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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버슨의 은퇴.......
줄리어스 어빙,바클리 이후 필라델피아 76ers의 최고의 선수이자
2000년대 NBA의 아이콘인 그가 이제 떠납니다. 아직 확정된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겠죠.
옷걸이에 걸려있는 76ers 3번 유니폼을 꺼내서 보았습니다.
해맑은 얼굴로 코트를 종횡무진하면서 작은 거인이라 불렸던
필라델피아의 심장,아이버슨의 모습을 기억하고 마지막으로 정리해봤습니다.
1996년 6월 26일,Al은 전체 1순위 픽을 가지고 있던 필라델피아 76ers에게 1순위로
지명됩니다. 역대 가장 작은 1번 순위의 픽인지라 엄청난 관심을 모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범상치 않는 능력을 리그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대 최고의 크로스오버,번개같은 스피드,막강한 득점력을 바탕으로
첫 시즌 성적 23.5점-4.1리바-7.5어시스트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아이버슨은
보란듯이 신인왕을 차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저를 놀라게 했던 점은....신인이 겁이 없이 엄청난 배짱을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역대 최고의 선수인 마이클 조던을 상대로 매치업했을때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100%보여줬던 그의 모습에 엄청나게 끌렸었습니다.
그 어떤 선수라도 마이클조던이 앞에 있다면 긴장하고 떨고 자신의 기량을
다 발휘못하는 경우가 많건만....그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코웃음치면서
조던이 두렵지 않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엄청난 센세이션으로 루키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아이버슨은 곧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바로 새롭게 76ers의 감독으로 부임한 nba최고의 전략가인
래리 브라운입니다. 이렇게 해서 필라델피아의 황금기를 이끈 호빗 콤비가 탄생하게 됩니다.
아이버슨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그는
그뒤 아이버슨을 조련하기 시작합니다.
그에게 기량발전을 주문함과 동시에 아이버슨을 중심으로 짠 브라운식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스택하우스,웨더스푼,짐 잭슨등 기존에 있던 선수들을 방출하고
오 래틀리프,조스미스,애론 맥기,에릭 스노우 등을 영입하면서 점점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많은 팬분들께서 기억하고 있는 필라델피아 4개의 방패,1개의 창 시스탬은 이때부터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깐깐하고 고지식한 스타일의 브라운 감독과 마찰은 자주 있었지만 그의 말에 수긍해가며
아이버슨은 자신의 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립니다. 특히 초기에 아이버슨은 돌파만 극강이었지
슈팅 능력은 불안했기에 슈팅능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렸습니다.
1998-1999 시즌 브라운 감독은 래리 휴즈를 드레프트 하고 FA로 맷 가이거를 영입함으로서 아이버슨을 중심으로 한
4방패-1창 로스터를 갖추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으니 바로 1번을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스노우로 사용하고 180정도밖에 안되는 키의 아이버슨을
2번으로 기용한 것입니다.
크고 강한 NBA의 슈팅가드들을 상대로 과연 작은 아이버슨이 통할까?
그러나 비록 키는 작지만 아이버슨은 그들을 압도할만한 스피드와 실력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호재를 가져왔습니다. 28승 22패로 1991년 이후 필라델피아를 처음으로
플옵에 진출시키게 됩니다. 아이버슨은 이 시즌에 평균 26.8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첫 득점왕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뒤 1999-2000년 49승 33패의 성적을 기록한 필라델피아는 아이버슨,스노우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진출하는 저력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비록 강호 인디애나에게 패배했지만 이렇게 필라델피아가 상승기류를 탈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죠.
그 중심엔 The Answer가 있었습니다.
2000-2001 시즌은 기량으로나 팀성적으로나 아이버슨 역대 최고의 전성기 시즌이었습니다.
2월에 필라델피아는 쿠코치-래틀리프를 호크스로 보내고 최고의 수비형 센터인 무톰보를 데려옵니다.
돌풍의 핵인 래틀리프를 보낸건 아쉽지만 엄청난 수비력을 가진 무톰보와 아이버슨의 조합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필라델피아는 56승을 거두면서 리그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아이버슨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는 1983년 모제스 말론 이후로는
필라델피아 선수로는 그 누구도 누리지 못했던 수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잊을수 없는 영광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었습니다.
2년 연속 자신들을 플옵 2라운드에서 떨어뜨렸던 인디애나를
3승 1패로 가볍게 승을 거두었으며 2라운드에서는 빈스카터가 이끄는 강호
랩터스와 대 혈전을 치루게 됩니다. 여기서 아이버슨은 무려 두차례나 50득점을 넘기며
팀을 승리로 이끕니다. 대망의 동부 파이널은 레이알렌-로빈슨-카셀 빅3가 이끄는
밀워키 벅스,정말 강력한 팀이었지만 76ers에는 The Answer가 있었습니다.
결국 7차전까지 이끈 이 시리즈의 승자는 76ers였습니다.
필라델피아 최고의 스타였던 줄리어스 어빙이 보는 앞에서 아이버슨은
카셀을 녹다운시키고 밀워키를 초토화 시켜버립니다.
아이버슨과 선수들은 기뻐서 날뛰고 관중들은 필라델피아의 심장과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습니다.
영광의 파이널 티켓은 결국 아이버슨이 이끄는 76ers가 차지하게 됩니다.
파이널 상대는 샥-코비가 이끄는 최강 레이커스,서부 플옵에서 전승으로 올라온 그야말로
최강의 우승후보였죠. 많은 사람들은 전승으로 그들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예상대로 샤킬오닐은 처음부터 무톰보가 지키는 76ers의 골밑을 초토화시켜 버렸습니다.
그러나. . . . . 아이버슨은 엄청난 투혼을 발휘하여 48점을 폭발시키며 레이커스에게
첫패를 안겨주는 기적을 이루게 됩니다. 그것도 레이커스의 홈이었던지라 아무도 예상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의 힘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그뒤 무차별로 학살당해 결국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는데 실패하고 맙니다.
그러나 2001년의 지배자는 Al이었습니다.
온몸에 부상을 안고도 출전해 대활약을 함으로서
선수들의 투지를 불태우게 했으며 팬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뒤 래리 브라운이 떠나고 팀은 점점 하락세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아이버슨은 추억과 사랑을 담았던 76ers를 떠나 덴버로 이적합니다.
카멜로와 함께 그야말로 꿈의 득점콤비를 이루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년만에 트레이드되어 피스톤스로 갔으나 기존 선수들의 텃세와 시스템 적응 실패로 결국
피스톤스를 떠나지만 독불장군으로 낙인 찍인 아이버슨을 데려갈려고 하는 팀은 없었습니다.
겨우 그리즐리스와 계약을 맺었지만 겨우 3경기만에 결별을 고하고
다시 고향팀 76ers로 돌아오게 됩니다.
뜨거운 눈물과 함께 다시 돌아온 아이버슨이 코트위에 나타나자
76ers의 팬들은 필라델피아의 심장이었던 그를 위해 엄청난 환호성과 박수를 보냅니다.
그가 진정한 필라델피아의 프랜차이져 스타였고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알수있던 장면이었습니다.
그러한 팬들을 위해 Al은 코트 정중앙에 입맞춤을 함으로서 답합니다.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필라델피아에서 선수생활을 마칠꺼라 모두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많이 아프다는 이유로 결국 아이버슨은 도중에 팀을 떠나게 됩니다.
결국 끝내 필라델피아에서 선수생활을 마치지 못하고 터키리그로 가 마지막 선수생활을 보냈으나
부상으로 결국 은퇴를 선언합니다.
비록 말년이 너무나 초라하고 비극적인 결말이었으나........
그는 평생 잊을수 없는 열정과 불꽃같은 포스를 보여줬습니다.
비록 사정이 안되어서 팀을 떠났지만......
그는 필라델피아를 사랑했습니다.
필라델피아 팬들 역시 그를 사랑했습니다.
조만간에 그를 위한 영구결번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 필라델피아 홈에는 3번의 유니폼이 걸리겠죠.
비록 코트는 떠나나 그의 업적과 등번호는 영구결번되어 영원히 기억될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그를 사랑했던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것입니다.
제방 옷장 앞에는 영원히 당신의 유니폼이 걸려 있을것입니다.
훗날 자식들이 생기고 조카들이 생겼을때 누구의 유니폼이냐고 묻겠죠.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죠.
"필라델피아라는 팀의 심장이었던 최고의 선수의 유니폼이란다."
그동안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Al......GoodBye.....
"아이버슨은 NBA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다. 난 그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테판 마베리-
"가끔은 의자에 앉아서 아이버슨이 하고 싶어 하는대로 나둬야 할때가 있다"
-래 리 브 라 운-
"40점 정도면 잘 막은 것이다. 방심하다간 언제든 50점을 넣을수 있는 선수다"
- 데 릭 피 셔 -
첫댓글 추천합니다. 정말 정말 그립네요. 밀레니엄 스타들중 가장 안타깝고 아쉬운 선수가 바로 앤써와 씨웹인데 그둘이 뭉쳤을 땐 정말 기뻤는데 너무나 아쉽네요. 물론 MVP도 득점왕타이틀도 차지한 선수이긴 하지만 그의 재능을 NBA에서 모두 다 보여주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이 담긴 멋진 글입니다...ㅜㅜ
최고간지쟁이가 이렇게가는군요..2001년플옵은영원히잊지못할 퍼포먼스였죠
와~진짜 멋진글이네여..간략하게 커리어를 적었는데..앤써의 모든 커리어가 스쳐지나가네여^^ 정말 레이커스와의 파이널1차전은 잊을수가 없네여! 아마도 그해 헤이커스의 플옵 유일한 패배였던걸로... 앤써...정말 별명최고인듯...하지만 또하나의 별이 사라지네요..ㅠ.ㅠ
이대로 보내긴 싫으요...ㅜㅜ
정말 멋진선수인데..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