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에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첫댓글 해야 솟아라~~
오늘도 붉은해는
떠서
지구촌 곳곳을
비춰져서
너무 고맙습니다
대충
원시적인 해 같죠
박두진님의 글을
80년대학가요제에서
조하문 마그마가 부른게
생각나서 흥얼거리게 됩니다
박두진은 물론
박목월 조지훈도 좋아합니다