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점장 시절
제주사람이면서 여수에서 근무하고 온 항만청장이 한 얘기가 생각난다
" 제주는 상대가 안된다, 여수 만큼 먹거리 풍부 한 곳이 없다"
가끔 여수에 가면 항상 머무는 시기에 비해 먹어 보고 와야 될 것들이 많아
못 다 먹고 온 음식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든다.
요즘 서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음식들이 중
어린 시절 지천에 깔려 있던 해산물들이 금 값에 팔리고 있으니
돈이 아까워서 서울에서는 사 먹을 생각도 안한다.
고막 정식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고막은 고흥이 주 산지이지만
제사때 빠지지 않고 오르는 정말 흔하디 흔한 식 재료였다.
금값 취급을 받은 새조개도 학교 근처 국동에서만 잡히는 특산품인데
그걸로 국도 끓여 먹고 무쳐도 먹고 그러던 건데 지금은 정말 금값이다.
사람들은 원산지가 서해안이 인줄 알고있다.
요즘 제철인 하모는 나도 최근에 처음 맛을 봤다
경도 앞 바다에서 여름철 낚시로 만 잡히는 바닷장어 인데 굵고 힘이좋아
급작스럽게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있다.
내가 먹어 본 음식 중 최고라고 즉석에서 단언했을 정도로 맛 있었다.
돌산 갓 김치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바로 건너 섬 화양면에서도 갓이 나오는데
돌산 갓의 톳 쏘는 맛이 훨씬 덜해 짜퉁 돌산갓이니 주의해서 사야한다.
"우리가게는 여수 낙지를 씁니다 "하고 써 놓고 장사하던 유명한 명동 낙지 집
보통 낙지하면 목포 세발낙지를 생각하는데 이렇게 볶음 요리용은
크기가 크고 맛있는 여수 낙지가 최상품이다.
겨울철에는 지천에서 팔고 있는 굴은
최근에 양식으로 많이 생산되지만 우리 어릴때는
전부 바위에서 직접 채취한 굴로 떡국도 끓여먹고 젓도 담그고 그랬다.
가을 철 집 나간 며느리 돌아 온다는 전어. 중계동 살때 시장에서 한박스를 통채로사서
일일이 회를 떠서 테니스장에 가져가 맛을 보여 준 적이 있었다.
이런것도 있어? 모두들 놀랐었는데
이젠 전 국민이 즐기는 가을철 먹거리가 되었다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잘 못 먹거나
맛을 모르는 고유 여수의 맛이 남아있다
지금 이 철에 나오는 정어리 쌈
근처 일식집에서 정어리 쌈 요리를 새 메뉴로 내 놨다고 먹어 봤더니
고유의 비린 맛을 완전히 제거해 버린 말 그대로 생 멸치 볶음 요리였다.
우리가 먹던 정어리 쌈
그 비린내가 진동하는 진짜 맛은 아직 여수사람들 만의 맛이다.
친구가 광주사람 친목모임에 추천해 달라서
해장국으로 먹으라고 권 했다
아무도 못먹었다고
욕만 되지게 먹은 장어탕도 아직은 보편화 되어 있지않다.
회만해도 그렇다
서대회, 돗병어회, 삼치회 이런 여수 앞바다에서 나오는 싱싱한 자연산 회는
여수사람들이 환장하며 즐기는 횟감이다.
진기가 다 빠져 버린 양식 광어, 우럭회 들
그게 어디 진정한 회 맛이던가?
이런 먹거리 때문에 나는 지금도 여수에 내려가 살까?
유혹을 느낀다.
퇴근시간이 되어 가니 이런 음식에 쇠주 한잔
캬~~ 내 고향 여수가 그립다.
그 음식이 먹고싶다.
김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