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신과 자연 그리고 가족,
현대가 해체시킨 삼위일체를 그리는 수채화
아미쉬 교도이자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클라인은 현대 물질문명이 나아가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간다. 말과 더불어 밭을 갈고, 전기를 쓰지 않으며,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전기를 쓰지 않으니, 클라인의 집에는 TV, 냉장고, 세탁기가 있을 수 없다. 이른바 문명의 이기를 자발적으로 거부한 삶은 어떨까?
현대가 해체시킨 삶의 세 기둥을 지키는 사람의 진술이다. 그 세 기둥은 하느님 또는 하나님 또는 신, 자연 그리고 가족이다. 이 성스러운 삼위일체를 해체시킨 시대에 살 수밖에 없는 우리는, 과연 클라인의 감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클라인의 농장에는 생물 친구들이 넘쳐난다. 그 친구들과 만나고, 인사하고, 그들의 삶을 관찰하는 것이 그의 기쁨이다. 또한 이 친구들이 본모습 그대로 잘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그의 행복이다. 그는 자신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직접 들어보자.
🏫 저자 소개
데이비드 클라인
미국 오하이오주 중부에 있는 아미쉬 공동체에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자연주의 농부이자 『위대한 소유』를 비롯한 네 권의 책을 저술한 에세이 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이 책을 저술할 당시는 40대로, 아버지와 아내, 5명의 어린 자녀들과 한 팀의 말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130에이커 소유지에 있는 70에이커의 농경지를 순수한 자연농법으로 경작하면서 여러 편의 에세이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고 관조하며 즐기는 자신의 마음을 정갈하게 표현했다. 네 권의 저술로 이미 미국 사회에서는 대표적인 아미쉬 작가로 알려졌고, 자연주의적 사상과 생활로 인해 ‘21세기의 소로(Henry David Thoreau)’로 불리기도 한다. 아미쉬 비숍(Bishop)이 되어 아미쉬 공동체를 대표하는 그는 지금도 75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30년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농장을 경영하면서 미국의 자연농법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Great Possessions: An Amish Farmer’s Journal』(1990) 외에도, 『Scratching the Woodchuck: Nature on an Amish Farm』(1999), 『Letters from Larksong: An Amish Naturalist Explores His Organic Farm』(2010), 『Round of a Country Year: A Farmer’s Day Book』(2017) 등이 있다.
📜 목차
감사의 말 7
서문 9
머리말 13
겨울
겨울 손님 30
겨울 산책 36
단풍당 만드는 시간 42
새 목록 만들기 49
딱따구리 57
북극에서 온 철새 64
밤 사냥꾼 69
배고픈 달 75
사사프라스나무 82
봄
봄의 비상 : 캐나다기러기 90
뿔종다리 96
습지 음악 101
삼림지의 보배 107
봄 소풍 113
지빠귀 120
제비 126
솔새와 버섯 137
여름
날아다니는 청소부 148
박쥐 154
목초장의 새들 159
울타리 열을 칭송하며 165
뜸부기 171
고지대삑삑도요 177
습지의 생명 182
여름밤의 날것들 190
곤충의 세계 197
나비들 205
가을
물새의 비행로 214
키다리 오크 220
숲의 아름다움 225
가을 색깔 233
삼림지의 황금 239
토박이의 회귀 245
가을 매의 비상 253
10월 260
흰꼬리사슴의 적응 265
철새의 신비 270
거대한 것들이여 안녕 276
계절을 넘어서
아메리카밤나무 286
귀화동물 291
XZ89 299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새들 305
야생생물을 위한 식재 314
겨울 새 모이주기 321
새 도와주기 327
역자 후기 335
🖋 출판사 서평
신과 자연 그리고 가족,
현대가 해체시킨 삼위일체를 그리는 수채화
아미쉬 교도이자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클라인은 현대 물질문명이 나아가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간다. 말과 더불어 밭을 갈고, 전기를 쓰지 않으며,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전기를 쓰지 않으니, 클라인의 집에는 TV, 냉장고, 세탁기가 있을 수 없다. 이른바 문명의 이기를 자발적으로 거부한 삶은 어떨까?
“온 가족이 저녁에 젖을 짠 뒤에 밀단 가리를 만들러 갔다.
맑고 시원한 6월의 어느 저녁이었다. 정말 더할 나위 없었다.
내 아내 엘시와 열 살 아들 마이클이 다른 줄을 맡았고,
열여덟 살 아들 팀과 나는 각각 줄 하나씩을 맡았다.
나의 두 딸, 열여섯 살 크리스틴과 열두 살 앤은 네 번째 줄을 맡았다.
여덟 살 에밀리는 물주전자를 날랐다.
우리는 한 줄 한 줄 서서히 경작지를 가로질러 우리의 길을 나아갔다.
여자애들은 일하는 동안에 이야기하며 깔깔 웃었고,
마이클은 공작실에서 진행중인 계획을 흥분한 어조로 상세히 설명했다.
언덕 꼭대기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함께 멈춰 서서 태양이 눈부시게 찬란한 자홍색 구름 뒤로 미끄러진 다음
지평선 너머로 내려앉는 것을 지켜보았다.
먼 남쪽에서 고지대삑삑도요의 달콤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팀이 “가족이 함께 밀단 가리 만드는 게 재미있어”라고 말했다.
팀은 우리 모두를 대변한 것이다.
그러고서 우리는 다음 언덕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고,
경작지 먼 끝에서 우리를 향해 밀단 가리를 만들며 오는 세 명의 이웃을 보았다.
여자애 하나가 흥분해서 “일곱 줄이 동시에! 빠르다”고 말했다.
곧 모든 짚단이 가리로 세워지고, 모두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집으로 왔다.“
-본문 25쪽
클라인의 농장에는 생물 친구들이 넘쳐난다
현대가 해체시킨 삶의 세 기둥을 지키는 사람의 진술이다. 그 세 기둥은 하느님 또는 하나님 또는 신, 자연 그리고 가족이다. 이 성스러운 삼위일체를 해체시킨 시대에 살 수밖에 없는 우리는, 과연 클라인의 감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클라인의 농장에는 생물 친구들이 넘쳐난다. 그 친구들과 만나고, 인사하고, 그들의 삶을 관찰하는 것이 그의 기쁨이다. 또한 이 친구들이 본모습 그대로 잘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그의 행복이다. 그는 자신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직접 들어보자.
“한 해는 결코 끝나지 않는 모험이다. 사람들이 레크레이션으로 여기는 많은 것을 우리는 농장에서 즐긴다. 우리는 올해에 네 가지의 ‘첫 번째’를 보았다. 켄터키솔새와 루나나방, 황제나방을 처음 보았고, 30년 이상이나 기다린 뒤에 나는 거대한 제비꼬리나비를 처음 보았다.
변화가 다양한 농사의 심미적 즐거움은 너무나 두드러진다. 봄부터 가을이 끝날 때까지 들판은 쉴 새 없이 변화한다. 나는 화가가 색깔과 구성을 다채롭게 변화시키며 한 점의 공백도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수채화를 바라보듯이, 우리 농장 보기를 좋아한다. 소가 다니는 작은 길과 같은 우리 농장의 공백 지점은 11월 침식을 막기 위해 덮는 짚거름으로 가려진다. 나는 거름 살포기를 사용하는데, 멀칭한 것처럼 훌륭하게 작동한다. 땅은 이제 겨울비와 폭풍에 대비하여 준비되었다.”
-본문 24쪽
클라인의 문장은 수식과 군더더기가 없다. 그래서 아름답다.
데이비드 클라인이 30년 넘게 기다린 뒤에 제비꼬리나비를 처음 보았다는데, 역자 김한규는 32년 전에 만난 책을 기억하고 기다리다 정년퇴직한 후에야 번역에 착수할 수 있었다. 참으로 길고도 기묘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역자 김한규는 중국 및 아시아 역사 연구에서 단단한 업적을 남기고 퇴직한 후, 남덕유산 오지에 귀촌하여 농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