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가장 큰 알, 속이는 알, 비싼 알
잘 몰랐던 놀라운 알 이야기
『알이 데굴데굴 그림 사전』은 달걀부터 사람의 수정란, 공룡의 알까지 온갖 알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으로 시작하여, 생명과 생명력을 상징했던 흥미진진한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재치 넘치는 그림과 알찬 화면 구성으로 담은 지식 그림책이다. 스웨덴 그림책 작가 레나 회베리는 시골로 이사하고 닭을 키우며 더욱 커진 ‘알’에 대한 궁금증을 공부했고, 이 책에 흥미진진하게 풀어 놓는다.
『알이 데굴데굴 그림 사전』은 암탉의 난자가 매일 하나씩 난소에서 나팔관으로 이동하고 껍질까지 완전히 성숙하는 데 24시간이 걸리며, 30분 후 새로운 알이 자란다는 것부터, 알과 관련한 놀라운 기록들을 들려준다. 모래장지뱀의 알은 길고 말랑말랑하고, 개복치는 한 번에 알을 3억 개 낳고, 포유류인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도 알을 낳는다. 알을 낳고 부화시키기 위해 생물들이 택한 방법은 너무도 다양하여 생명의 강인함과 적응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사람 정자에는 냄새를 감지하는 분자가 있어 난자의 냄새를 감지한다는 최신 과학 정보도 흥미롭다.
이미 25,000년 전, 지중해 근처 모든 나라에서 닭을 가축으로 길렀고, 해적이나 선원들은 먼 바다로 항해를 나갈 때 닭을 배에 태워 달걀과 고기를 먹었다. 바이킹들은 지구가 알에서 시작되었다고 믿으며 ‘부활의 알’이라는 도자기 알을 만들었다. 중국 신화에서 우주를 알로 묘사했고 우리나라에도 난생신화가 있듯이 대부분의 문명권에서 생명과 생명력을 상징한다. 세계의 속담과 달걀을 생활과 치료에 활용했던 사례들도 재미를 더한다. 한편 영양가가 풍부한 달걀이 다른 고기나 우유보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적다는 것, 자유롭게 밖에서 뛰어다니며 사는 닭이 낳는 알을 원한다면 달걀에 찍힌 번호의 끝자리가 1인 달걀을 사자고 제안한다.
얼음에 대한 다채로운 정보를 담은 『얼음이 바사삭 그림 사전』에 이은 레나 회베리의 두 번째 책이고, 어린이를 위한 지식 그림책 너머학교 톡톡 지식그림책 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다.
달걀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놀라운 기록
요즘 우리가 기르는 닭은 인도와 자바섬에 살던 야생 닭의 후손이다. 이 야생 닭은 한해에 알을8~12개 정도 낳는다. 이 닭을 끊임없이 개량한 결과 오늘날처럼 거의 매일 하나씩 달걀을 낳는 닭이 탄생했다. 닭은 봄이 되어 낮이 길어져야 알을 낳는다. 하지만 공장처럼 큰 양계장에서는 한 해 내내 불을 밝혀 둔다. 그러면 닭이 겨울에도 쉬지 않고 알을 낳는다. 하지만 쉬지 않고 알을 낳으면 닭이 지키고 병들어서 한 살쯤이면 더는 알을 낳을 수 없게 된다. 물론 이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는 닭은 10~15년 정도까지 사는데 스웨덴에는 27살까지 산 ‘할머니닭’도 있다.
달걀 껍데기에는 작은 구멍이 10,000개쯤 있다. 병아리는 이 구멍을 통해서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다. 21일 동안 알 속에서 노른자를 도시락 삼아 먹으며 성장한 병아리는 스스로 껍데기를 깨고 밖으로 나온다. 한편 달걀 하나에 노른자 두 개가 들어 있는 일도 있는데 흔히 어린 닭이 이런 알을 자주 낳는다. 난소에서 난자 두 개가 동시에 떨어져 나와서 그런 것이다. 달걀 하나에 노른자가 9개나 들어 있었던 놀라운 기록도 있다. 노른자가 병아리의 도시락이라면, 흰자는 병아리의 경호원이다. 수분과 단백질로 이루어진 흰자는 알 속 병아리를 충격에서 보호하는 일을 한다. 또 흰자에는 효소가 들어 있어서 박테리아가 노른자로 침투하지 못하게 막는다.
세계에서 가장 달걀을 많이 먹는 나라는 일본이다. 한 사람이 한 해에 350개나 먹는다고 하니, 거의 매일 달걀을 먹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암탉이 매일 4,000만 개쯤 알을 낳는다.
가장 큰 알, 속이는 알, 가장 많은 알
닭뿐만 아니라 곤충과 파충류, 어류와 수중 생물 등의 알에 관한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알은 타조 알이다. 타조 암컷은 모래 구덩이에 20여 개 알을 낳는다. 타조 알은 평균 길이가 15센티미터이고, 무게는 1.5킬로그램이나 된다. 완전히 익히려면 한 시간 걸리는데 맛은 달걀과 거의 비슷하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키우게 하는 걸로 악명이 높다. 알의 색깔과 모양도 가짜 부모가 될 새의 알과 비슷하다니 놀랍다. 뻐꾸기 알은 다른 알보다 일찍 부화한다. 갓 태어난 뻐꾸기 새끼 등에는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다. 뻐꾸기 새끼는 여기에 닿은 알이나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낸다. 본능적으로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이다.
알을 가장 많이 낳는 동물은 길이가 4미터, 무게가 2톤이나 되는 개복치이다. 한 번에 알을 3억 개나 낳는다. 하지만 이렇게 낳은 알을 돌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해류에 휩쓸려 사라지거나 다른 물고기의 먹기가 된다. 그중 오로지 몇 개의 알만 새로운 개복치로 성장한다.
새우는 수컷으로 2년을 산 뒤에 암컷으로 변한다. 알은 새우의 머리에서 생기는데, 암컷 새우는 수정된 알을 배에 품어 부화할 때까지 보호한다. 해마와 실고기는 수컷이 임신한다. 물론 수컷이 알을 낳는 것은 아니다. 암컷이 수컷의 배에 있는 주머니에 약 2,000개의 알을 낳고, 거기서 수정이 이루어진다. 수컷은 알이 부화해 치어들이 헤엄쳐 나갈 때까지 알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한편 다른 곤충의 알집, 땅굴이나 수면 위, 거미줄로 만든 고치와 소똥 등 곤충들은 아주 다양한 곳에 알을 낳는다. 때가 되면 스스로 부화하는데 집게벌레는 부화한 새끼를 돌본다고 한다. 먼 옛날에 살았던 덩치 큰 공룡도 알을 낳았다. 공룡은 둥지에 20~40개의 알을 낳았고, 새끼가 부화하는 데 한 달쯤 걸렸다. 갓 태어난 새끼 공룡 몸무게는 10킬로그램쯤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알이 생명과 생명력의 상징인 이유
알은 아마도 인류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중요한 식량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이미 25,000년 전 지중해 근처 모든 나라에서 닭을 길렀다. 당연히 옛사람들은 알을 왕성한 생명력의 상징으로 여겼다.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에 달걀을 먹는 풍습이 있다. 달걀은 예수의 무덤이고, 달걀 껍데기를 깨는 것은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한 것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부활절 달걀을 채색하는 전통은 동유럽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데, 폴란드와 체코에서는 부활절 달걀 그리기 대회가 자주 열린다. 1885년, 러시아의 차르 알렉산드르 3세가 아내 마리아에게 선물한 달걀은 껍데기를 하얀색 에나멜로 만들었는데, 그 안에 금으로 된 노른자가, 노른자 안에는 금으로 만든 암탉이, 암탉 안에는 루비가 들어 있었다. 마리아가 이 달걀을 좋아하자 달걀을 만든 장인인 파베르제는 57년 동안 부활절마다 더욱 정교하고 화려한 달걀을 만들어 바쳤다. 이 달걀 중 일부는 현재도 남아 있으며, 2007년 파베르제의 달걀 하나가 경매에서 1,250만 유로(약 170억 원)에 팔렸다.
알은 영양가도 아주 풍부하다. 달걀에는 비타민C를 제외한 모든 비타민이 들어 있으며, 미네랄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달걀의 단백질은 근육이 자라게 하고 에너지를 제공하며, 노른자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 준다. 그러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적은 편이니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알은 둥글고 단순한 모양이지만, 알의 역할은 전혀 단순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알의 이모저모를 알아 가다 보면, 생명의 신비와 지혜에 새삼 감탄하게 될 것이다.
첫댓글 어떤 생명이든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