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개봉한 박찬욱의 출세작.
1.개요
박상연의 장편소설 DMZ를 원작으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사이에 둔 남북의 초소 군인들 사이에 벌어진 비극을 다루고 있다. 개봉 당시 9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관객수 589만명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2.설명
박찬욱을 지금의 흥행 감독으로 띄워준 명작으로, 송강호가 한석규를 대체할 국민 배우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이바지한 작품이기도 하다. 남북 병사간의 이뤄질 수 없는 우정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표출하고 있다. 워낙 직관적인 설정이라 학교 수업에 종종 이용되기도 한다(…).
박상연 작가의 소설 'DMZ'가 원작이다. 세부 사항에서 영화와 일부 차이나는 점이 있는 편.[2] 1996년 오늘의 작가상 최종심에 올랐고〈세계의 문학〉96년 겨울호에 전격 발표되어 비평계의 호평을 받았다. 최종심에서 남북 경비병이 만나는 부분이 사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이후 벌어진 JSA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후에 공식 수사 결과는 자살로 종결)수사 중 일부 경비병의 북한 경비병과 접촉 사건이 드러나면서 현실이 허구를 뛰어 넘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북한 경비병과의 동포애를 다룬 영화와 달리 원작에는 중립국 스위스 장교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제3국행 포로였던 아버지의 과거와 연관된 이야기가 상당 부분 차지한다. 동포애를 다룬 영화에 비해서 원작 소설에서 다룬 주제는 인간 그 자체에 대한 본질, 나아가 '학습된 증오로 인한 비극들.'
영화에서 나오는 개는 개그용 소품에 불과하지만 소설 원작에서 나오는 군견은 조건 반사적으로 증오를 학습한 병사들을 대비하는 소설 주제의 상징. 최인훈의 '광장' 그리고 그 이후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도 북도 아닌 자들인 3국행 포로들에 대한 오랫만의 조명이기도 했다.(제3국행 포로들은 한국 전쟁 후 포로 협정 당시 남쪽과 북쪽 모두 송환을 거부하고 제3의 중립국으로 망명을 바랐던 76명을 말한다. 제일 유명한 것은 역시 최인훈의 '광장'의 주인공.)
내용이 내용인지라 제작사는 반공세력의 반발을 상당히 우려했다고 한다. 실제 제작사 사장과 박찬욱 감독은 국보법 위반 구속도 각오하고 있었다고. 그런데 영화 개봉전 6.15남북정상회담이 성사, 남북화해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영화는 대박 흥행.(정확한 개봉일은 2000년 9월 9일). 감독은 오히려 냉전세력이 활개치고 남북갈등이 고조되며 이념대립이 극화되는 그런 타이밍이를테면 2008년 이후의 대한민국에 이 영화를 탕 터뜨리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조선일보는 역시 보수 냉전세력의 대표주자답게 난데없이 이 영화처럼 휴전선에서 북한군과 친하게 지내면 이리 당한다는 개드립을 치기도 했다.
마지막의 스틸 컷은 영화 기법의 예시로 자주 거론되는 편
박찬욱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취향에 맞춘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는 인터뷰에서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서 제작사 입맛에 맞췄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복수는 나의 것을 찍으며 자기만의 폭력담을 신나게 펼쳐보이게 된다. 아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박찬욱 영화... 물론 '상대적'으로...이 영화도 내용이 결코 가벼운 편은 아니다. 너무 대중적인 취향에 맞추기를 강요당했던 본작과, 너무 미학적인 미장센에 치중하다 대중성이 날아가 버린 복수는 나의 것(한국) 이후 타협점을 찾아 대히트를 친 것이 올드보이.
명필름에서 영화를 기획하고 이후 박찬욱 감독을 섭외하면서 상당 부분 간섭하면서 박찬욱 스럽지 않은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어 냈다. DVD 인터뷰에서 보면 평론과 관객 모두 호평 받았으나 감독은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이 영화를 통해 명성을 얻으면서 이후 자신의 색깔을 마음껏 드러내게 된다. 영화 자체는 성공이지만 본인에게는 암흑기 취급인듯.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극장판 결말 말고, 박찬욱 감독이 개인적으로 좋아했다는 또 다른 결말이 있다.
"사실은 이수혁(이병헌)도 죽지 않는 결말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사건 후 5년, 민간인이 된 수혁이 비행기를 타고 나이로비로 갑니다. 다시 군사 교관이 되어 아프리카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필(송강호)을 만나기 위해...
해피엔딩이지만 역시 또 제3국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언해피엔딩이죠. 편집실에서까지 고민하다 여럿의 의견을 좇아 지금의 결말을 채택했는데, 잘한 짓인지 아직도 의심스럽습니다. 난 그게 참 마음에 들었거든요."
<박찬욱의 몽타주> 中에서
3.이야기 거리
이영애의 영어 발음을 듣고 있으면 네이티브라는 설정이 민망해지지만 그래도 꽤 노력한 편이다. 해외 영화사이트의 외국 관객들 사이에서도 이영애의 영어 연기가 이 영화의 유일한 흠이라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물론 영화상에서 이영애 역의 캐릭터가 스위스 국적으로 나오니까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잘 못한다 해도 스토리상 이상하지는 않다는 반론들도 나온다.
공동경비구역의 대원은 당시 신장이 180cm이상의 장신들만 대원이 되는 규정이 있었다.아마 북한병사보다 우월한신장으로 위압감을 주기 위한 의도 였으리라.영양상태가 엉망인 북한에서 180이 넘는 병사가 몇이나 될런지...
당시 영화의 인기 때문에 연예가중계에서 jsa의 진실과 거짓해서 방영했던걸로 기억한다.
스토리 상 이병헌이 신하균과 송강호를 만나는 계기가 지뢰를 밟아서인데 역시나 발 떼야 터진다는 병크를 터트린다. 다만 스탭롤에서 이 부분은 픽션을 위한 각색이며 실제 해당 지역에 묻혀 있는 지뢰는 밟으면 곧바로 터진다고 자막으로 공지했다.
판문점 등의 배경은 자유의 탑, 팔각정을 포함하여 모두 남양주 종합촬영소에 지어진 세트이다. 충남 아산에 지어진 남북 초소를 포함하여 약 9억원 가량의 예산이 들었다고 한다.
마지막에 소피가 보고서 파일이 들었다며 보여주는 플로피 디스켓이 시대상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 플로피 디스켓만 제외한다면 최근에 만들어진 작품이라 해도 믿어질 만큼 잘 만든 작품이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부치지 않은 편지가 OST로 수록이 되어있는데 구슬픈 음악과 병사간의 우정이라는 소재가 어울려 노래도 다시 히트하게 됬다.
초기 기획에서 박찬욱 감독은 퀴어 영화도 생각을 했었다. 이데올로기가 아닌 개인과 개인의 휴머니즘을 억압하는 체제와의 싸움을 다룬 영화니까 병사들의 사랑과 그걸 용납 못하는 군대가 겹쳐지면 주제가 더 강해지지 않을까 했다는데, 말하자마자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농담이시죠?' 라는 대꾸를 들었다고.
미국에서 이 영화 리메이크 판권을 사갔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아무 소식이 없는데,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배경으로 줄거리를 진행한다는 기획안이 있었다고. 이거 혹시 텍사스 및 캘리포니아를 미국에게 빼앗긴 멕시코 군인과 멕시코계 이민자인 미군 이야기를 다뤄볼 예정이었을까?
송강호가 북한 군병원에 입원해 있던 장면은 영남대학교 본부 본관 건물에서 촬영 되었다. 촬영당시 '학교가 테러당했다', '주사파가 학교를 점령했다', '낙하산 수백 개가 내려온다!' 라는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치기도 했다고 한다. 이거 실화다(...) 박 감독은 그 뒤로 UFO나 귀신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 냉전과 레드콤플렉스를 비판하기 위해 만든 영화를 찍는 도중에 바로 그 레드콤플렉스로 인한 공포 때문에 헛것을 본 촌사람들이 대거 나타난 꼴이니, 영화의 주제와 어우러져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하겠다.
역으로 김정일이 이 영화를 보고 침이 마르게 극찬했고 인민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라고 했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냉전체제와 거기에 기생해 이득을 얻는 양국의 지배층들을 까는 영화인데 냉전체제 우두머리가 좋댄다. 이쪽도 크나큰 아이러니. 참고로 김정일은 이영애의 개인적 팬이었다고 한다.
첫댓글 잘봤어요 ㅋ
개인적으로 한국영화중 가장 명작이라고생각해요 2008이후에 개봉했으면 아직 흥행 1위일듯
집에 있는 AV저장용 외장하드에 영화가 있었던거 같은데 퇴근하고 가서 한번 봐야겠네요.
av저장용 외장 하드!!ㅋㅋ
저 엔딩도 괜찮았을거 같네요. 둘이서 만나는 장면에서 끝... 너무 접속같나;;
군대를 가기전에 본영화인데도 아직까지 저에겐 최고의 한국영화
그리고 진한 포옹과.. 응?!
제 후임병이 저 영화 제작하는데 참여해서 자세히보면 이병헌씨는 저희 소대출신이죠 이부대 출신들만아는 부분이 보이거든요 암튼 전 재미있게 봤는데 같이본 동기가 우리 사는 내용과 달랐다며 엄청 욕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