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찾아 가는 길은 늘 추억을 찾아가는 길이다.
결혼기념일이 4월5일이다보니
기념 여행엔 늘 벚꽃이 함께 했었다.
자연스레 진해로 향했던 많은 시간들.
김용택시인의 글을 읽게 되면서
이른 봄 섬진강의 매화보러 다니다가
자연스레 쌍계사 벚꽃길로 향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그러면서 뜸해진 진해 행.
그래도 내 마음속 벚꽂1번지는 역시 진해다.
오랫만에 갔더니
사관학교로 가는 바닷길을 깔끔하게 정비했다.
그런데 바다 옆으로 아슬하게 다니던 그 길이 그립다.
꽤 운치있었는데
사관학교엔 사관생 관복과 모자를 빌려주는 행사를 한다
사관생도가 된 나이든 아저씨 아줌마들의 하하호호 사진 찍는 모습이 귀엽다.
점심은 봄의 보양식 도다리쑥국을 먹기로 한다.
한창 기름기 오른 도다리에
쑥을 듬뿍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
보약 먹듯 경건하게 먹었다.
이젠 배도 채웠으니
여좌천 흐드러진 벚꽃 터널길을 걸어볼까?
어마나 깜짝이야!
여좌천을 이렇게 정비했다
밤 벚꽃놀이를 위한 루미나리에 설치물들이
정비된 하천에 가득하다.
하얀 벚꽃에 색색 화장을 시킨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낮에만 즐기기를 잘했다
하천도 정비해 내려가 걷기 좋게 만들었다.
꽃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물에 동동 내려앉아 하천엔 꽃물이 흐른다
저 꽃물 위를 걷고 싶다는 유혹을 간신히 누른다.
이 남자도 유혹을 견디는 중일게다.
물에 넣은 손으로 가만가만 꽃그림을 그려본다.
꽃잎은 자꾸만 어깨 위로 머리 위로 떨어진다
나무에 있어도
바람에 날려도
길위에, 물위에 떨어져도
이쁘다 또 이쁘다.
꽃보다 이쁜 사람도 있다
주차난에 골목을 배회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차고와 대문에 안내문을 써붙인 사람
꽃구경하고 잊으신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시라는 집주인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간 여행객들
꽃보다 이쁘다.
행여 집앞에 차를 세울까 이렇게 장애물을 설치한 집도 있는데...
벚꽃터널을 이룬 장복산을 한바퀴 돌아 이젠
숙소가 있는 거제로 간다.
거가교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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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인 마리나 리조트에 오니
김경민님의 아름다운 조각품이 반겨준다.
따뜻한 가족의 일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코믹하게
표현하는 작가다.
천안 전시회에서 인상 깊게 감상했던 작품의 작가다
이 리조트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룸에서 내려다 본 밤바다가
여행자의 기분을 로맨틱하게 해준다.
마음을 풀어 헤쳐도 거리낌없을 만큼.
오늘은 푹 쉬고
내일은 거제뷰cc 잔디밭을 누벼보자.
첫댓글 꽃물 위를 걷고 싶어요
물 위에 떨어진 꽃잎은 또다른 생명력을 얻은 듯 더 싱싱하게 피어난 것처럼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