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뽕뽕다리’ 48년만에 재개통한다
광주시-서구, 11일 발산마을서
1960, 70년대 임동 방직공장과 양동 발산마을을 이어주던 광주천 뽕뽕다리. 광주 서구 제공
1960년대 방직산업이 호황을 이루던 시절 광주 북구 임동에 자리한 방직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여공들이 모여들었다.
공장 기숙사로는 직원 수용이 어려워지자 상당수 여공은 방값이 저렴한 광주천 건너 발산마을로 찾아들었다. 이들은 방직공장 출퇴근을 위해 일명 ‘뽕뽕다리’를 건너다녔다. 당시 뽕뽕다리는 공사장 안전발판으로 쓰이는 구멍 뚫린 철판을 엮어서 만든 임시 교량이었다. 구멍 뚫린 철판으로 만들었다고 해 시민들은 뽕뽕다리로 불렀다.
철판은 원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비행기 활주로를 건설하면서 우천 시 배수가 잘되도록 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동그란 구멍이 뽕뽕 뚫린 다리라서 하이힐 등 굽이 날카로운 신발을 신고선 뽕뽕다리를 건너기 어려웠다고 한다. 1973년 뽕뽕다리 인근에 발산교가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쓰임새가 차츰 줄어들다 1975년 홍수에 떠내려가는 운명을 맞았다.
시민들의 추억과 애환이 서린 광주천 뽕뽕다리가 ‘발산 뽕뽕다리’라는 이름으로 11일 재개통한다. 뉴시스
시민들의 추억과 애환이 서린 뽕뽕다리가 48년 만에 재개통한다. 광주시와 서구는 11일 양3동 발산마을 앞에서 뽕뽕다리 개통식을 연다. 교량의 명칭은 ‘발산 뽕뽕다리’다. 길이 65m, 폭 5m의 인도교로, 2021년 6월 착공해 지난달 공사를 마쳤다. 공사에는 29억 원이 투입됐다.
서구는 구멍이 뽕뽕 뚫린 옛 다리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심플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현했다. 캐노피와 전망대, 야간 조명시설을 갖춰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다리로 재탄생했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은 “역사 문화자원 발굴과 함께 대표적 도시재생 사례로 거듭난 청춘 발산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뽕뽕다리를 재건립했다”며 “광주천 랜드마크이자, 문화관광 명소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