정도이고, 국소절제 치료 후 29% 정도는 국소재발하여 다시 절제술을 필요로 합니다.
(6) 악성 흑색종(malignant melanoma)
피부나 항문에 있는 멜라닌(melanin)을 만드는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입니다. 매우 드문 암으로 항문암의 1~2%를 차지합니다. 흑색종은 태양에 노출되는 신체 부분에 더 흔히 생깁니다. 만약 흑색종이 피부 깊이 침습하기 전이나 림프절로 퍼지기 전인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면, 장기 생존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흑색종은 초기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출혈로 환자의 약 50%에서 나타납니다. 그 외 통증, 배변 습관의 변화, 종괴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3. 항문암의 관련통계
2010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8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연 평균 178,816건의 암이 발생되었는데, 그 중 항문암은 남녀를 합쳐서 연 평균 212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11%를 차지하였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조발생률은 0.4건입니다.
남녀 발생건수는 남자가 연평균 102건, 여자가 연평균 110건이었습니다. 남녀를 합쳐서 본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5.5%로 가장 많고, 70대가 23.6%, 50대가 19.3%의 순입니다(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10년 12월 28일 발표자료).
조직학적으로는 2008년의 항문암 전체 발생 건수 212건 가운데 암(carcinoma)이 89.2%, 흑색종(melanoma)이 2.8%를 차지하였습니다. 암 중에서는 편평세포암이 51.9%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선암이 34.9%를 차지하였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